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에 분포한 수천수만 축구클럽 중 단 두 팀만이, 인원수로 따지면 최대 32명만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는 신성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가 튀르키예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구단 사상 두번째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서 첫 빅이어를 겨냥한 맨체스터와 시티와 피오렌티나, AS 로마와 더불어 세리에 A 구단으로서 유럽대항전 결승전에 오르며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한 인테르 밀란의 맞대결이었다.
결과는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리그와 FA컵 우승을 확정지으며 기세가 등등했던 맨체스터 시티가 인테르 밀란을 1-0 으로 누르며 빅이어를 거머쥔 것이다. 이로써 맨체스터 시티는 역대 열번째 트레블 달성과 동시에 잉글랜드 역대 두번째 트레블 달성 구단으로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하지만 결과와는 별개로 맨체스터 시티는 경기력적으로 인테르 밀란을 압도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들의 맞대응에 고전하는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그렇다면 맨체스터 시티의 고전을 이끌어낸 인테르 밀란 시모네 인자기 감독의 대응 전술은 어땠으며, 또 인테르 밀란의 대응책을 파훼하여 결과적으로 승리를 이끌어낸 맨체스터 시티 펩 감독의 수는 무엇이었을까?
두 팀의 전술적 대립 양상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이들의 선발 라인업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둘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 가용 범위 내에서 최선의 라인업을 가동했다.
우선 맨체스터 시티의 선발 베스트 일레븐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2022/23 시즌 그들을 대표하는 포메이션인 1.3.2.4.1 시스템을 바탕으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골문은 챔피언스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쳐 온 GK 에데르송이 담당했고,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 수비라인 구성은 CCB 디아스의 양옆으로 LCB 아케와 RCB 아칸지가 좌우측 스토퍼로 출전했으며 카일 워커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3선은 LDM 로드리와 RDM 스톤스가, 2선은 중앙에 LAM 귄도안과 RAM KDB가, 측면은 LW 그릴리시와 RW 베르나르도 실바가 배치되며 중원에서의 수적 압도를 예고했다. 최전방은 변함없이 ST 홀란이 담당했다.
다음은 인테르 밀란이다. 인테르 밀란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일정을 치른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애용한 1.3.5.2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 최고 골키퍼 자리를 다투는 GK 오나나와 뛰어난 수비력과 준수한 빌드업 가담도를 자랑하는 LCB 바스토니, CCB 아체르비, 그리고 RCB 다르미안이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미드진은 측면에 LWB 디마르코와 RWB 둠프리스가 대기했고, 중앙은 LCM 찰하놀루-DM 브로조비치-RCM 바렐라가 배치됐다. 최전방은 역시나 LS 라우타로와 RS 제코가 동시 출전하며 맨체스터 시티의 축구와 대등하게 겨룰 것을 예고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빌드업은 미들 써드 구역에서 가장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따라서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빌드업 참여 인원은 개개인의 전진 능력을 바탕으로 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했다. 단독적인 돌파 움지임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일 경우, 동료 선수들이 후진을 통해 수많은 패스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패스를 통한 탈압박을 도왔다. 맨체스터 시티가 이와 같이 라인을 올린 후 볼을 이동시키고자 한 이유는 바로 '공간의 최대 활용' 때문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3-1 후방 대형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을 만들었다. 기존의 3-2 후방 대형에서 RDM 스톤스의 움직임에 따라 대형이 변화되는 시스템에 변수를 준 것이다. LDM 로드리가 꼭짓점이 되는 후방 다이아몬드를 형성함으로써 후방에는 많지 않은 인원을 배치하여 볼의 효율적인 순환을 도모했다.
반면 인테르 밀란은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4인 체제를 유동적인 1-3 전방 대형을 통해 억제하고자 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디펜시브 써드에서 볼을 점유할 시에는 라인을 깊숙히 올리지 않고 2ST를 통해 LDM 로드리를 주시했고, LCM 찰하놀루-DM 브로조비치-RCM 바렐라가 중원 수싸움에 대비했다. RWB 둠프리스와 LWB 디마르코는 각각 측면 높은 구역에서 아이솔레이션을 기다리는 LW 그릴리시와 RW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피닝되었다.
인테르 밀란은 맨체스터 시티의 3-1 구조를 갖춘 후방 대형이 미들 써드 지역로의 진입에 성공했을 경우 즉각적으로 RCM 바렐라를 LS 라우타로의 우측으로 이동시켜 1-3 후방 대형을 형성했고,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빌드업을 직접적으로 압박하지 않고 패스 길목을 차단하거나 LDM 로드리의 전진을 제어하는 데 주력을 다했다. 이때 맨체스터 시티는 인테르 밀란의 선수 배치를 역이용한 수적 우위를 꾀했다.
RAM KDB-LAM 귄도안-RDM 스톤스는 3선의 LDM 로드리의 빠른 패스 판단을 돕기 위해 2선에서 팀 시스템이 1.3.1.5.1로 전환되는 포지셔닝을 가져가며 패스 선택지를 제공했는데, RCM 바렐라의 전진과 DM 브로조비치/LCM 찰하놀루의 꼭짓점으로서의 전방 압박 참여로 인해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해진 인테르 밀란은 RCB 다르미안에게 서로 번갈아가면서 좌측 하프 스페이스에서 활동범위를 가져간 RAM KDB/LAM 귄도안에게의 맨마킹을 지시했다.
다른 측면에서는 LCM 찰하놀루가 위치해 있었는데, LCM 찰하놀루는 아래 제시된 자료와 같이 LAM 귄도안과 RDM 스톤스와의 2v1 수적 열세에 직면하는 공간의 딜레마를 겪었다. 이에 따라 수적 우위를 확보한 LAM 귄도안과 RDM 스톤스 중 한 명은 프리맨이 되었고, 따라서 LDM 로드리 혹은 맨체스터 시티의 백스리는 2선으로의 공간 패스를 넣기에 용이한 상황을 맞이했다. 인테르 밀란은 RWB 둠프리스와 LWB 디마르코는 피닝되었으며 LCB 바스토니와 CCB 아체르비는 ST 홀란을 2v1 수적 우위를 형성하며 맨마킹했기에 LCM 찰하놀루의 수비적 딜레마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어려웠다.
맨체스터 시티는 상대 중원에 부분적으로 2v1 수적 열세를 안기는 시스템을 선수들의 위치 조정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였다. 바로 수시로 자리를 스위칭하며 우측과 좌측을 넘나드는 LAM 귄도안과 RAM KDB가 좌측면에서 포지셔닝을 가져갈 경우 두 선수 중 한명을 LDM 로드리와 함께 비대칭적인 3선 라인을 형성하게함으로써 상대 선수들의 과밀화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3-1 후방 대형에 대해 4v4 수적 동위로 대응한 인테르 밀란은 LAM 귄도안/RAM KDB의 후방 빌드업 가담으로 인해 둘을 맨마킹하던 선수또한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구역으로 끌려가며 5v5 수적 동률로 전방 압박을 펼쳤고, LWB 디마르코가 RW 베르나르두 실바를, RWB 둠프리스가 LW 그릴리시를 맨투맨 방어하며 ST 홀란은 3CB 중 2명을 동원하여 봉쇄한다는 수비 기조에 의해 중원 싸움에서 수적 불리를 맞이했다. 따라서 맨체스터 시티의 RDM 스톤스는 RCB 다르미안이 LAM 귄도안/RAM KDB를 맨마킹한다는 점을 활용하여 중원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RDM 스톤스에게 볼이 연결되었을 시 LW 그릴리시는 RWB 둠프리스를 끌고 중앙 쇄도하며 좌측에 공간을 만들고, RDM 스톤스는 볼을 순환시킨 뒤 다시 LW 그릴리시가 창출한 왼쪽 공간을 점유하는 등 연속적으로 중원에 공간을 만듦으로써 인테르의 중원을 공략했다.
인테르 밀란은 맨체스터 시티의 백스리를 향한 직접적인 전방 압박을 지양하고 빠른 수비 복귀를 지시함으로써 최대한 10명의 필드 플레이어를 전부 활용하여 맨체스터 시티의 전개 국면을 틀어막고자 했다. 따라서 인테르 밀란의 전방 압박 인원이 빠르게 수비 복귀를 하지 않는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면 맨체스터 시티는 후방 빌드업 국면에서 전개 국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다소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포메이션의 이점을 살린 '중원 숫자 싸움의 유리함'에 기인한 패턴 플레이를 가져갔다.
맨체스터 시티는 자신들의 볼 점유 위치에 맞춰 1.5.3.2 대형과 1.4.2.1.3 대형을 혼용한 인테르 밀란의 중원에 공간을 창출했다. 미드필더의 움직임을 통해서 말이다. 전자의 경우는 수비라인과 중원라인 사이 공간을 공략했고, 후자의 경우는 계속적인 수적 우위 형성을 통해 상대 선수에게 수비적 딜레마를 제공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방 빌드업의 꼭짓점에 머무르는 LDM 로드리를 고정값으로 두고, 나머지 미드필더의 변칙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신들이 준비한 패턴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의 변칙적인 움직임을 활용한 패턴 플레이는 상대 선수를 유인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3-1 후방 대형에서 꼭짓점에 위치하는 LDM 로드리를 지원하기 위해 2선에 위치한 LAM 귄도안-RAM KDB-RDM 스톤스 중 한 명이 내려가면서 3-2 시스템을 만드는 움직임이 잦은 빈도로 포착되었는다. 맨체스터 시티는 둘 중 LDM 로드리와 3선을 형성하기 위한 변칙적 움직임을 선보이는 한 명의 미드필더가 위치해있던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획득함과 동시에 RW 베르나르두 실바와 LW 그릴리시의 지원 움직임을 통해 후속 상황에서 수비 액션을 펼쳐야 할 LWB 디마르코/RWB 둠프리스에게 2v1 수적 열세를 안겼다.
RW 베르나르두 실바와 LW 그릴리시가 아이솔레이션을 기다리기 보다는 측면 낮은 구역으로 위치를 이동하여 비대칭적인 3-2 후방 구조를 구축했을 때도 맨체스터 시티의 패턴 플레이가 발현되었다. 아래의 장면에서 볼 수 있듯, 후방 빌드업 국면을 거치는 맨체스터 시티에게 1.5.2.3 시스템으로 대응한 인테르 밀란은 RW 베르나르두 실바의 후방 가담으로 인해 LS 라우타로가 RW 베르나르두 실바에 대한 패스 선택지를 차단해야 했다. 따라서 LCM 찰하놀루는 LS 라우타로의 자리 변경으로 발생하는 좌측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자신의 존재로써 채워야했고, 이로 인해 인테르 밀란은 수비라인과 중원라인 사이 포켓 공간을 노출했다.
RDM 스톤스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인테르 밀란은 RCB 다르미안에게 RAM KDB 혹은 LAM 귄도안이 우측 하프 스페이스에서 포지셔닝을 가져갈 시 수비 목적의 점프를 통해 그들을 맨마킹할 것을 주문했는데 RW 베르나르두 실바를 맨투맨 방어한 LWB 디마르코의 라인을 후방으로 통제하기 위해 측면으로 빠져들어간 RDM 스톤스는 본 목적을 달성하자 맨체스터 시티의 볼 전진과 함께 우측 하프 스페이스로 이동했다. 이후 RDM 스톤스와 RW 베르나르두 실바의 스위칭을 통해 상대 라인과 라인 사이 공간을 확보한 맨체스터 시티는 그 공간으로의 CCB 디아스의 패스를 통해 전개 국면을 효율적으로 풀어나갔다.
RW 베르나르두 실바와 RDM 스톤스의 유동적인 스위칭은 이번 경기 유일한 득점 상황인 맨체스터 시티의 선제 득점의 트리거로 작용했다. 아래의 장면에서 볼 수 있듯, RDM 스톤스는 기존의 시스템의 관점에서 LW 그릴리시와 대칭을 이루며 RW 베르나르두 실바가 위치해야만 하는 곳에서 스프린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RW 베르나르두 실바는 PA 부근에서 침투를 준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LWB 디마르코는 볼 소유자 RCB 아칸지의 잠재적 패스 선택지인 RDM 스톤스를 방어하기 위해 RW 베르나르두 실바를 체크하지 못했고, DM 브로조비치와 LCB 바스토니는 실질적으로 RCB 아칸지-RW 베르나르두 실바와의 2v2 형국에서 둘 모두 볼을 소유한 RCB 아칸지에 집중하였고, PA 쇄도한 RW 베르나르두 실바는 놓쳤다.
RW 베르나르두 실바의 컷백은 LDM 로드리가 슈팅으로 연결지으며 선제 득점을 창출했는데, 이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진의 '과밀화 유도'에 기인해있다.
볼 컨트롤에 능한 맨체스터 시티 선수 개개인에 대한 맨투맨 대응을 통해 볼을 점유할 공간을 제한하겠다는 인테르 밀란의 수비 컨셉을 역이용하여 볼을 점유한 선수를 제외한 모두가 인테르 밀란의 선수들을 끌고 박스 내부로 침투해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이를 통해서 맨체스터 시티는 볼을 점유한 선수의 운반 용이성을 창출했고, PA 내부 7v5 과밀화를 형성한 맨체스터 시티는 후방에서 천천히 전진하는 LDM 로드리 등의 세컨볼 경합을 기대할 수 있었다.
아래 제시된 자료를 보더라도, RW 베르나르두 실바는 단독 돌파로써 인테르 밀란의 PA 부근까지 볼을 운반해왔으며 LCB 바스토니는 오버래핑하는 RDM 스톤스와 RW 베르나르두 실바를 2v1 수적 열세 상황에서 수비해야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LDM 로드리는 PA 내부 수적 압도를 위해 후진하는 인테르 밀란의 레드존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여지가 생겼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러한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고자 했고, 득점 상황의 경우 RCB 아칸지와 LCB 아케의 공간에 대한 드리블이 적절히 이뤄지면서 상대 수비에 더욱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었다.
RDM 스톤스는 우측에서 계속적인 더미 움직임을 통해 인-포제션 국면에서 찬스 메이킹과 경기 조율을 아우르는 플레이메이킹을 담당한 KDB가 전반전이 끝나기도 채 되기 전 부상으로 인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RW 베르나르두 실바와 LW 그릴리시의 빌드업 가담도를 더욱 높이는 등 상대 압박의 집중도를 분산하는 데 집중한 맨체스터 시티를 도왔다. 좌측은 LAM 귄도안과 LW 그릴리시, 그리고 LCB 아케의 간헐적인 공격적 가담으로 풀어나갔다면 우측은 RDM 스톤스와 RW 베르나르두 실바가 주축이 되어 경기를 풀어나갔다.RAM 포든은 KDB를 대신하여 좌우측 모두를 돌아다니며 볼 점유자를 도왔다.
볼이 우측에서 점유되고, RAM 포든이 우측면 빌드업에 가담했을 떄, RDM 스톤스는 더미 움직임으로 RAM 포든이 볼을 받았을 때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시켜주었다. 아래 자료와 같이, 측면으로 쇄도하는 더미 움직임을 통해 LCM 찰하놀루의 역동작을 야기함으로써 RAM 포든이 더욱 넓은 공간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RDM 스톤스는 경기 내내 공간의 창출-차지-진출의 순서를 따르는 공간을 만들어내겠다는 궁극적이고 최종적인 목표를 위한 패턴 플레이에 있어서 선수 개개인이 적절하게 수행해주어야 할 오프더볼 움직임을 적절하게 수행해냈다.
아웃-포제션 국면에 접어든 맨체스터 시티는 역시 공격적으로 인테르 밀란을 당황시키겠디는 기조를 유지하였다. 인테르 밀란이 전개 국면을 맞이하여 미들 써드에서 파이널 써드로 공간을 전환할 시에는 라인을 내리고 전진을 지양하며 지역을 방어하는 수비론은 택했으나, 인테르 밀란의 후방 빌드업은 맨투맨 대응을 통해 적극적으로 저항을 불어넣었다.
아래의 장면이 그 단적인 예시다. 맨체스터 시티는 기본적으로 2-4 대형을 형성하며 6명의 인원으로 인테르 밀란의 후방 빌드업 시 패스 길목을 차단하였다. 더불어 RDM 스톤스는 오른쪽 측면으로 빠지고, LDM 로드리-LAM 귄도안이 후방 저지선을 형성했다. RAM KDB는 ST 홀란과 동등한 라인에 위치했으며 LW 그릴리시와 RW 베르나르두 실바또한 넓게 분포했다.
RAM KDB를 포함하여 총 4명으로 구성된 맨체스터 시티의 전방 압박 라인은 인테르 밀란의 전개 방향에 따라 간헐적으로 한명씩 점프 액션을 취하면서 3-1 대형을 구축했다. 예컨대 아래와 같이 GK 오나나가 왼쪽으로 빌드업 방향을 설정했을 경우, RW 베르나르두 실바가 적극적으로 볼에 대한 압박을 펼침으로써 다시 볼을 받은 GK 오나나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RW 베르나르두 실바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인테르 밀란의 백스리를 각각 압박함으로써 패스 선택지를 제한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여러 패턴 플레이와 RDM 스톤스의 영리한 오프더볼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 국면에서 전개 국면으로의 국면 전환 상황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음에도 결국 직접적으로 득점과 관련이 있는 파이널 써드로의 진입에는 고전하는 모양새를 드러냈다.
맨체스터 시티는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공간의 극대화'를 추구했다면, 인테르 밀란은 반대로 '공간의 극소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근간은 인테르 밀란의 유동적인 1-3 전방 압박 대형에 기인해있다. 인테르 밀란은 기본적으로 맨체스터 시티가 후방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후방 빌드업 국면을 보낼 때 인테르 밀란은 RCM 바렐라를 우측면으로, 2ST 중 한 명을 좌측으로 이동시킨 후 DM 브로조비치에게 LDM 로드리 체크를 맡기는 형태의 1-3 대형을 추구하였으나 맨체스터 시티의 볼 점유 구간에 맞춰 그 대형을 2-2 내지는 3-2로 변화시켰다.
이는 계속적으로 자신들의 중원 수적 불리를 공략한 맨체스터 시티의 노림수에 대한 대응이었다. 즉, RCM 바렐라가 유동적으로 상황에 맞춰 중원 미드필더로 다시 보직을 변경함으로써 인테르 밀란은 DM 브로조비치가 LDM 로드리를, LCM 찰하놀루가 RAM KDB를, RCM 바렐라가 LAM 귄도안을 맨마킹하는 형태로 그들의 공간을 제한했다. RCB 다르미안이 좌측에 위치한 맨체스터 시티 미드필더를 맨마킹함으로써 인테르 밀란은 그들의 구조적인 결함을 채울 수 있었으며 선수단 전체적으로 맨마킹 상대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한 맨투맨을 통해 맨체스터 시티의 고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측면에서는 LWB 디마르코와 RWB 둠프리스의 '점프'를 통해 공간을 제한했다. RW 베르나르두 실바와 LW 그릴리시의 배후에서 대기하다가 볼이 다가오면 순간적으로 튀어나가 볼을 탈취한 후 바로 인테르 밀란의 역습을 주도했다. KDB의 부상 이탈이 맞물리면서 맨체스터 시티는 RW와 LW의 위치를 더욱 아래쪽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맨체스터 시티의 패스 선택지를 특정 방향으로 한정짓는 것으로 연계되었다.
CCB 아체르비-LCB 바스토니의 ST 홀란 협력 수비로 인해 맨체스터 시티는 중앙에서의 다이렉트 패스 선택지가 제거되었고, 측면에서는 인테르 밀란의 측면 수비 방법론에 의해 전진을 제어당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인테르 밀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매치 도미넌스 및 세부 스탯은 경기의 양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경기의 주도권은 맨체스터 시티가 쥐고 있었으나, 해당 표에서 나타내는 xT값의 변동폭이 크지 않은 것을 미루어 볼 때 주요한 장면을 연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인테르 밀란은 경기 전체적으로 맨체스터 시티에게 휘둘렸으나, 특히 후반전 막판에 수차례 주요한 기회를 생산해냈다. xG값도 맨체스터 시티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슈팅도 두배 가량 많이 시도했음을 확인 가능하다.
그럼에도 인테르 밀란은 공격 자원의 결정력 문제와 다소 투박한 전개라는 문제점을 노출하며 승기를 잡지 못했다.
2022/23 시즌 유럽 축구의 마지막 경기는 다소 의외의 경기 양상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인테르 밀란 사이 체급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었고, ‘징크스’도 그들의 진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구단 사상 처음으로 빅이어를 수상한 맨체스터 시티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역대 두번째 트레블 달성 구단으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반면 인테르 밀란은 맨체스터 시티의 세레머니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차례대로 FC 포르투, 벤피카, AC 밀란을 만나며 대진운이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토너먼트에 강한 시모네 인자기 감독을 중심으로 한 그들의 반란은 유럽 축구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술을 바탕으로 맨체스터 시티와 대등하게 겨루며 다시 한번 축구인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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