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분데스리가 13

[프랑크푸르트 v 도르트문트] 토프묄러 감독의 하이브리드 백스리

프랑크푸르트의 토프묄러 감독은 프리시즌부터 백스리와 백포를 혼용하는 변화무쌍한 후방 전개를 바탕으로 상대의 수비 체계에 허점을 이끌어내려는 전술적 의도를 계속적으로 드러냈다. 시즌 초반에는 전술을 실현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으나, 경기를 치를수록 토프묄러가 구사하고자 하는 전술적 의도가 더욱 확실하게 나타나는 흐름을 보였다. 비록 3-3 무승부를 거두었으나 지난 도르트문트전도 토프묄러의 색깔이 아주 강하게 드러났다. 경기 라인업을 살펴보면, 우선 프랑크푸르트는 1.3.4.3 시스템을 제시했다. 도르트문트전의 키워드인 "전환"을 위해 에빔베를 대신하여 공수, 수공, 좌우 전환에 모두 능한 라르손을 배치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크나우프가 측면 공격수로 배치하여 빠른 수비 전환 태세를 갖출 것을 예..

[프랑크푸르트 v 도르트문트] 도르트문트 득점 시퀀스 분석

9R 프랑크푸르트 v 도르트문트 경기에서 나온 도르트문트의 두번째 득점 시퀀스는 슐로터벡(LCB)이 자신 앞에 놓인 여유 공간에 대한 드리블을 시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슐로터벡의 과감한 공간에 대한 드리블은 상대 수비 블록을 중앙 밀집시키며 볼프(RB)는 측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상대 MF 스키리(RCM)의 전진도 이끌어 냈는데 이는 곧 나올 (사진 3)에 영향을 준다. LCB의 드리블로 인해 밀집된 상대 수비 블록은 앞서 말했듯이 측면 공간을 노출하였고, 이를 크나우프(LW)가 방어하기 위해 뛰어갔으나 거리가 벌어져 있었기에 볼프의 크로스를 끊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때 볼프는 프랑크푸르트의 Weak Side, 즉 파 포스트를 향해 크로스를 넘겨주었고, 프랑크푸르트 수비진은 이에 따라 파..

[사비 알론소가 경기를 풀어나가는 법 - 좌우 인원의 위치적 다름의 중요성]

돌풍 아닌 돌풍을 일으킨 사비 알론소 감독의 레버쿠젠의 무패 행진은 5R까지 진행된 지금 아직 끊이지 않고 있다. 4R 바이에른 뮌헨과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5R 하이덴하임전을 승리로 마무리 지으며 공동 선두를 유지 중이다. 단순히 결과를 챙기는 데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전개 국면과 시원시원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많은 축구인들의 이목을 끄는 레버쿠젠은 5R 하이덴하임전을 어떻게 대승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겠다. 하이덴하임과의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레버쿠젠의 후방 구조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LCB과 RCB의 위치적 다름이다. 다시 말해 RCB 코소우누는 LCB 탑소바에 비해 전진해있는 상태를 경기 내내 유지했고, 이는 레버쿠젠이 풀어나가..

[라이프치히는 어떻게 측면 공간을 창출했는가]

분데스리가 2R, 라이프치히는 슈투트가르트와의 맞대결에서 5-1 대승을 거두었다. 비록 전반전의 경우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완전하게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으나, 계속적으로 자신들의 축구를 시도하며 슈투트가르트의 수비 조직을 흔들었다. 라이프치히의 공간 창출 방법은 슈투트가르트와 유사했다. 상대의 수비 블록을 특정 구역으로 밀집시킨 이후, 프리맨이 된 2SB을 최대한 활용하여 PA 내부까지 볼을 운반 및 투입하는 방식이었다. 라이프치히는 이러한 패턴으로 슈투트가르트를 집요하게 공략하여 결국 반전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라이프치히가 측면 2SB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준비한 경기 장치는 무엇이었을까? 라이프치히는 후방 빌드업을 위해 백스리를 형성하였는데, 이에 2DM이 깊게 관여했다. 경기 내내 LB 라움..

[슈투트가르트의 비대칭 백스리를 통한 빌드업]

슈투트가르트는 1R 보훔전 5-0 대승을 거두며 새 시즌을 호기롭게 시작했다. 기세가 등등했던 슈투트가르트는 이어 펼쳐진 2R 라이프치히전도 마찬가지로 세바스티안 회네스 감독의 흥미로운 전술 체제를 바탕으로 전반전 라이프치히를 괴롭혔다. 비록 후반전 라이프치히의 매서운 공격에 의해 수비라인이 완전히 붕괴되며 1R 대승이 무색하게 곧바로 5-1 대패를 허용했으나, 히로키-자가두-안톤-슈텐첼로 구성된 백포를 활용한 다방면의 형태를 구사하며 마르코 로제 감독의 1.4.2.2.2 시스템의 수비 액션을 강제했다. 그렇다면 세바스티안 회네스 감독의 백포는 경기 중 어떤 식으로 변화하였을까? LB 히로키-LCB 자가두-RCB 안톤-RB 슈텐첼의 백포 체제는 RB 슈텐첼이 계속적으로 높은 위치에서 포지셔닝을 취하면서 ..

[아우크스부르크의 대응 전술과 바이언의 김민재 중심 패턴 플레이]

분데스리가 2R, 지난 2022/23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던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하게 된 바이에른 뮌헨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되었다. 실제로 바이언은 해당 경기 3-1 승리를 거두었지만, 아우크스부르크의 철저한 대응 전략에 고전하며 대승에 가까운 경기 결과와는 달리 다소 불안정한 경기 내용을 남겼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상대적 약자의 입장에서 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엔리코 마센 감독의 철학이 가득 함유된 자신들만의 축구를 구사하면서 바이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자 했다. 이는 전반전 초중반까지 성공적으로 작용했으나, 우두오카이의 불운한 자책골 헌납 이후 경기 판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렇다면 바이언의 고전을 이끌어 낸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 전략과 끝내 경기 결과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든 바이언의 접근법은 무엇이었..

[2022/23 DFB 포칼 결승전 라이프치히v프랑크푸르트] DFB 포칼, 프랑크푸르트는 어떻게 흥했고 어떻게 망했나

독일 축구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DFB 포칼의 우승 트로피는 '디펜딩 챔피언' 라이프치히가 들어올렸다. 17/18 시즌 이후 5시즌만에 포칼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 프랑크푸르트와의 '우승 경험자' 자존심 싸움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2년 연속으로 팀의 트로피 진열대를 채울 수 있게 됐다. 다음 시즌 이탈이 확정된 은쿤쿠-가마다 중 누가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인지, 재계약 체결에 성공한 올모-괴체 중 누가 축포를 쏘아올릴 것인지, 팀의 살이있는 전설 오르반-하세베 중 누가 세레머니를 할 것인지, 이 경기를 끝으로 프랑크푸르트를 떠나는 글라스너 감독의 고별전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 경기에 흥미로움을 첨가하는 관전포인트들이 많았기에 이 경기의 의미는 포칼이라는 대회의 명성이 가져다주는 영예로움 이외에 이상으로..

[분데스 30R 바이언v헤르타 BSC] 키미히를 활용한 바이언의 두줄수비 파훼법

2022/23 시즌 바이언은 챔피언스리그 8강 일정을 앞둔 시점,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도르트문트에게 선두 자리를 탈환당했다는 등의 이유를 명분으로 삼아 레버쿠젠전 전술적 실책과 함께 2-1 패배를 당한 25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단행했다. 전술적으로 흔들리고 특히 하위권 팀을 상대로 다실점을 허용하는 등 수비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서만큼은 바르셀로나와 인테르 밀란 등이 포함된 죽음의 조에서 압도적인 1위로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하고 16강 파리 생제르망에게 완승을 거두는 등 좋은 기세를 이어가던 나겔스만 감독을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앞둔 상황에서 내친 보드진의 선택에 대해 많은 물음표가 던져졌다. 그리고 바이언은 공석..

이재성의 최근 성적이 좋은 이유

2022 카타르 월드컵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메시와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 모로코 등 언더독의 반란 등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여럿 발생했고, 이는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 모았다. 이러한 화제성에 힘입어 월드컵은 많은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자신의 가치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무대가 되었다. 실제로 엔조 페르난데스는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빅클럽 이적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고, 니클라스 퓔크룩은 독일의 새로운 득점원으로 급부상하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새 역사를 써 내려간 태극전사들 또한 이른바 ‘월드컵 수혜’를 톡톡히 챙겨갔다. 이강인은 대표팀과 호흡을 맞춘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에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등 자신이 국가대표팀의 미래임을 입증하였고, 조규성..

<라이프치히의 결함 분석>

서론 RB 라이프치히는 2020/21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고, 또다시 뮌헨의 독주 체제를 위협했다. 해당 시즌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전성기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머지않아 팀의 하향세의 주범이 되는 장애물이 등장했다. 팀의 중심인 자비처와 우파메카노, 그리고 팀의 상승세를 이끈 나겔스만이 뮌헨 이적을 택한 것이다. 라이프치히는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제시 마치를 나겔스만의 대체자로 낙점하며 재정비를 꾀했다. 그러나 제시 마치의 라이프치히는 쉽게 폼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5승 3무 6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긴채 제시 마치는 팀을 떠나게 되었다. 라이프치히는 또다시 새로운 지도자를 물색해야 했고, 최종적으로 나겔스만과 비슷한 배경의 비선출 지도자 ‘도미니코 테데스코’를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