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프리미어리그 31

아스날 간단 결산 - 맨시티의 그림자에 가려진 비운의 천재

아스날은 지난 22/23 시즌과 마찬가지로 표면 상의 1.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전체 시즌을 보냈다. 영입 당시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많은 의심을 받았던 카이 하베르츠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굳은 신뢰에 보답하듯 최전방에서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당당히 시즌 베스트 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좌측 윙포워드의 경우, 서로 다른 무기를 지니고 있는 가브리엘 마르티넬리-레안드로 트로사르-가브리엘 제주스 세 선수가 주로 경쟁을 펼쳤다. 셋 중 마르티넬리가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고, 트로사르는 반 시즌만에 10개의 도움이나 기록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이번 시즌은 득점력이 만개하며 조커는 물론 선발 기회도 수차례 부여받아 마르티넬리의 입지를 위협했다. 중원은 시즌 초반 발생한 토마스 파티의 ..

[TOT v MCI] 토트넘 골킥 빌드업 디테일 : 문제점 및 제안점

토트넘은 맨시티의 체계적인 전방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골킥 시 디테일 한 가지를 준비했다. 바로 오른쪽 센터백으로 배치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골라인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GK보다 낮은 위치에 포지셔닝을 취함으로써 전개 상황에 참여하는 것이다. GK를 대신해 골킥을 전개한 라두 드라구신과도 자연스럽게 비대칭적인 좌우 구조를 형성했다. 그렇다면 로메로는 골킥 시 왜 이러한 움직임을 취했던 것이며, 해당 디테일에서 볼 수 있었던 문제점을 알아보자. 다음은 토트넘의 골킥 시작 장면이다. GK 비카리오를 대신해 LCB 드라구신이 골 에어리어 가장자리에서 골킥을 준비 중이다. 이는 드라구신 / 로메로가 아닌 비카리오가 볼을 잡은 상태에 경기장 전체에 대한 180° 시야를 확보한 채로 양측면을 모두 선택지로 활용하며 상..

[본머스 v 노팅엄] 지역수비 대형 인터벌을 이용한 본머스 코너킥 공격

본머스의 코너킥을 통한 선제 득점 장면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본머스의 코너킥 수비 형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예로써 아스날을 상대로 한 노팅엄의 코너킥 수비 대형을 들 수 있는데, 5명의 대인방어 인원과 4+1 형태의 지역방어 대형을 구축한 모습이다. Rest-offense 설정, 상대의 코너킥 공격 대형에 따라 수비 숫자 및 역할 분배가 달라지기도 하나, 기본적으로 대인방어 5인과 지역방어 5인을 바탕으로 코너킥 수비 대형을 구축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역방어 인원 중 2인은 종적으로 나란히 배치되어 니어 포스트를 지키고, 다른 2인은 6야드 선상에 서서 파포스트와 문전 앞을 수비한다. 나머지 1인은 니어포스트로 짧게 오는 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니어 인원 중 가장 볼에 가깝게 위치하나, 견..

[아스날v번리] 아스날의 번리전 코너킥 키, '니어+GK 스크린'

이번 시즌도 아스날은 니콜라 조베르 코치의 철저한 분석 시스템 하에서 매우 다채로운 세트피스 패턴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코너킥을 시도하는 경우, 파 포스트를 향한 명확한 코너킥 패턴을 바탕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코너킥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A매치 브레이크 돌입 직전 치러진 12R 번리전, 아스날은 파 포스트가 아닌 니어 포스트에 집중하여 상대 골문을 겨냥했다. 실제로 이 경기 아스날은 잘 정립된 세트피스 규칙을 바탕으로 두 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아스날의 코너킥 컨셉은 바로 '스크린'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공격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면서 원초적인 전술적 행위인 '스크린', 과연 아스날은 어떻게 스크린을..

[아스날 v 셰필드] 아스날의 23/24 시즌 세트피스, 6야드 밀집으로 인한 파포스트 공간의 극대화

이번 2023/24 시즌 아스날의 세트피스는 꽤나 뚜렷한 형태를 띠며, 명확한 전술적 의도에 비례하게 단순히 득점이 아니더라도 위협적 상황을 잦게 연출한다. 6야드에 선수들을 밀집시켜 상대 과밀화를 만든 뒤, 상대에 비해 신체적 우위에 놓인 선수들이 배치된 파포스트 공간을 창출하는 방식이고, 4R 맨유전 라이스의 역전골 장면에서 이와 유사한 형태가 나타났다. 아래의 (사진 1)을 살펴보면, 필드 플레이어 10명을 모두 동원해 진을 치는 상대 지역•대인 방어를 타개하기 위해 6야드 지역, 그 중 니어 포스트에 해당하는 구역에 선수들을 밀집시킨 후 파 포스트에 2v2 수적 동위에 놓인 라이스가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셰필드전에도 이러한 세트피스 전략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그 중 대표적인 두가지 시퀀스를 ..

[아스날 v 셰필드] 아스날이 외데고르 없이 2CM를 활용해 상대 수비 블록을 무너뜨린 방법

새 시즌 아르테타 감독은 명확한 플랜 A에 반해 다소 빈약한 모습을 드러낸 플랜 B에 대한 실험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스날이 2위에 그친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개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약 38%의 평균 점유율을 기록하고 80%에 육박하는 경기 시간을 미들 써드 이하에서 보내는 셰필드는 미들 블록 또는 로우 블록을 세워 아스날의 전개를 틀어막고자 했고, 이와 정반대로 약 6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80%의 시간을 미들 써드 이상에서 보내는 아스날은 이를 뚫어야만 했다. 이는 경기의 ‘지배자’와 ‘수비자’가 명확하게 나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 유력함을 암시했고, 실제로 아스날이 67%의 경기 점유율을 가져가며 7:3의 한 쪽으로 중심이 기울어진 경기 형태를 보였다. 아스날은..

[크리스탈 팰리스 v 토트넘] 토트넘 윙어들의 일관된 움직임, 2v2 다이아고날 런(diagonal run)

크리스탈 팰리스는 토트넘의 매서운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1.4.4.2 형태의 수비 블록을 구축하였고, 늘 그랬듯 중앙 포켓 공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여 토트넘의 패스길을 차단했다. 그렇다면 토트넘은 크리스탈 팰리스가 필연적으로 노출하게 되는 측면을 활용해야 했고, 2DF - 3MF - 5FW 구조의 전개 국면 시스템을 바탕으로 크리스탈 팰리스의 측면 수비에 부담을 주었다. 이때 3MF 구조의 중앙 MF는 2CB과 함께 상대 2CF를 상대로 수적 우위를 형성해 후방 전개를 주도했고, 양쪽 MF로 배치된 벤 데이비스(LB)와 포로(RB)는 상대 측면 수비에 부담을 주기 위해 상대 LW,RW을 피닝했다. 이를 인지한 상대 LW,RW은 토트넘의 측면 공간을 최대한 막고자 했으나 토트넘은 인내심 있게 후방에서 횡..

[첼시v 아스날] 상대 수비 블록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진첸코의 진가

첼시는 아스날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기 위해 1.4.4.2 구조의 수비라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수를 동원하여 전방 압박을 가했다. 아스날은 이에 대해 진첸코-라이스-조르지뉴를 모두 기용하였고, 이들의 역할을 명확히 하며 상대 압박에서 탈출하고자 했다. 조르지뉴는 3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후방의 전반적인 조율을, 라이스는 조르지뉴를 돕는 동시에 진첸코의 인버티드 롤로 인해 우측에 비해 빈약해진 좌측 공격에 계속적으로 가담하였고, 진첸코는 이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러한 체계에서 진첸코는 조르지뉴/라이스를 도와 경기를 조율하기도 했지만, 동료 3선진이 전진 패스를 보낼 수 있는 명확한 패스 옵션을 창출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이때 진첸코는 상대의 '사이 공간'을 - 라인과 라인, 선..

[첼시 v 아스날] 라야가 최근 불안한 이유

라야는 램즈데일을 제치고 주전 골키퍼로써 자리잡는 듯 했다. 라야의 롱킥과 공격적 성향은 아스날에 게임 모델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나, 최근 들어 자신의 장점인 온더볼에서 불안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라야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자신이 볼을 직접 소유하는 상황에서 불안함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이유는 선수 특유의 ‘장전’하는 듯한 롱킥 준비 동작에서 비롯된다. 라야는 전방으로의 롱킥을 준비할 때 볼을 자신의 앞을 컨트롤 한 이후 충분한 디딤발을 바탕으로 힘을 실는 준비 동작을 갖는데, 이것이 상대에게 공략의 여지를 줄뿐만 아니라 아스날의 게임 모델과도 부분적으로 상충된다는 것이다. 브렌트포드 시절에는 뛰어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한 공중 경합에 특화된 ‘아이반 토니’라는 명확한 타켓맨이 있었으나, ..

[맨시티 v 브라이튼] 맨시티의 브라이튼전 도쿠 활용법

로드리의 복귀로 또다시 1.3.2.4.1 시스템이 가동이 되었는데, 이때 두줄수비 블록을 구축한 브라이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맨시티는 ’크랙’ 도쿠를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상대도 이를 어느정도 예측했을 터, 따라서 맨시티는 측면으로의 전개 과정을 더욱 간결하게 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2DM가 종적 관계를 이루도록 했다. 데 라 푸엔테의 스페인에서는 로드리가 3선을 지키고 파트너인 파비안 루이즈가 전진했다면, 브라이튼전은 그와 반대로 로드리가 후진하고 스톤스가 3선에 머물며 상대 수비 블록을 통제했다. 로드리가 수비 라인의 구성원으로서 기능하게 되면서 수비라인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을 막기 위해 RCB 워커는 순간적으로 전진하는 유기성을 보였고, 이는 브라이튼 수비라인의 시선이 워커가 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