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 시즌 북런던의 진정한 주인을 가리는 '북런던 더비'가 펼쳐졌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와 선수 간의 호흡 면에서 우위에 있으며, 북런던 라이벌의 시즌 첫 만남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졌기 때문에 홈 이점을 지닌 아스날의 승리가 예측되었다.
하지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본머스, 번리 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화제가 된 토트넘의 시즌 초반 돌풍이 상위권 팀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2R 맨유전에 이어 다시 한번 증명해 냈다. 그렇다면 토트넘이 아스날을 상대로 보인 경기 전략은 무엇일까?
북런던 더비를 치르기 전 5경기 동안 드러난 토트넘의 후방 빌드업 시 유연함은 아스날을 상대로도 드러났고, 이를 살펴보기 위해 (사진 2)에서 드러난 아스날의 수비 국면 컨셉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아스날은 토트넘이 후방 빌드업을 통해 미들 써드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4R 맨유전과 같이 맨투맨을 기반으로 하여 주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몰아가는 형식의 수비 컨셉을 준비했다.
또한 아스날은 볼 탈취를 위해 몰아갈 측면으로 곡선을 그리며 볼을 점유한 선수를 압박했고, 이때 토트넘의 각 포지션에 대한 아스날 선수들의 전담 마킹 대상은 명확했다. DM 라이스가 AM 매디슨을 우선적으로 마크하였고, LW 제주스와 RW 사카는 각각 RB 포로와 LB 우도기를 견제할 것을 지시받았다.
한편 1-2 형태의 전방 대형을 구축한 ST 은케티아와 RCM 외데고르, 그리고 LCM 비에이라는 토트넘의 후방 빌드업 동선 설정을 강제하는 데 집중했다. (사진 2)와 같이 GK 비카리오로부터 토트넘의 후방 빌드업이 시작하는 경우에는 ST 은케티아가 RCB 로메로, LCM 비에이라가 LDM 비수마에 대한 패스 선택지를 차단함과 동시에 RCM 외데고르가 좌측에서 우측으로 곡선을 그리는 개인 압박 동선을 통해 GK 비카리오가 볼을 측면으로 보내도록 강제했다.
(사진 3)에서도 아스날은 LCM 비에이라가 토트넘의 2CB 사이로 들어간 LDM 비수마를 마크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고, (사진 2)와 다르게 ST 은케티아가 GK 비카리오에 대한 직접적인 개인 압박을 취하며 LCB 반 더 벤에게 볼을 보내도록 했다. 이후 상황은 (사진 2)와 동일하게 RCM 외데고르가 LCB 반 더 벤을 우측으로 몰아갔다.
더욱 구체적으로 상황을 뜯어보자면, 1-2 전방 대형 중 LCM 비에이라와 ST 은케티아가 상대 GK의 1차 패스 선택지를 차단함으로써 토트넘의 후방 빌드업 방향을 아스날 기준 우측면으로 설정하고, 이에 따라 LCB 반 더 벤이 볼을 점유하면 RCM 외데고르가 직접적인 압박을 통해 LCB 반 더 벤의 패스 선택지 설정에 대한 판단을 흐렸다.
이때 아스날은 LCB 반 더 벤의 1차 패스 선택지로 분류되는 LB 우도기와 AM 매디슨에 대해 RW 사카와 DM 라이스가 각각 마크맨을 바꾸며 맨투맨을 취했고, 결과적으로 아스날은 약속된 맨투맨 수비 컨셉에 따라 토트넘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고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었다.
계속적으로 상대의 후방 빌드업 방향을 아스날 기준 좌측에서 우측으로 몰아가려는 아스날의 수비 컨셉에 대한 대응으로, 토트넘은 자신들의 우측면에 측면 트라이앵글을 구축하여 아스날의 수비 컨셉에 저항하고자 했다. LDM 비수마-RDM 사르-RB 포로의 삼각대형으로 측면 수적 우위를 형성하여 상대 파이널 써드로의 진입 과정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사진 4)에서 아스날의 전방 1-2 대형은 각각의 마크맨을 견제하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LDM 사르가 측면에서부터 본래 RB 포로가 위치하던 구역을 차지했으며 RB 포로는 기존의 포지셔닝보다 더 중앙 지향적인 위치를 선점했다. LDM 사르가 (사진 4)의 상황에서 후방 배치된 이유는 LDM 비수마가 볼을 점유하는 상황에서 좌측으로 볼을 보내지 않고 자신이 위치한 우측면으로 후방 빌드업을 설정하게끔 하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LDM 사르의 움직임으로써 형성된 우측면 트라이앵글은 아스날의 수적 열세를 불러왔다. (사진 4)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기존 RB 포로를 마크하던 LW 제주스는 LDM 사르가 RB 포로의 위치를 대신 차지함에 따라 마크 대상을 순간적으로 바꾸었고, 이는 RB 포로가 3v2 수적 우위에서 프리맨이 되었음을 뜻한다. LCB 마갈량이스가 '프리맨' 포로의 전진을 막기 위해 올라간 것이 이를 증명한다.
(사진 4)의 AM 매디슨의 포지셔닝에서 볼 수 있듯, AM 매디슨은 상대 DM의 수비 포지셔닝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선사할 수 있었기에 우측면 트라이앵글의 배치도에 따라 자신의 움직임으로써 상대 DM의 위치를 조정하여 공간을 창출했다. (사진 5)를 보라. 토트넘은 RDM 사르가 LDM 비수마의 위치에서 2CB의 볼을 받아주었고, 이때 AM 매디슨은 DM 라이스에 대한 피닝을 통해 중앙 공간을 마련했다.
이때 발생한 공간은 RDM와 자리를 바꾼 LDM 비수마가 공략했고, 이때 DM 라이스는 자신이 마크해야 할 상대 MF가 2명으로 늘어나는 수적 열세에 직면했다. 이때 DM 라이스는 LW 제주스는 RB 포로에게, LCM 비에이라는 RDM 사르에게 고정되었고 때문에 LDM 비수마의 전진을 막기 위해 AM 매디슨 대신 LDM 비수마를 압박하는 것을 택했다.
DM 라이스가 뒤늦게 LDM 비수마를 압박하면서 AM 매디슨은 프리맨이 되었고, 토트넘은 미들 써드에 대한 볼 투입에 성공할 경우 자유로운 상황을 맞이한 AM 매디슨을 통한 공격 전개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사진 6)의 매디슨은 DM 라이스의 위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LDM 비수마와 수평으로 나란히 위치한 모습이다. DM 라이스는 AM 매디슨의 의도대로 AM 매디슨이 볼을 잡고 전진하는 상황에 대비하여 전진하였고, 이때 RDM 사르의 우측 포지셔닝에 따라 중앙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던 RB 포로는 DM 라이스의 배후로 대각선 침투한다.
(사진 6)의 상황에서 RDM 사르는 높은 지역에서부터 LW 제주스의 마킹에서 벗어나 LB 진첸코를 끌고 왔기 때문에 프리맨이 된 RB 포로의 대각선 침투는 아스날의 좌측면 수비에 큰 부담을 주었다. 볼 점유자인 RCB 로메로에서부터 시작된 (사진 6)의 토트넘의 공격 시퀀스는 전방으로의 볼 전진에 성공할 경우 위협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진 4~6)과 같은 과정으로써 상대 진영 진입에 성공한다면, 토트넘의 측면 트라이앵글과 매디슨의 후방 배치의 진정한 진가가 드러난다. (사진 7)을 보라. 이는 토트넘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AM 매디슨의 후방 배치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한 공격 패턴이다.
빠른 속도로 토트넘의 오른쪽 측면으로 볼이 연결되었기에 화면에 포착되지 않았으나, 후방 배치된 AM 매디슨을 마크하기 위해 올라간 DM 조르지뉴가 전진하면서 빠르게 3선 커버를 하지 못했다. 이와 더불어, RDM 사르는 자신의 마크맨인 LCM 하베르츠를 이끌고 측면 더미런을 취했는데, 이는 상대 LCB과 LB에게도 영향을 주며 RW 쿨루셉스키의 돌파 공간 확보에 도움을 주었다.
RW 쿨루셉스키는 AM 매디슨의 포지셔닝과 RDM 사르의 더미런으로 상대 3선 공간을 파고들 수 있었고, 이때 LCB 마갈량이스는 자신의 수비 구역으로 돌파하는 RW 쿨루셉스키에게 시선이 고정되었다. 그리고 이때 발생하는 LCB의 블라인드 사이드는 ST 손흥민이 공략하면서 아스날의 수비라인을 붕괴시킬 수 있었다.
(사진 8)에서도 DM 조르지뉴가 AM 매디슨의 포지셔닝에 의해 3선에 수비 복귀 및 커버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사진 8)의 경우, 이번엔 측면 트라이앵글의 구성원이 RW-ST-RDM가 아닌, RW-ST-RB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때 RB 포로는 RDM 사르가 그랬듯이 LB 진첸코와 LCB 마갈량이스 사이로 언더래핑하며 또다시 LCB 마갈량이스가 블라인드 사이드를 무방비 상태로 노출하도록 강제했다.
이때 토트넘은 아스날 4DF가 달려가는 반대 방향, 즉 3선 자원이 차지해야 하는 공간으로의 돌파 공간도 함께 확보한 것을 엿볼 수 있고, ST 손흥민의 뛰어난 역할 수행 능력 덕분에 토트넘은 아스날을 상대로 공격 시 주요 패턴인 ST - LW / RW - SB의 측면 트라이앵글을 더 효과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었다.
아스날은 데클란 라이스의 부상 이탈과 아르테타 감독의 용병술 실패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 반면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게임모델이 아스날의 경기 전략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으로 작용하면서 경기 결과 및 경기력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었다.
무패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른 북런던 두 팀은 과연 각각의 상황을 타개 혹은 발전시켜 나가 시즌의 끝을 웃음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인가?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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