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 아르테타 감독 아래 최고의 시즌을 보낸 아스날은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2023/24 시즌을 앞둔 여름 이적시장에 거금을 투자했다. 그 일환으로, 첼시에서 한화 약 1100억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여 카이 하베르츠를 영입하였으며 아약스에서는 한화 약 600억 가량의 이적료를 통해 팀 스쿼드에 위리옌 팀버르를 추가하였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에 그치지 않고 여름 이적시장의 가장 큰 화두이자 하이라이트인 데클란 라이스 영입에 불을 붙이고자 했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의 상승세와 런던 연고라는 이점 등을 활용해 라이스의 마음을 쉽게 획득했고, 웨스트햄과의 길고 긴 협상 끝에 한화 약 1700억에 달하는 축구 역사적으로 따져도 손에 꼽을만한 거금을 투자하여 라이스라는 대어를 거머쥐었다.
그렇다면 아르테타가 본 라이스의 전술적 가치는 무엇일까? 오랜 기간 라이스를 주시한만큼 아르테타 감독은 라이스 활용법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그려져 있을 것이며, 아르테타 감독이 구상하는 향후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라이스의 위치는 아스날의 1.4.3.3 시스템의 1DM이다.
라이스가 앞으로 담당해야할 1DM이라는 포지션에는 토마스 파티와 조르지뉴 등 지난 시즌을 통해 아르테타 감독이 추구하는 1DM로서의 이상향적인 면모를 드러낸 경쟁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모두 아르테타 감독의 게임모델에 한해 현재로써 라이스보다 1DM의 역할에 대해 더 능숙한 것이 사실이며 프리시즌을 통해 확실한 장점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라이스가 아르테타의 구상 속에서 확고한 1DM로 자리잡아 있는 이유는 FC바르셀로나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아스날과 바르셀로나의 프리시즌 친선경기 중 바르셀로나의 선제골 장면이다. 바르셀로나의 역습 시도에서부터 비롯된 살리바와 압데의 1v1 구도에서 LW 압데는 상대 PA 안으로 볼을 운반하는 데 성공했고, 여기서 DM 파티는 압데가 볼의 운반 방향을 중앙으로 변경했을 경우 살리바가 안아야 할 1v1 커버 범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살리바와 거리를 두며 종적으로 유사한 동선으로 PA 내부까지 장거리를 달려왔다.
하지만 수비 가담을 위해 PA 내부까지 도달한 DM 파티의 실질적인 수비 시 도움은 없었다.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은 RW 하피냐가 PA 중앙으로 쇄도하면서 이를 마크하던 LB 팀버르와 PA 가장 내부에 있어 자신의 바로 앞 공간을 보호할 의무가 있었던 LCB 마갈량이스가 RW 하피냐의 움직임에 끌려갔고, RW 하피냐를 향하는 볼을 차단하기 위한 LCB 마갈량이스와 LB 팀버르의 수비 액션이 늦어 결국 하피냐에게 슈팅을 허용했다. 그리고 RW 하피냐의 슈팅의 세컨볼이 PA 외곽에 위치해있던 레비에게 튀면서 득점으로 이어지는 시퀀스로 흘러갔다.
이러한 바르셀로나의 득점 시퀀스에서 DM 파티의 시선과 몸의 방향은 LW 압데에게 집중되었다. 만약 DM 파티가 고개를 돌려 RW 하피냐를 주시한 이후 PA 내부 공간에 대한 커버 움직임을 취했다면, LCB 마갈량이스의 시야가 ST 레반도프스키에게 도달했다는 가정 하에 ST 레반도프스키가 세컨볼을 점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으며 설령 LCB 마갈량이스가 DM 파티와 LB 팀버르와 함께 RW 하피냐의 쇄도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움직였더라도 바르셀로나의 선제 득점에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준 RW 하피냐의 1차 슈팅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면 라이스는 DM로서 수비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 아래의 장면 예시에서 RDM 라이스는 아스날의 역습에 대비하는 도중 계속해서 고개를 돌리며 동료 선수들과 상대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하였고, AM 파케타의 후방 지역에 ST 제주스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발생하자 해당 공간을 즉각적으로 방어하는 수비 액션을 펼쳤다.
라이스는 팀의 수비 국면 시 오프더볼에서 계속적으로 고개를 돌려 시야를 확보하면서 수비 국면에 접어든 팀이 일정한 수비 블록을 구축했을 때, 동료가 개인의 압박으로써 수비 블록에서 벗어나거나 상대의 유도 움직임으로 흠이 발생한 경우 이에 대처하는 움직임의 속도가 빠르다. 또한 대처 움직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경우 제자리로 돌아가는 후속 움직임도 적절히 가져간다.
아래와 같이 수비적 대응을 펼치기 위해 전진하는 부분에서 라이스와 파티의 수비 액션에 대한 과감성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두 선수 모두 상대의 공격 국면에서 온더볼의 선수를 1v1로 방어하며 패스 길목을 막거나 동료 선수들이 가담할 시간을 벌면서 협력 수비를 펼치는 데 능하다. 하지만 자기진영에서 고개를 돌리며 빠르게 수비 공간을 파악해 방어하는 능력과 마찬가지로 상대진영에서 고개를 돌려 적절한 수비 액션을 취한다는 관점에서 분명 차이가 존재한다.
라이스는 상대 중원에 대한 압박이 정상적으로 가해지지 않자 빈 공간으로 빠르게 달려간 이후 상대 MF인 파티의 볼을 탈취했다. 이러한 수비 액션을 빈번하게 취하지는 않지만, 그 성공률과 과감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으며 아스날에서도 이러한 수비 액션의 성공률을 높게 유지한다면 숫자적인 측면에서 더욱 우세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반면 파티는 아래 제시된 상황에서 볼을 탈취한 이후 공격에 나선 사우스햄튼의 전진 패스를 허용했다. 사우스햄튼전의 파티의 상황과 아스날전 라이승의 상황이 같다고 말할 수 없지만, 온더볼에 놓인 상대 LDM 라비아에 시선이 고정되어 자신이 커버해야 하는 공간으로 쇄도하는 ST 알카라즈를 놓치며 상대 공격을 허용했다. 수비 국면에 돌입했을 때, 시야 확보를 통해 상황을 파악한 이후 빠르게 수비 액션을 취하는 점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이 아약스에서 팀버르를 영입한 이유도 라이스의 위와 같은 수비 공간 이해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볼 동선을 적절히 따라가는 오프더볼 움직임을 통한 빌드업 가담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LB 진첸코와 함께 인버티드 윙백 롤을 수행하면서 라이스가 PA 부근에서 수비 액션을 더욱 과감하게 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추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DM 라이스의 활용이 더욱 안정적이고 확실하게 이뤄지기 위해 아래와 같이 같이 LB 진첸코-LCB 마갈량이스와 RB 팀버르-RCB 살리바가 유기적으로 측면과 중앙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래는 아르테타 감독이 뉘른베르크전 LB로 출전한 키비오르와 LCB로 출전한 마갈량이스의 동시 기용을 통해 SB와 CB의 유기적인 공간 커버를 실험한 장면인데, 이는 후방 빌드업에 관여하는 등 중앙 진출이 잦을 LB 진첸코와 RB 팀버르의 측면 커버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아스날은 LB 진첸코와 RB 팀버르라는 인버티드 윙백의 동시 기용을 통해 2SB를 통한 후방 빌드업을 전개할 수 있으며 이는 DM 라이스는 경기 조율이나 수비 공간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욱 높은 지역으로 올라가 전진 수비를 펼칠 수 있다. 그리고 이때 LCB 마갈량이스와 RCB 살리바는 유기적으로 측면 공간에서 포지셔닝을 가져감으로써 패스 옵션의 증거와 볼 소유권 상실 시 즉각적인 측면 공간 커버라는 두 가지 효과를 모두 가질 수 있다.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과 같이 라이스는 아르테타가 정립한 게임모델의 1DM로서 지속적으로 기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의 지도를 받은 파티와 조르지뉴 등이 건재한 현재로써 아스날은 전술적으로 다채롭고 풍부한 중원 조합을 꾸려나가야 한다. 라이스가 파티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경기 조율에 관한 내용을 배울 수 있으며, 반대로 파티가 실제 경기에서 라이스의 수비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프리시즌 동안 많은 중원 조합을 시도해보았고, 많은 자원 중 3명을 선발한 최고의 조합보다는 각각의 경기에 맞는 최선의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막대한 거금을 투자하면서까지 실현하고자 한 아르테타호의 장기적인 이상향인 '라이스의 1DM 기용'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해야만 한다.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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