펩 과르디올라 5

[더미 움직임으로 수적 우위 만들기]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수석 코치였던 미켈 아르테타가 아스날의 감독으로 떠난 것에 이어, 다시 한번 자신의 제자를 상대팀 감독으로서 상대해야만 했다. 1R부터 맨시티를 상대한 이 감독과 펩은 '사제지간'이었던 만큼 아르테타와의 맞대결 못지않게 펩에게 많은 감정의 교차가 일어났을 것이다. 펩이 '감독 대 감독'으로서 재회하게 된 제자는 바로 번리의 빈센트 콤파니 감독이다. 둘은 지난 2022/23 시즌 FA컵에서 대결한 바 있으나 이번 시즌에는 서로 대등한 1부 구단의 자격으로 경기를 치르게 됐다. 펩과의 돈독한 사이이기 전에 한 팀의 매니저로서 자신의 사명을 다해야만 했던 콤파니는 필사적으로 펩을 괴롭혔다. 승격팀과 디펜딩 챔피언의 만남이었으나 콤파니는 물러서지 않았고, 오히려 맨시티의 전..

[커뮤니티 실드 맨시티의 중원 운영법]

2023/24 시즌을 앞둔 커뮤니티 실드의 방패는 결국 승부차기 혈투 끝에 아스날의 차지가 되었지만, 먼저 승기를 잡은 쪽은 맨시티였다. 후반전 추가시간에 트로사르의 슈팅이 굴절되면서 동점을 허용했지만, 그에 앞서 77분경 콜 팔머의 선제골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간 것이다. 전반전에는 로드리-마테오 코바치치로 구성된 2DM 시스템으로 아스날의 압박 시스템을 풀어나가고자 했으며 후반전은 보다 더 공격적인 태세를 갖추기 위해 포워드와 미드필더를 동시에 겸할 수 있는 필 포든과 KDB 등의 자원을 투입하였다. 이러한 펩의 교체카드는 전반전의 침체된 분위기를 뒤바꾸는 것에 성공한 듯 보였다. 그렇다면 맨시티는 전반전을 어떤 양상으로 중원을 장악하고자 했을까? 역시나 선발 출전한 로드리-코바치치로 구성된 2DM를..

[라이스의 LCM(8번) 기용과 그것에서 파생된 팀 전술은?]

2023/24 시즌을 앞두고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커뮤니티 실드 트로피의 영광은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머쥔 아스날에게 돌아갔다. 지난 2022/23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맨시티에게 빼앗긴 2위의 자격으로 커뮤니티 실드에 참가한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이자 FA컵 우승자인 맨시티에게 승리를 거둠으로써 아픔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 경기 아스날은 1.4.3.3 시스템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쳐나갔으나, 그들의 선발 라인업에서 몇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카이 하베르츠가 가브리엘 제주스의 공백을 대신하기 위해 ST로 나섰고, 데클란 라이스는 LCM으로 배치되었으며 DM으로는 토마스 파티가 낙점을 받았다. 프리시즌 동안 5경기를 치르며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선발로는 단 한번도 실험되지 않은..

[EPL 데이터 말말말] 로드리, 그가 세계의 정점에 서있는 이유

유럽 축구의 22/23 시즌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꿈꾸고 동경하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해로 기록되었다. 8번 롤로의 보직 변경이 예고된 바이언의 요슈아 키미히는 다소 부진세를 겪은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마지막으로 6번 롤을 수행할 22/23 시즌을 하얗게 불태웠고, 펩 감독의 선택에 따라 포지션 변경을 감행한 스톤스와 유나이티드에 새 둥지를 튼 카세미루는 모두 맨체스터에서 최고의 활약을 남겼다. 팀 내 기대치에 비례한 성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최우수 선수 반열에 이름을 올린 이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하지만 이들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음에도 그들의 포지션에서 최고로 평가받지 못했다. ‘맨체스터의 주인’ 로드리가 그 이유다. 구단 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견인하는 등 맨체스터 시티가 새로이 써 내려가는 역..

[2022/23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맨시티v인테르 밀란] 펩의 새로운 중원 시스템과 공간 창출 방법

유럽 전역에 분포한 수천수만 축구클럽 중 단 두 팀만이, 인원수로 따지면 최대 32명만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는 신성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가 튀르키예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구단 사상 두번째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서 첫 빅이어를 겨냥한 맨체스터와 시티와 피오렌티나, AS 로마와 더불어 세리에 A 구단으로서 유럽대항전 결승전에 오르며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한 인테르 밀란의 맞대결이었다. 결과는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리그와 FA컵 우승을 확정지으며 기세가 등등했던 맨체스터 시티가 인테르 밀란을 1-0 으로 누르며 빅이어를 거머쥔 것이다. 이로써 맨체스터 시티는 역대 열번째 트레블 달성과 동시에 잉글랜드 역대 두번째 트레블 달성 구단으로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