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일반 칼럼

[K리그2 19R 안산v부산] 분석 게시글에 삭제된 댓글에 대한 답변

오성윤 2023. 7. 8. 10:00

안녕하세요, 오성윤의 축구방 - FutbalCreatorOH 관리자 오성윤입니다.

7월 3일 업로드된 ‘[K리그2 19R 안산v부산] 부산이 안산을 무너뜨린 방법, 난해함을 위한 정밀함’이라는 글에서 저의 분석 및 의견에 대한 반박의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얼마 되지 않아 댓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생산자로서 최대한 많은 독자분들과 소통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크고, 이견을 가진 분과의 토론은 저 스스로 절대 회피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경기 분석 등의 컨텐츠가 아닌 삭제된 댓글에 대한 반박 및 토론을 중심으로 한 게시글을 업로드하게 되었습니다.

댓글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우선 이견을 남겨주신 분의 댓글을 그대로 가져왔으나, 내용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자료 사진도 함께 첨부하겠습니다. 개인 휴대폰을 통해 댓글을 확인하였고 타이핑이 보다더 편리한 개인 노트북으로 기기를 변경하던 도중 댓글이 삭제되었는데, 휴대폰 화면애는 댓글이 그대로 보존되어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캡쳐하여 아래의 자료 사진을 확보할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간결하게 공간으로 집어넣기 위한 움직임 > 펄스나인 가브리엘 + 레이 오프 패스에 의한 윙어 원투. 이게 사실상 안산의 전부였는데. 성한복 대행의 첫경기인만큼 안산 집중해서 봤는데 부산보다 안산이 더 매력적이었음. 아무래도 운동을 제대로 못한 티가 안산한테 나긴 했는데, 김길식 단장이 있던 시기 축구 하는 듯 보였음.

오히려 정신 못 차리고 전반부터 대응 제대로 못한 건 부산임. 후반은 말할 것도 X. 부산이 준비 잘한 것처럼 써놨지만. 부산 골리 아니었으면 모르는 게임.

안산의 압박에 고전한거 팩트. 근데 어떻게 고전 했는지. 부산이 뒤에서부터 체계적인 방법으로 풀어야한다 팩트. 근데 어떻게 풀어야할지. 말 안하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럴듯한 뻔지르르만 한 글.

당시 달려있던 댓글입니다. 로그인하지 않은 사용자로 확인되었으나 닉네임은 드러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첫 문단은 ‘부산보다 안산이 더 매력적이었음’이라는 의견을 제하고 모두 동의하는 바입니다. 임종헌 감독의 불명예스러운 경질, 그리고 송한복 감독대행 체제의 구축. 갑작스럽게 구단의 많은 것에 변화가 발생한 안산 그리너스는 전술적으로 온전한 체계를 갖추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효율성을 중심으로 팀 전술을 개편해야했고, 대체적으로 수비적인 스탠스를 가져가되 전방 자원들의 압박을 통해 볼을 탈취한 이후 역습을 취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박진섭 감독 하에서 체계가 더 잘 다져진 부산의 축구에 매력을 느꼈고, 이에 따라 부산의 전술 컨셉을 분석했습니다. 물론 안산도 부산의 축구를 방해하는 동시에 생존을 위한 승리 쟁취를 목적으로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지만, 급하게 구성된 송한복 감동대행 휘하에서 안산의 전술적 기반이 다져지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대한 단적인 예시로 안산은 수비 국면에 돌입하였을 때 최종 수비라인과 중원 라인 사이 간격 유지에 실패하였고, 설령 부산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장면이 연출되었다고 하더라도 계속적으로 포켓 공간을 허용하였습니다. 부산은 이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전술 컨셉을 잘 구사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득을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아래의 장면에서 부산은 2-4 후방 대형을 통해 안산의 압박을 유도해냈는데, 안산 중원라인의 수비 체계에서는 부산의 3선에 대한 직접적인 저지 혹은 부산의 2선에 대한 견제 둘 중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부산은 이를 활용하여 PA를 향해 쇄도하는 선수들은 2v2 수적 동위를, 라마스와 정원진은 안산의 라인과 라인 사이 공간을 활용하도록 주문하여 안산에게 양자택일의 딜레마를 안겨주었습니다.


이처럼 첫번째 문단은 일부 동의하는 부분이 존재했습니다만, 댓글의 두번째 문단부터 시작하는 모든 의견에는 존중을 표하되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첫번째로, 부산이 전반전부터 안산의 축구에 대응을 잘 하지 못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바입니다. FotMob, Sofascore 등의 대중적인 통계 사이트에 매치 도미넌스 등 경기 흐름을 데이터를 통해 나타낼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제공되지 않아 지표로써 말씀드리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만, 부산의 GK 구상민이 없었다면 경기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었다는 의견과 묶어서 안산과 부산의 전반전 슈팅 개수를 통해 반박하겠습니다.

우선 안산과 부산의 전체 슈팅 개수는 차이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근소한 전체 슈팅 개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둘의 슈팅 순도에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안산은 유효슈팅 2개와 블록 당한 슈팅 3개를 기록한 반면, 부산은 유효슈팅 4개를 기록하면서 1개의 빅찬스를 창출해냈으며 블록 당한 슈팅은 1개밖에 없습니다. 이는 부산의 GK 구상민의 선방에 관한 활약상도 돋보였으나, 반대로 안산의 GK 이승빈의 뛰어난 퍼포먼스가 없었다면 안산은 더욱더 큰 점수차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전반전 안산과 부산의 슈팅 개수 차이. 좌측이 안산, 우측이 부산.


경기 전체를 통틀어서 안산과 부산의 슈팅 위치에 대한 지표에서도 둘 중 어느팀의 공격 상황 위험도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산의 PA 내부 슈팅 개수가 안산보다 많음을 단번에 파악이 가능하고, 안산의 수비진에서 더 많은 슈팅을 허용하면서 GK 이승빈도 더 많은 세이브를 기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 전체 안산과 부산의 슈팅 위치. 좌측이 안산, 우측이 부산.


아래의 자료는 소유권 상실, 인터셉트, 클리어에 관한 지표입니다. 통계적으로 안산이 53%의 경기 점유율을 챙겨가며 부산에 비해 근소한 차이로 더 오랜 시간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소유권 상실 횟수가 부산보다 눈에 띄게 많습니다. 경합적인 측면에서도 부산에게 패배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부산이 안산을 상대로 더 많은 인터셉트를 기록했으며 반대로 안산은 공을 클리어하는 데 급급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 전체적으로 부산은 안산을 상대로 우세한 경기 내용을 펼쳤으며 ‘[K리그2 19R 안산v부산] 부산이 안산을 무너뜨린 방법, 난해함을 위한 정밀함’이라는 글의 본문에서 제시한 대부분의 장면 예시의 시간대가 전반전에 집중적으로 포진해있기 때문에, 그리고 부산의 2득점이 모두 좋은 경기력이 기반되어있던 전반전에 나왔기 때문에 전반전 부산은 후반전에 비해 더욱더 좋은 경기 내용을 펼쳤다는 시각입니다.

소유권 상실과 인터셉트, 클리어에 관한 통계 지표. 좌측이 안산, 우측이 부산.


다음은 마지막 문단에서 언급하신 부산이 안산의 후반전 압박 대응에 어떻게 고전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부산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코멘트를 이어나갈까 합니다.

우선 안산은 시간이 흐를수록 2-0 내지 2-1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전방에 더욱 많은 숫자를 배치했습니다. 안산은 전방에 많은 숫자를 배치함으로써 안정적으로 후방 빌드업을 행함과 동시에 볼을 의도적으로 전진시키지 않고 상대방을 끌어당긴 부산의 후방 빌드업 컨셉을 역이용하여 그들의 볼 위치를 더욱더 후방으로 밀어냈고, 특히 후반전 부산은 안산의 많은 숫자를 동원한 전방압박에 적절한 대응을 취하지 못하며 불필요한 드리블을 행하는 등 조급함을 드러냈고, 안산은 이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부산의 수비라인이 더욱더 GK 구상민과 가까워지도록 밀어냈습니다.

부산은 이에 대해 전반전은 GK 구상민의 노련한 경기 운영 및 안정적인 발밑을 통해 롱볼을 활용한 단순한 전개로써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안산의 전방압박이 더욱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면서 이 과정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후방 위험 지역에서 볼을 탈취당하며 안산의 공격 기회를 몇차례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저만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타개법은 부산의 전술 컨셉에 기인해있습니다. 안산의 전방압박 구조에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라마스의 지원 움직임과 양 WB인 어정원/최준의 중원 가담 움직임을 주문하여 중원에 숫자를 더하고, 이한도-조위제로 구성된 2CB가 더욱 많은 패스 선택지를 바탕으로 여유롭게 볼을 컨트롤하면서 상대 공격진의 압박을 이끌어낸 후 좌측 혹은 우측에서 WB과 CM에게 2v1 상황을 계속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입니다.측면에서 반복적으로 2v1 상황을 발생시키는 전술 구조는 프리맨을 만들어 PA 내부 혹은 그 근방에 대한 볼 투입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부산의 전술적 의도와도 들어맞습니다.

이러한 유도 과정이 연속적으로 발생했다면 부산은 더욱 많은 양질의 득점 찬스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안산이 또다시 대응책을 세울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제가 제시한 전술 컨셉이 파훼될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하지만 아직 발생하지 않은 사건을 예측하고 이것을 확신하는 것은 피하고 싶기에 더이상의 의견은 일축하겠습니다.


부산의 전술 컨셉으로 글의 주제를 정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부분들에 대해 소홀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또다른 독자분도 댓글을 통해 글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전해주셨는데, 해당 피드백은 적극 수용하여 글 속에서 제 의도대로 전해드리지 못한 부분은 수정작업을 거쳐서 최대한 경기를 보지 않으신 분들도 저의 분석을 이해하실 수 있게끔 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축구 경기에 대해 저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고민, 고찰, 분석하는 사람으로서 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겉보기에 뻔지르르만 한 글‘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글을 통해 저와 다른 관점의 댓글을 다신 독자분을 설득하고자 하며, 제 마음이 닿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다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가시기 전에 오성윤의 축구방 - FutbalCreatorOH 인스타그램 팔로우와 쓰레드 팔로우, 그리고 유튜브 채널 구독 및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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