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프리미어리그

[라이스의 LCM(8번) 기용과 그것에서 파생된 팀 전술은?]

오성윤 2023. 8. 12. 14:45

2023/24 시즌을 앞두고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커뮤니티 실드 트로피의 영광은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머쥔 아스날에게 돌아갔다. 지난 2022/23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맨시티에게 빼앗긴 2위의 자격으로 커뮤니티 실드에 참가한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이자 FA컵 우승자인 맨시티에게 승리를 거둠으로써 아픔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 경기 아스날은 1.4.3.3 시스템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쳐나갔으나, 그들의 선발 라인업에서 몇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카이 하베르츠가 가브리엘 제주스의 공백을 대신하기 위해 ST로 나섰고, 데클란 라이스는 LCM으로 배치되었으며 DM으로는 토마스 파티가 낙점을 받았다. 프리시즌 동안 5경기를 치르며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선발로는 단 한번도 실험되지 않은 라인업에서 아스날은 어떠한 전술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의 선발 라인업 (출처: Sofascore)

 
아스날은 지난 시즌과 같이 ST로 출전한 하베르츠 옆에 RCM 외데고르를 전진시켜 맨체스터 시티의 2DM인 로드리-코바치치에 대한 패스 옵션을 차단하였다. 그리고 표면적인 포메이션상 LCM으로서 경기에 출전한 라이스의 역할은 2DM을 상대로 2v2의 수적 동위를 가져간 하베르츠-외데고르에게 수적 우위를 안겨주는 것이었다.
 
라이스는 상대 2DM에 대한 3v2 수적 우위를 위해 하베르츠-외데고르와 역삼각형을 이룰 수 있도록 위치를 잡았다. 이렇게 상대 2DM에 대한 패스 옵션을 더욱 확실하게 차단한 아스날의 1-2 하이 블록은 맨시티의 후방 빌드업을 아스날의 시선에서 우측면으로 몰아넣었다. 이를 위해 하베르츠는 우측으로 돌아들어가는 곡선 형태의 전방 압박 대응으로써 상대의 좌측에 대한 시야를 차단하며 그들이 볼 흐름을 우측으로 설정하도록 강제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빌드업의 그들의 좌측면으로 향할 경우, 마르티넬리가 맨시티의 우측면에서 대기하고 있는 워커/스톤스를 압박하였으며 이를 인지한 맨시티의 후방 빌드업이 그들의 좌측으로 방향을 전환한다면 하베르츠를 필두로 맨시티의 볼 흐름을 우측면으로 집중시키기 위한 압박 움직임을 취한 것이다. 이때 마르티넬리는 계속적으로 워커/스톤스를 마크하지 않고 아스날 전방 압박 대형의 전체적인 흐름이 맞춰 라이스가 비워둔 중앙 지역을 커버했다.
 

상대 후방 빌드업을 상대 입장 좌측면으로 몰아넣는 데 성공한 아스날

 
전방 압박에 대한 라이스의 가담은 아스날의 하이 블록이 상대 2DM에 대해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도왔고, 이는 하베르츠가 하이 블록을 지나치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에서 적극적인 개별 압박을 펼칠 수 있도록 한 요인 중 하나다. 이는 상대 수비라인에 대한 압박뿐만 아니라 상대 GK 오르테가가 주도하는 후방 빌드업을 몰아넣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마르티넬리가 우측면에서 대기하는 워커/스톤스에 대한 패스 옵션을 차단하고, 1-2 하이 블록 구성원 중 라이스-외데고르가 상대 2DM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하베르츠는 GK 오르테가의 우측면 시야를 차단하는 곡선 형태의 전방 압박 액션으로써 맨시티의 볼 흐름을 좌측면으로 유도한다. 이때 외데고르는 주로 좌측면을 향해 시야가 고정된 GK 오르테가의 볼을 받게 되는 디아스에 대해 압박을 가한다.
 

GK 오르테가에게 직접 압박을 가하는 하베르츠와 이로 인해 왼쪽 측면으로 볼의 흐름이 유도된 맨시티

 
LB로서 디아스의 볼을 받기 위해 높은 지역에서 내려오는 아칸지를 견제하기 위해 RW 사카가 따라 올라가고, 같은 측면에 위치한 LW 그릴리시의 지원 움직임을 막기 위해 RB 화이트도 함께 따라 올라가는 연쇄 조치도 함께 취해짐으로써 아스날은 맨시티의 좌측면에서 볼을 탈취 후 높은 지역에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또한 많은 선수가 전방 압박을 위해 높은 구역에 분포함으로써 아스날은 더 많은 수의 선수들을 바탕으로 사카를 중심으로 한 측면 3자 패턴 플레이 등을 상대의 정돈되지 않은 수비진을 상대로 펼칠 수 있었다. 
 

아칸지를 따라 올라간 사카와 그릴리시를 따라 올라간 화이트

 
아스날은 지난 시즌 LB 진첸코가 인버티드 롤을 소화함으로써 3-2 후방 대형을 구축했던 것처럼 LB 팀버르를 인버티드 활용하지 않았다. 후방 빌드업 시 라이스가 빠르게 가담하여 라이스-토마스 파티로 구성된 2MF와 마갈량이스-윌리엄 살리바로 이뤄진 2CB가 라이스의 가담 위치에 따라 3-1 등의 후방 대형을 상황에 맞춰 구축하도록 했다. 
 
라이스는 주로 왼쪽 측면이나 하프 스페이스를 따라 내려오면서 후방 4인 체제를 형성하였고, 이는 곧 LB 팀버르와 RB 화이트의 전진을 의미했다. 2SB의 후방 빌드업 관여도는 라이스의 빌드업 가담에 의해 줄어들었고, 이를 통해 측면 높은 구역에 위치하면서 공격 국면의 일원으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라이스가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따라 내려오면서 2MF와 2CB가 3-1 후방 대형 구축

 
라이스가 후방 대형에 가담한 이후 빠르게 볼을 전방으로 공급하는 데 성공할 경우, 아스날은 아래와 같이 많은 숫자를 바탕으로 공격 국면을 보낼 수 있다. RB 화이트가 전진에 대해 제약이 없는 상태에서 상대의 측면 자원인 그릴리시를 묶어놓고, 사카는 자연스럽게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하면서 아스날은 최전방에 3명의 선수를 배치할 수 있게된 것이다.
 
또한 상대 측면 자원인 그릴리시와 아칸지가 각각 화이트와 사카에 의해 고정되면서 외데고르는 상대 측면에서 더욱 프리한 상태로 볼을 운반 및 전진시켰다. 이에 상대 2DM이 위치를 옮기면서 프리맨 외데고르의 볼 공급을 막으려했으나, 2DM이 외데고르에게 도달하기 전에 상대 배후 공간으로 달려가는 사카를 향해 볼이 공급되면서 맨시티는 위협적인 공격 찬스를 허용했다.
 
높은 지역에 포진해있는 화이트와 이를 통해 자유로운 상황을 맞이한 외데고르, 그리고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 뒷공간을 노리는 사카의 삼각 대형은 빠르게 상대 수비 블록을 붕괴시켰고, 이는 2MF와 2CB의 후방 4인 체제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외데고르-화이트-사카의 측면 삼각대형

 
좌측면에서는 라이스가 볼을 운반할 경우 LB 팀버르는 순간적으로 전진하면서 전방에 숫자를 더하고, 반대로 ST 하베르츠는 중앙 빈 공간으로 내려와 라이스의 직선 및 대각선 패스 옵션을 모두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취했다. 따라서 라이스는 많은 선택지를 바탕으로 볼의 운반 방향을 설정했다.
 
직선적으로 볼을 운반할 경우 팀버르/마르티넬리와의 측면 원투패스를 통해 공간을 창출한 이후 중앙으로 볼을 투입하거나, 아래와 자료와 같이 하베르츠가 볼을 받기 위해 중앙 빈 공간으로 움직일 경우 볼 운반의 방향을 선회하여 중앙 진출을 도모했다. 아래 자료의 경우, 중앙으로 드리블하는 라이스를 압박할 수 있었던 상대 ST 홀란을 자신의 움직임으로써 끌어들인 파티의 도움이 있었다.
 

팀버르의 전진과 하베르츠의 지원 움직임

 
아르테타 감독은 파티와 라이스가 공존할 경우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향후 계획을 커뮤니티 실드를 통해 선보였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둘의 중원 조합은 결과적으로 커뮤니티 실드 우승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과연 아르테타 감독은 앞으로의 일정에서 가장 라인업의 변화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아스날 중원 조합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며, 또 각각의 조합에게서 어떻게 최고의 기량을 뽑아낼까? 이것을 주요 관전 포인트로 삼고 아스날의 2023/24 시즌 행보를 지켜보아도 좋을 것 같다.
 

출처: GBN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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