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26

아스날 간단 결산 - 맨시티의 그림자에 가려진 비운의 천재

아스날은 지난 22/23 시즌과 마찬가지로 표면 상의 1.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전체 시즌을 보냈다. 영입 당시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많은 의심을 받았던 카이 하베르츠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굳은 신뢰에 보답하듯 최전방에서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당당히 시즌 베스트 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좌측 윙포워드의 경우, 서로 다른 무기를 지니고 있는 가브리엘 마르티넬리-레안드로 트로사르-가브리엘 제주스 세 선수가 주로 경쟁을 펼쳤다. 셋 중 마르티넬리가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고, 트로사르는 반 시즌만에 10개의 도움이나 기록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이번 시즌은 득점력이 만개하며 조커는 물론 선발 기회도 수차례 부여받아 마르티넬리의 입지를 위협했다. 중원은 시즌 초반 발생한 토마스 파티의 ..

[TOT v MCI] 토트넘 골킥 빌드업 디테일 : 문제점 및 제안점

토트넘은 맨시티의 체계적인 전방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골킥 시 디테일 한 가지를 준비했다. 바로 오른쪽 센터백으로 배치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골라인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GK보다 낮은 위치에 포지셔닝을 취함으로써 전개 상황에 참여하는 것이다. GK를 대신해 골킥을 전개한 라두 드라구신과도 자연스럽게 비대칭적인 좌우 구조를 형성했다. 그렇다면 로메로는 골킥 시 왜 이러한 움직임을 취했던 것이며, 해당 디테일에서 볼 수 있었던 문제점을 알아보자. 다음은 토트넘의 골킥 시작 장면이다. GK 비카리오를 대신해 LCB 드라구신이 골 에어리어 가장자리에서 골킥을 준비 중이다. 이는 드라구신 / 로메로가 아닌 비카리오가 볼을 잡은 상태에 경기장 전체에 대한 180° 시야를 확보한 채로 양측면을 모두 선택지로 활용하며 상..

[본머스 v 노팅엄] 지역수비 대형 인터벌을 이용한 본머스 코너킥 공격

본머스의 코너킥을 통한 선제 득점 장면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본머스의 코너킥 수비 형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예로써 아스날을 상대로 한 노팅엄의 코너킥 수비 대형을 들 수 있는데, 5명의 대인방어 인원과 4+1 형태의 지역방어 대형을 구축한 모습이다. Rest-offense 설정, 상대의 코너킥 공격 대형에 따라 수비 숫자 및 역할 분배가 달라지기도 하나, 기본적으로 대인방어 5인과 지역방어 5인을 바탕으로 코너킥 수비 대형을 구축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역방어 인원 중 2인은 종적으로 나란히 배치되어 니어 포스트를 지키고, 다른 2인은 6야드 선상에 서서 파포스트와 문전 앞을 수비한다. 나머지 1인은 니어포스트로 짧게 오는 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니어 인원 중 가장 볼에 가깝게 위치하나, 견..

[아스날v번리] 아스날의 번리전 코너킥 키, '니어+GK 스크린'

이번 시즌도 아스날은 니콜라 조베르 코치의 철저한 분석 시스템 하에서 매우 다채로운 세트피스 패턴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코너킥을 시도하는 경우, 파 포스트를 향한 명확한 코너킥 패턴을 바탕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코너킥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A매치 브레이크 돌입 직전 치러진 12R 번리전, 아스날은 파 포스트가 아닌 니어 포스트에 집중하여 상대 골문을 겨냥했다. 실제로 이 경기 아스날은 잘 정립된 세트피스 규칙을 바탕으로 두 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아스날의 코너킥 컨셉은 바로 '스크린'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공격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면서 원초적인 전술적 행위인 '스크린', 과연 아스날은 어떻게 스크린을..

[아스날 v 셰필드] 아스날의 23/24 시즌 세트피스, 6야드 밀집으로 인한 파포스트 공간의 극대화

이번 2023/24 시즌 아스날의 세트피스는 꽤나 뚜렷한 형태를 띠며, 명확한 전술적 의도에 비례하게 단순히 득점이 아니더라도 위협적 상황을 잦게 연출한다. 6야드에 선수들을 밀집시켜 상대 과밀화를 만든 뒤, 상대에 비해 신체적 우위에 놓인 선수들이 배치된 파포스트 공간을 창출하는 방식이고, 4R 맨유전 라이스의 역전골 장면에서 이와 유사한 형태가 나타났다. 아래의 (사진 1)을 살펴보면, 필드 플레이어 10명을 모두 동원해 진을 치는 상대 지역•대인 방어를 타개하기 위해 6야드 지역, 그 중 니어 포스트에 해당하는 구역에 선수들을 밀집시킨 후 파 포스트에 2v2 수적 동위에 놓인 라이스가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셰필드전에도 이러한 세트피스 전략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그 중 대표적인 두가지 시퀀스를 ..

[아스날 v 셰필드] 아스날이 외데고르 없이 2CM를 활용해 상대 수비 블록을 무너뜨린 방법

새 시즌 아르테타 감독은 명확한 플랜 A에 반해 다소 빈약한 모습을 드러낸 플랜 B에 대한 실험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스날이 2위에 그친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개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약 38%의 평균 점유율을 기록하고 80%에 육박하는 경기 시간을 미들 써드 이하에서 보내는 셰필드는 미들 블록 또는 로우 블록을 세워 아스날의 전개를 틀어막고자 했고, 이와 정반대로 약 6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80%의 시간을 미들 써드 이상에서 보내는 아스날은 이를 뚫어야만 했다. 이는 경기의 ‘지배자’와 ‘수비자’가 명확하게 나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 유력함을 암시했고, 실제로 아스날이 67%의 경기 점유율을 가져가며 7:3의 한 쪽으로 중심이 기울어진 경기 형태를 보였다. 아스날은..

[크리스탈 팰리스 v 토트넘] 토트넘 윙어들의 일관된 움직임, 2v2 다이아고날 런(diagonal run)

크리스탈 팰리스는 토트넘의 매서운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1.4.4.2 형태의 수비 블록을 구축하였고, 늘 그랬듯 중앙 포켓 공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여 토트넘의 패스길을 차단했다. 그렇다면 토트넘은 크리스탈 팰리스가 필연적으로 노출하게 되는 측면을 활용해야 했고, 2DF - 3MF - 5FW 구조의 전개 국면 시스템을 바탕으로 크리스탈 팰리스의 측면 수비에 부담을 주었다. 이때 3MF 구조의 중앙 MF는 2CB과 함께 상대 2CF를 상대로 수적 우위를 형성해 후방 전개를 주도했고, 양쪽 MF로 배치된 벤 데이비스(LB)와 포로(RB)는 상대 측면 수비에 부담을 주기 위해 상대 LW,RW을 피닝했다. 이를 인지한 상대 LW,RW은 토트넘의 측면 공간을 최대한 막고자 했으나 토트넘은 인내심 있게 후방에서 횡..

[맨유 v 브렌트포드] 브렌트포드 세트피스 분석 - 코너킥 시 1차 저지선의 적극적 활용

다채롭고 매력적인 세트피스 전술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브렌트포드는 맨유전에서도 자신들이 보유한 강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상대에게 큰 위협을 안겨주었다. 특히 코너킥 상황 시 PA 밖 1차 저지선을 구축한 애런 히키 등을 적극 활용하여 상대 골문을 직접 타격하려는 의도를 다분히 드러내며 맨유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브렌트포드는 어떠한 양상의 코너킥 전술을 통해 맨유의 골문을 위협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기본 원리: 상대 수비진을 최대한 깊숙히 끌고 가라 우선 브렌트포드는 PA 밖 1차 저지선을 최대 활용하기 위해 “상대 수비진을 최대한 깊숙히 끌고 가라“의 기본 원칙을 충실히 이행했다. 브렌트포드가 맨유전을 위해 준비한 세트피스를 구사하기 위해 상대 수비진을 최대한 상대 골문을 향해 몰..

[펩이 추구한 LB 전진 - ‘인지'하는 것과 '수행'하는 것의 괴리를 공략하라]

*로드리 없이 상대 미들 블록을 괴롭힌 방법 -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구조와 MF 수적 우위 맨체스터 시티는 퇴장 징계로 인해 로드리 기용이 불가했고, 이에 대해 베르나르두 실바를 3선 배치하는 파격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중원 조합을 개편했다. 이때 후방에서의 볼 조율 및 운반에 능한 베르나르두 실바와 코바치치가 3-1 / 2-2 후방 대형을 구축하며 2선에 더욱 많은 선수가 위치할 수 있게 됐다. 포든-알바레즈-루이스가 구성한 2선은 좁은 간격을 유지함으로써 상대 수비 블록에 대해 부분적 수적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전방 대형을 이루며 3선 자원들에게 시선이 고정된 상대 CF-RCM-RW의 뒤를 커버하는 상대 2MF를 상대로 3v2의 수적 우위 상황을 계속적으로 발생시킨 것이다. 이때 상대 LW은 터치..

[리버풀 LCM의 토트넘전 역할 - 압박 트리거와 사이 공간 쇄도]

프리미어리그 7R 펼쳐진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조엘 마티프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홈팀 토트넘의 승리로 끝났다. 리버풀은 오심으로 인한 득점 취소로 심판 판정의 피해를 입었으나 결정적 패인은 전반전 이른 시간 발생한 커티스 존스의 퇴장이다. 리버풀은 볼 점유 국면, 비점유 국면을 막론하고 존스를 LCM로 기용하며 여러 이점을 얻었으나, 존스가 퇴장 조치를 받으면서 수적 열세와 함께 준비한 전술적 대응도 펼치지 못했다. 리버풀의 볼 비점유 국면에서, LCM 존스는 리버풀의 미들써드 압박 시스템의 트리거로 작용했다. 리버풀은 토트넘이 미들써드에서 볼 전개 과정을 가져갈 시, 4DF와 3FW, 3MF를 명확히 구분한 후 이들을 동원하여 토트넘의 자명한 2-1-2 후방 체제를 수적 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