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7R 펼쳐진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조엘 마티프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홈팀 토트넘의 승리로 끝났다.
리버풀은 오심으로 인한 득점 취소로 심판 판정의 피해를 입었으나 결정적 패인은 전반전 이른 시간 발생한 커티스 존스의 퇴장이다. 리버풀은 볼 점유 국면, 비점유 국면을 막론하고 존스를 LCM로 기용하며 여러 이점을 얻었으나, 존스가 퇴장 조치를 받으면서 수적 열세와 함께 준비한 전술적 대응도 펼치지 못했다.
리버풀의 볼 비점유 국면에서, LCM 존스는 리버풀의 미들써드 압박 시스템의 트리거로 작용했다. 리버풀은 토트넘이 미들써드에서 볼 전개 과정을 가져갈 시, 4DF와 3FW, 3MF를 명확히 구분한 후 이들을 동원하여 토트넘의 자명한 2-1-2 후방 체제를 수적 우위로써 견제하였다.
(사진 2)와 같이 토트넘의 후방 대형을 상대로 6v5 우위를 점한 리버풀의 3MF-3FW로 구축된 전방 대형은 ST가 볼을 점유 중인 상대 CB을, RW이 다른 한쪽의 CB을 주시하며 LW 및 3MF는 3선에 위치한 상대 선수를 마크함으로써 볼 점유 CB의 1차적 패스 선택지를 차단한다.
(사진 2)에서 상대 3선은 LB 우도기가 올라가면서 상대 RCB의 패스 선택지에서 배제되었고, 이를 대신하기 위해 후방 전개에 참여한 RDM에 의해 리버풀 3MF 중 2명의 수비 포지셔닝은 볼을 받아주기 위해 내려가는 AM 매디슨을 놓쳤다. 하지만 이때 LCM 존스가 순간적으로 볼 점유자인 RDM를 압박하면서 RCB이 볼을 잡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 LCM 존스가 리버풀 전방 압박의 ‘트리거’로서 상대 RDM를 향해 순간적으로 전진하면서 얻는 효과는 상대의 전개 구역을 자신들의 주요 전방 압박 지역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ST 학포는 상대 RCB을 자신들의 좌측면을 향해 채널링을 걸면서 토트넘의 전개 방향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유인했다.
LCM 존스가 상대 RDM를 압박함으로써 상대 RCB은 RDM가 우측면으로 빠지면서 창출된 가장 뚜렷한 패스 선택지가 차단되지 않도록 빠르게 패스 연결할 것이 강제되었다. 이는 상대 RCB이 우측으로 볼을 보낼 경우 전방 대형 전체를 동원하여 상대를 빠르게 압박할 준비가 되어있는 리버풀의 작전의 일환이다.
(사진 3)에서 볼 수 있듯 상대 RCB은 ST 학포의 채널링 방향에 맞게 볼을 전달했고, 이때 상대 RDM를 마크한 LW 디아스는 볼이 향한 곳을 향해 순간적으로 전진한다. 이때 LW 디아스가 놓친 상대 마크맨은 후방 대기 중인 DM 맥알리스터가 대신 수비하며 이는 리버풀이 6v5 수적 우위를 점한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RCB으로부터 볼을 전달받은 상대 선수는 LW 디아스에 의해 전방에 대한 시야가 차단되었고, LCM 존스에 의해 AM 매디슨에 대한 패스 루트도 함께 차단되면서 리버풀의 함정에 완전히 걸려든 것이다.
다음은 리버풀의 볼 점유 국면을 살펴보자. 리버풀은 후방 전개 시 이전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3-2 후방 대형을 취했다. LB 로버트슨이 좌측 스토퍼로서 기능하고, RB 고메즈는 TAA처럼 인버티드 롤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리버풀은 볼 비점유 국면 시 토트넘의 후방 인원과 전방 인원을 단절시켜 놓기 위해 중원 수적 우위를 형성하여 볼 전진을 억제했듯이, 볼 점유 국면 시에도 마찬가지로 토트넘의 전방과 후방 인원의 단절을 추구했다. 이때 리버풀의 후방 구조는 DM-RB이 구축한 3선 구조, 즉 볼 점유 시 2DM 체제가 미끼로 작용하며 토트넘의 전방과 후방을 완전히 분리시켰다.
그 단적인 예로 (사진 4)를 제시할 수 있다. (사진 4)에서 리버풀는 LB 로버트슨이 올라가면서 2CB이 넓은 간격을 유지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상대 LW은 LCB 반다이크가 횡적으로 방향 전환할 가능성을 생각하여 RCB 마티프를 압박한다. 이에 따라 토트넘의 4-1 전방 대형의 전체적인 시선은 좌측면에 고정되었다.
한편 2DM 체제는 상대 AM와 RDM를 묶어놓는 역할을 함으로써 LCB 반다이크 등을 통해 상대 전방 대형을 패킹할 시 공격진이 상대 수비라인과 직접 맞닥뜨릴 수 있도록 역할하였다. 토트넘의 전방 인원과 후방 인원의 단절이 더욱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사진 4)에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포인트는 LCM 존스의 움직임이다. 리버풀은 2DM 체제를 통해 상대 전방 인원을 피닝함으로써 전방-후방 인원을 분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LCB을 통해 좌측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LCM가 상대 블라인드 사이드를 따라 상대 DF-MF 사이 공간으로 쇄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다.
(사진 5)와 같이 볼 전진에 성공했을 경우 리버풀은 RW 살라를 활뇽하여 상대 PA 부근까지 볼을 운반하고, 리버풀의 나머지 전방 인원은 PA 내부로 접근하며 상대 4DF+LDM를 누른다. 이때 LCM 존스는 상대 MF의 블라인드 사이드, 즉 상대 DF-MF 사이 공간에서 프리맨으로 존재하며 슈팅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사진 6) 또한 (사진 4)와 궤를 같이 한다. 더 구체적으로 아래 상황을 살펴보자면, (사진 4)와 달리 LB 로버트슨이 백스리에 참여했으며 RCB 마티프는 LCB 반다이크에게 볼을 받은 상태다. 다시 말해 (사진 6)에서도 리버풀의 후방 전개 방향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향하는데, 이때 토트넘의 4-1 전방 대형은 리버풀의 2DM 체제를 중심으로 중앙 밀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의 일환으로, 토트넘의 LW 히샬리송은 인버티드 활용된 RB 고메즈에 대한 패스길을 주시해야만 했고, 이는 RCB 마티프가 RW 살라에게 직접적으로 연결할 패스길이 확보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와 더불어 RCB 마티프가 있는 오른쪽 측면으로 시선이 쏠린 토트넘 전방 대형의 블라인드 사이드를 따라 LCM 존스가 공간 쇄도하고 있는 모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RW 살라에 대한 볼 연결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후, 리버풀은 다시 한번 우측면을 따라 토트넘의 측면을 공략하였으며 공격 인원 전원은 PA 내부 침투를 통해 상대 수비라인을 밀어낸다. 이때 (사진 7)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LCM 존스는 상대 DF-MF 사이 공간을 공략함으로써 슈팅 기회를 얻는다.
위에서 볼 수 있었던 리버풀의 공격 패턴은 상황에 따라 LB 로버트슨이 2CB에게 쏠린 상대 뒷공간을 통해 해당 공간을 공략하는 등 LCM 존스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리버풀은 공격진 전원의 PA 쇄도와 더불어 ‘프리맨’ 존스를 또 다른 컷백 옵션으로 활용함으로써 상대 DF-MF 사이 공간을 지속적으로 공략했고, 결과적으로 리버풀은 경기 총 12 슈팅 중 9개의 슈팅을 PA 안에서 시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존스가 퇴장을 당하면서 리버풀의 경기 전략은 30분 이후 원활히 발생하지 못했고, 리버풀 대응법을 준비한 토트넘도 경기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전술적 수정을 거쳐야만 했다. 그렇다면 다음 글은 토트넘이 제시한 리버풀 대응법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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