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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가 아르테타 볼의 1DM로서 갖춰야할 필수 덕목은?]

오성윤 2023. 8. 8. 22:14

수년에 걸쳐 전개된 기나긴 이적 사가 끝에 결국 아스날로 이적한 데클란 라이스는 아르테타 감독의 구상 속에서 1.4.3.3 시스템의 장기적인 1DM 적임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1DM의 위치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토마스 파티가 건재하며 조르지뉴라는 또 다른 베테랑 선수도 있기에 현재의 부담은 크지 않지만, 라이스는 아스날의 게임모델에 능숙해지기 위해 보다 더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
 
프리시즌 기간 동안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되었으나 현재는 레버쿠젠으로 떠난 그라니트 자카를 대신해 LCM로 기용될 확률이 가장 높은 카이 하베르츠와 아스날에 합류한 이후 보여준 퍼포먼스를 유지한다면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 유력한 RCM 마르틴 외데고르가 DM 라이스와 함께 3MF를 구성하며 중원을 장악한다는 아스날의 플랜이자 이상은 멀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스날이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3MF 조합

 
그렇다면 라이스는 아스날의 게임모델 하의 1DM로서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어떠한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야 할까? 1DM로서 수비 및 공격 액션의 과감성과 수비 공간에 대한 이해도 등의 측면에서 동포지션 경쟁자인 파티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스날 게임모델에 대한 숙련도에 분명 차이가 있으며 이는 라이스가 파티에게서 배워나가야 할 점이 분명 존재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라이스가 파티를 기준 삼아 향상시켜야 할 능력 중 하나는 바로 '공간에 대한 드리블'이다. 2022/23 시즌의 경우, 아스날은 웨스트햄에 비해 점유율 부문에서 18%가량 높은 기록을 남겼는데, 이는 라이스 개인의 볼 소유 시간도 웨스트햄에서 몸을 담던 시절보다 더욱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공간에 대한 드리블'은 라이스가 더 길어진 볼 소유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해답을 제공할 수 있다. 
 

2022/23 시즌, 아스날과 웨스트햄의 점유율에 대한 전술적 스탠스는 명백히 대비되었다. (출처: FotMob)

 
'공간에 대한 드리블'의 단적인 예시로써, 아스날과 바르셀로나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발생한 아스날의 한 공격 시퀀스를 제시할 수 있다. 아래의 상황에서 DM 파티는 자신의 장기인 '공간에 대한 드리블'을 적절히 이행하면서 아스날의 자신들의 공격 국면이 원활히 풀어나갈 수 있게 한 기점으로서 역할했다.
 
전반전 19분 경에 발생한 아스날의 공격 시퀀스는 RB 화이트가 바르셀로나의 볼을 탈취하여 소유권을 되찾은 이후 자신의 앞에 위치해 있던 DM 파티에게 볼을 전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전진패스를 연결받은 DM 파티는 지체하지 않고 몸의 방향을 틀어 자신 앞에 발생한 공간을 향해 드리블로써 볼을 전진시켰다. 볼을 빠르게 전진시키기보단 적절한 드리블 속도와 상대와의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에 바르셀로나의 선수 3명은 점진적으로 전진해나가는 DM 파티에게 유인되었고, DM 파티가 드리블을 통해 3v1 상대 과밀화를 유도하는 데 성공하면서 아스날은 중원에서 보다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는 LCM 하베르츠가 프리맨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LCM 하베르츠를 마크하던 선수가 DM 파티의 드리블 공간을 제한하기 위해 끌려나갔기 때문이다.
 

RB 화이트에게 볼을 받은 이후 자신의 앞 공간 활용하는 드리블을 통해 3v1 상대 과밀화를 유도한 DM 파티

 
DM 파티의 드리블로 RCM 외데고르를 포함한 아스날의 공격진도 4명의 상대 수비진과 4v4 수적 동위를 이뤘다. DM 파티의 공간에 대한 드리블에 의해 RCM 외데고르를 마크하던 상대 DM 로메우의 시선이 DM 파티에게 쏠렸고, 이에 따라 RCM 외데고르가 상대 PA를 향해 쇄도했을 때 RW 사카를 마크하던 LB 알론소가 따라 들어간 것이다. RW 사카는 프리한 상황에서 RCM 외데고르와 함께 상대 PA 방향으로 달려들어갔다.
 
다시 DM 파티의 관점으로 돌아가보자면, DM 파티는 프리맨인 LCM 하베르츠에게 볼을 건넸다. 이에 따라 아스날은 상대 스트롱 사이드인 왼쪽 측면 지역에서 6v8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과밀화를 또다시 이끌어내었으며 이는 곧 아스날의 우측 측면은 비어있음을 의미한다. ST 제주스의 지원 움직임에 상대 2CB이 끌려가고, RW 사카는 상대 위크 사이드인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한 상태로 패스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 스트롱 사이드에서 6v8 과밀화 유도에 성공한 아스날. RW 사카는 상대 위크 사이드 공략을 위한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다.

 
LCM 하베르츠는 곧바로 RW 사카에게 패스를 연결하였고, RW 사카와 RCM 외데고르는 LB 알론소를 상대로 순간적인 2v1 수적 우위를 점하며 패턴 플레이를 시행할 수 있었다. RCM 외데고르가 LB 알론소의 블라인드 사이드로 돌아 들어감으로써 LB 알론소에게 RW 사카의 슈팅 공간과 RCM 외데고르의 쇄도 공간 둘 중 하나를 방어해야 한다는 양자택일의 문제를 안겨준 것이다.
 
이처럼 DM 파티는 동료 선수들의 공격 가담 속도와 상대의 수비 복귀 속도, 그리고 22명의 전체적인 포지셔닝을 모두 고려한 이후 공간에 대한 드리블을 통해 경기의 속도를 조절하였고 결과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라이스는 경기장의 질서를 잡고 흐름을 조절한다는 의미의 '라 파우자'를 공간에 대한 드리블 등을 통해 실제 경기에 적용하여 팀에 적응해나가야 한다. 
 

상대 PA까지 성공적으로 접근한 아스날.

 
하지만 프리시즌 기간 개최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아스날의 1DM으로 출전한 데클란 라이스는 경기 전체적으로 볼을 소유하고 배급하기까지의 과정에 들이는 시간을 오래 끌고가지 않았다. MLS 올스타 팀과의 친선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패스 선택지를 모색한 이후 자신이 패스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조성하여 볼을 최대한 안정적이고 빠르게 배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라이스가 모든 볼 소유 상황에서 원터치 혹은 쓰리터치 미만의 소유 시간을 거친 후 성급히 볼을 공급한 것은 아니다.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횡드리블 등을 통해 볼을 컨트롤하는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었고, 자신의 기술적인 재능을 활용하여 최대한 안정적인 패스 환경을 조성한 이후 볼을 연결하는 능력도 출중함을 입증했다.
 
하지만 위 제시된 장면 예시에서 라이스는 후방 지역에서 자신의 앞 공간에 대한 전진 동작을 최소화하여 대각선 패스를 보냈다. 시즌을 치르면서 라이스는 팀의 전체적인 라인 상승과 더불어 중원 파트너인 하베르츠와 외데고르가 더욱 높은 지역에서 볼을 다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기의 흐름이 자신에게 넘어온 상황에서 앞 공간에 대한 드리블과 안정적인 패스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적절히 조화해 합리적인 선택을 내려야만 한다.
 

(출처: 유튜브 ED Comps)

 
라이스는 아르테타의 축구 철학에 잘 녹아든 경쟁자 토마스 파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중원 조합은 언제든 변화할 수 있기에 경쟁자보다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가려줌으로써 팀의 발전도 함께 도모하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라이스는 파티에게 지휘 및 조율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아 파티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내야만 한다.
 
2023/24 시즌과 더 먼 미래를 준비하는 아르테타 감독은 1.4.3.3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시간을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세부적인 움직임에 계속해서 변칙을 줄 것이 유력하기 때문에 라이스가 파티의 역할을 고스란히 소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파티가 장착한 장점은 라이스도 분명 배워마땅할 가치가 있으며, 라이스가 앞으로의 아스날 생활 동안 어떠한 스탠스로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켜 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처: 게티 이미지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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