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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4 시즌 아스날의 중원 조합은?>

오성윤 2023. 6. 21. 21:55
개혁의 바람이 분 아스날의 중원


아스날의 이적시장은 지난 2022/23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부터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설령 다음 2023/24 시즌 팀에 잔류하더라도 근 1~2년 안에 타팀으로 떠나는 것이 묵시적으로 예고된 그라니트 자카에 대한 장기적인 대체자를 물색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일환으로 하여 지난 시즌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플랜 B’를 완벽히 구현하기에 턱없이 빈약한 미드필더 뎁스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데클란 라이스, 가브리엘 베이가 등의 자원과 계속해서 연결되었다.


실제로 라이스에 관한 딜에서는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등과 경합하고 있으나 선수 개인의 호감도 및 런던 연고라는 팀 고유의 이점, 그리고 지난 시즌 드러낸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협상에서 우선순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적료에 대한 웨스트햄 구단의 완강한 의지와 아스날의 소극적인 이적료 투자로 인해 라이스 딜은 순항 중에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따라서 라이스의 완전영입에 관한 공식발표를 띄우기 전에 타 중원자원에 대한 관심을 불태우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아스날로의 이적설이 대두되는 데클란 라이스와 카이 하베르츠, 그리고 파티의 장기적인 대체자로서 아스날 이적이 재점화 되고 있는 로메오 라비아가 합류한다는 전제 하에 아스날의 2023/24 시즌 중원 조합에 대한 시나리오는 무엇이 있으며 각각의 전술적 의도는 어떻게 될까? 아르테타 감독이 그리는 이데아를 필자 주관적인 관점에서 펼쳐보고자 한다.

출처: 게티 이미지

 

1.4.3.3 (1)


다음은 2022/23 시즌 아스날의 주요 포메이션인 1.4.3.3 시스템에서 카이 하베르츠가 그라니트 자카의 자리를 대체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가상의 라인업이다. 하베르츠와 함께 예상 이적생으로 간주되는 데클란 라이스와 로메오 라비아는 해당 라인업에서 배제된 상태이다. 
 
LCM으로서 자카가 이탈하고 하베르츠가 합류한 1.4.3.3 체제에서 GK 애런 램즈데일은 계속해서 골문을 지킬 것이고, LB 올렉산드로 진첸코-LCB 가브리엘 마갈량이스-RCB 윌리엄 살리바-RB 벤 화이트가 가장 이상적인 수비라인으로 아르테타 감독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원 조합은 데클란 라이스, 로메오 라비아라는 변수로 인해 가변적인 성질을 띠기에 DM 토마스 파티와 RCM 마르틴 외데고르가 LCM 하베르츠와 호흡을 맡는다고 가정한다. 공격진은 지난 시즌 뉴캐슬과 함께 '개기인이 모두 10득점 이상을 기록한 최전방 조합' 유이한 기록을 남긴 LW 가브리엘 마르티넬리-ST 가브리엘 제주스-RW 부카요 사카가 차지할 공산이 크다.
 

하베르츠가 LCM으로서 1.4.3.3 포메이션에 합류한다면?

 
22/23 시즌의 LCM 자카는 1.4.3.3 시스템에서 LB 올렉산드로 진첸코가 영입됨에 따라 빌드업에 대한 관여도는 낮추고 공격적인 역할에 더욱 힘을 실었다. 포지셔닝 플레이의 무게중심을 상대진영에 더욱 가깝게 조정할 수 있었던 자카는 왼쪽 하프 스페이스 구역에서 주로 활동반경을 가져갔다. 해당 지역에서 멈추지 않는 오프더볼 움직임으로 LB 진첸코가 전진패스를 시도할 수 있도록 돕거나, 패스를 받고 직접 전방으로 운반하는 등 3선과 1선 사이 '링커'로서 2선에서 기능했다. 이 과정에서 박스 내 쇄도가 잦아지면서 직접적인 슈팅 시도가 27회에서 40회로 증가했고, 그 결과로써 LCM 자카는 리그 총 7득점 7도움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위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LCM의 역할을 부여받을 하베르츠는 필수적으로 왼쪽 하프 스페이스 구역에서 주요 활동반경을 가져가야만 한다. 하지만 22/23 시즌 하베르츠의 히트맵이 좌측보다는 우측에 더욱 편중되어있다는 점을 미루어보았을 때, LCM 하베르츠가 자카의 역할을 비슷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달릴 수밖에 없다. 비단 22/23 시즌뿐만이 아니라 프로 데뷔 이후 하베르츠의 시즌별 히트맵이 그의 우측 지향적 포지셔닝을 방증하는 자료로써 존재하기에, 하베르츠가 22/23 시즌 첼시에서 맡은 포지션이 미드필더가 아닌 포워드에 근접하다고 할지라도 그가 왼쪽 측면에 배치되어 한정된 움직임을 주문받았을 때 공격 및 수비 액션에 대한 어색함과 제한은 역할 분배에 있어서 절대 배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왼쪽은 22/23 시즌 자카의 히트맵을, 오른쪽은 22/23 시즌 하베르츠의 히트맵을 나타낸다 (출처: SofaScore)

 
하지만 하베르츠는 22/23 시즌 경기당 평균 볼 터치 횟수가 약 38회로 팀 전체로 보았을 때 하위권에 속하나, 공격진 중 가장 많은 터치를 기록하고 있다. 즉, 포메이션상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횟수가 많은 하베르츠는 최전방에 대기하면서 상대 수비라인을 누르는 역할보다는 경기 관여도를 높이고 볼의 순환을 돕는 것을 주요 임무로 삼는다. 그의 시즌 터치 횟수를 보더라도 총 1200회에 달하는 터치 중 약 500회가 미들 써드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2선 전개 국면에 대한 참여도가 높은 편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경기 관여도 및 연계 횟수가 적지 않음을 고려했을 때, 600회에 달하는 파이널 써드 터치도 원투패스나 동료에 대한 연계 등의 후속 액션으로 작용했음을 파악 가능하다.
 
실제 경기에서 하베르츠의 움직임은 통계에 어긋나지 않게 나타난다. 상대의 라인이 높게 형성되어있을 때는 미들 써드에서 활발히 공에 대한 지원 움직임을 펼치고, 상대 라인이 낮게 형성되어있을 때는 파이널 써드 혹은 파이널 써드와 미들 써드가 맞닿아있는 경계선에서 볼을 배급받기 위한 오프더볼을 가져간다. 이처럼 볼을 후방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운반하기보단 전진하는 볼의 흐름을 이어받아 이후 플레이의 결정권을 행사하는 하베르츠는 볼이 자신에게 전달되었을 때 볼의 결을 살리는 터치를 구사하며 이후 신체의 방향도 고정된 위치에서 가장 많은 선택지를 얻을 수 있도록 설정한다.
 

상대 수비 3명의 시선을 끌면서 자신의 주변에 있는 2명의 동료에 대한 패스 선택지또한 모두 확보함

 
미들 써드에서 파이널 써드로 넘어가는 구간에서의 스위칭 및 패턴 플레이가 세밀한 편에 속하는 아스날에서 하베르츠는 아래의에 입각하여 LCM으로서 3가지 이상의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 LCM 하베르츠가 3선에서 활동하는 LB 진첸코에게 전진패스를 연결받았을 경우, 하베르츠는 볼 리시버로서 상대 선수와의 거리 설정이나 터치 방향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끌기에 적합하다. 이 장점을 활용하여 LW 마르티넬리는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된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들 수 있고, ST 제주스도 마찬가지로 LCM 하베르츠와 함께 상대 포켓공간에 머무르면서 볼을 받은 이후 드리블로써 상대의 PA를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한편, LCM 하베르츠와 같은 위치 혹은 한 칸 더 아래에 포진하는 RCM 외데고르에 대한 선택지도 고려가 가능하다. 상대 수비의 커버가 빠르거나 위의 두가지 선택지가 여의치 않을 경우, RCM 외데고르를 통해 반대전환이라는 환풍구를 공략해볼 수도 있다. 우측면 혹은 우측 하프 스페이스에 포진하는 RW 사카에 대한 빠른 연결과 RCM 외데고르 / RB 화이트의 후속 동작으로써의 오버래핑 움직임 등으로 우측면에서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반대로 RCM 외데고르에게 다시 수비 집중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점유할 수 있게된 LW 마르티넬리 / ST 제주스에 대한 연계가 바로 이뤄질 수도 있다.
 
단순히 LCM 하베르츠가 왼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볼을 받은 이후 패스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후 아스날의 22/23 시즌 키워드인  '스위칭'의 일환으로서 연속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변경하면서 상대 수비라인에 혼선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직접 슈팅을 시도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커리어를 통틀어 보더라도 PA 밖에서의 슈팅 시도가 많지 않고 그 성공률도 높지 않았기에 이 점을 보완하여 LCM으로서 더욱 많은 갈랫길을 선택하고 자유도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자신만의 무기를 장착할 필요성이 있다.
 

1.4.3.3 체제에서 LCM 하베르츠가 합류했을 시 전술적 개략도

 

1.4.3.3 (2)

 
다음은 2022/23 시즌 아스날의 주요 포메이션인 1.4.3.3 시스템에서 카이 하베르츠가 가브리엘 제주스의 자리를 대체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가상의 라인업이다. 하베르츠는 독일 대표팀과 레버쿠젠, 그리고 첼시에서 2선 미드필더 자리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 역할또한 겸해왔다. 그렇기에 하베르츠와 제주스의 경쟁 구도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르테타 감독의 플랜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지금의 관점에서 시기상조다. 해당 라인업에서 하베르츠와 함께 이적생 후보군으로 치부되는 라이스는 LCM 그라니트 자카의 자리에 배치되었고, 로메오 라비아는 해당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LCM으로서 자카가 이탈하고 라이스가, ST로서 제주스가 아닌 하베르츠가 배치된 1.4.3.3 체제에서도 수비라인은 변함없다. GK 애런 램즈데일은 계속해서 골문을 지킬 것이고, LB 올렉산드로 진첸코-LCB 가브리엘 마갈량이스-RCB 윌리엄 살리바-RB 벤 화이트가 견고한 포백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원 조합은 DM 토마스 파티와 RCM 마르틴 외데고르가 LCM 라이스와 호흡을 맡는다고 가정한다. 공격진은 양날개를 LW 마르티넬리-RW 사카로 둔채 ST 하베르츠가 최전방에 배치된다.
 

라이스가 LCM으로서 하베르츠가 ST로서 1.4.3.3 포메이션에 합류한다면?

 
제주스가 아닌 하베르츠가 ST로 기용된 아스날의 1.4.3.3 체제는 기존의 용병술이 적용된 1.4.3.3에 비해 전술적인 변화가 존재할 확률이 높다. 제주스와 하베르츠의 장점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인데, 대표적으로 ’역동성‘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둘의 플레이스타일은 대비된다. 반면 ‘아웃-포제션 시 경기 관여도‘는 두 선수가 유사성을 가진다.

우선 ‘역동성’이라는 요소에 입각하여 두 선수를 관찰하였을 때, 제주스는 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당 1.73회의 드리블 시도를 기록한 반면 하베르츠는 경기당 0.49회의 드리블 시도를 기록했다. 이는 제주스는 후방에서부터 볼을 운반하는 데 반해 하베르츠는 운반된 볼을 잡아 연결하는 역할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통계적인 관점에서도, 제주스의 터치 대비 경기당 전진패스(2.76회)가)에 비해 높은 하베르츠의 터치 대비 경기당 전진패스(3.27회)가 이를 증명한다. 아래 지표에 나온 것과 같이, 포워드라는 범주 안에서 제주스는 드리블 시도에서 상위권을 점하고 있으나 하베르츠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도 또다른 근거로써 작용할 수 있다.

‘아웃-포제션 시 경기 관여도’는 두 선수 모두 적극성을 띤다. 아래의 지표에 따르면 제주스는 포워드 전체를 범주로 설정했을 때 디펜시브 액션이 상위권에 속하는 등 수비 가담이 적극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하베르츠또한 미드필더 전체을 따졌을 때 디펜시브 액션 부문에서 중상위권에 랭크되었기에 수비 가담도가 준사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둘은 태클과 블락을 포함한 수비 통계에서 모두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였다. 반면 수비 시 1.4.4.2의 좌측 미드필더로 주로 배치되었던 제주스와 그보다 한 칸 더 위에서 디펜시브 액션을 취한 하베르츠의 수비 위치에서 차이가 나기도 한다.

제주스와 하베르츠의 각각 포워드로서의 미드필더로서의 리그내 평균 능력치


하베르츠는 제주스에 비해 전진 드리블 능력이 부족하고 탈압박에 취약점을 보이는 등 툴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온더볼에서 기대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하지만, 반대로 오프더볼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것에 능하다. ST 제주스가 볼을 직접 운반하여 상대의 시선과 몸의 방향을 자신에게 집중시킴으로써 동료의 공간 쇄도를 돕는다면, ST 하베르츠의 방식은 다르다. 좁은 공간에서 볼을 받아서 직접 운반하거나 연결하는 등이 아닌, 볼 점유자의 패스 선택지로써 위치하면서 상대의 동작을 고정시킨 후 이를 역이용하여 볼 점유자가 볼을 컨트롤하기에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는 아래의 장면 예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ST 하베르츠는 측면 좁은 공간에서 볼을 잡고 있는 동료에게 접근했고, 이에 따라 상대 수비진은 공간을 따라 쇄도하고 있는 ST 하베르츠에 대한 방어태세로써 몸의 동작을 갖췄다. 하지만 이는 공간 창출을 위한 더미 움직임의 일환이었고, 하베르츠에게 시선이 고정된 상대 선수들은 역동작에 걸려들면서 볼 점유자의 방향전환 시도에 적절한 대응을 취하지 못했다. ST 하베르츠의 움직임을 활용한 패턴 플레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면서 첼시는 측면 2v4 과밀화를 유도해냈고, 열린 공간으로의 방향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측면에서 볼을 잡은 동료에게 오프더볼로써 반대전환할 공간을 마련해주는 하베르츠


하베르츠가 ST로 기용되는 1.4.3.3 시스템의 목적은 하베르츠가 LCM으로 출전하는 경우와 동일하다. LW 마르티넬리와 RCM 외데고르, 그리고 RW 사카 등 함께 전방에서 공격 시퀀스를 주도하는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이는 라이스가 LCM으로서 이들을 보조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LB 진첸코와 DM 파티가 비대칭적인 3선을 구성하고 LCM 라이스는 둘이 만들어가는 빌드업 국면에 참여하여 볼을 배급하는데, ST 하베르츠는 상대 포켓 공간에서 LCM 라이스의 볼을 받기 위한 지원 움직임을 통해 LW 마르티넬리에게 쇄도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ST 하베르츠의 오프더볼을 통해 쇄도 공간을 제공받은 LW 마르티넬리 등이 박스 안까지 개인 돌파를 통해 진입한다면 ST 하베르츠는 지능적인 침투 움직임을 발휘해 득점 기회를 획득할 수 있다.

22/23 시즌, ST 하베르츠가 기록한 전체 슈팅 중 박스 밖 슈팅의 비율이 88%라는 점을 사실을 미루어보았을 때 아스날의 23/24 시즌은 박스 밖 슈팅에서 파생된 득점에 비해 박스 안 정교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득점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쇄도 공간이 여의치 않거나 LCM 라이스에게 패스를 보낼 공간이 협소한 경우 ST 하베르츠가 직접 볼을 받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이처럼 ST 하베르츠가 직접 볼을 잡았을 경우에는 터치로써 최대한의 패스 선택지를 가져가 RCM 외데고르의 경기 운영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다. 특히 ST 하베르츠가 여러 옵션 중 RW 사카 혹은 RCM 외데고르를 선택함으로써 방향을 전환했을 때, RCM 외데고르는 더욱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박스 밖 슈팅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RW 사카에게 연결되었을 경우, RB 화이트가 오버래핑 움직임을 취할 시공간적 여유가 충분히 발생하기에 다채로운 패턴 플레이를 통해 상황을 전개해나갈 수 있다.
 

1.4.3.3 체제에서 LCM 라이스, ST 하베르츠가 합류했을 시 전술적 개략도

 

1.3.2.4.1

 
다음은 2022/23 시즌 후반기, 아르테타 감독이 잠시 선보인 1.3.2.4.1 체제 하의 예상 선발 라인업이다. 해당 시스템이 가동될 때, 포메이션상 토마스 파티 / 로메오 라비아가 우측 풀백으로 배치된 1.4.3.3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농후하나 실제 경기에서는 아래와 같은 선수 배치로 경기가 운영된다. LCB 마갈량이스-CCB 살리바-RCB 화이트가 백스리를 구성하고, LDM 라이스-RDM 파티 / 라비아가 함께 3선을 구축한다. 2선은 LW 마르티넬리로-LAM 하베르츠-RAM 외데고르-RW 사카로 이뤄져있으며 최전방은 ST 제주스가 담당한다.
 
이 라인업에서는 중원 영입생 후보군인 하베르츠, 라이스, 라비아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토마스 파티의 매각설이 대두되는만큼, 플레이스타일이 유사한 로메오 라비아가 파티를 대신하여 RDM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적지 않다. LDM 입지의 경우는 조르지뉴보다 라이스가 우세한 고지를 점할 것이 예상되며, 기존의 자카가 배치되었던 LAM 자리는 하베르츠가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라이스가 LDM으로서 라비아가 RDM으로서 하베르츠가 LAM로서 1.3.2.4.1 포메이션에 합류한다면?

 
1.4.3.3 체제에서 1.3.2.4.1 체제로 시스템이 변화하면서 일어나는 변화는 '후방 라인'의 운영 체제다. 1.4.3.3 체제에서는 LB 진첸코가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DM 파티와 비대칭적인 3선 라인을 형성하고 RB 벤 화이트가 변형 백스리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수행했다면, 1.3.2.4.1 체제에서는 LCB 마갈량이스가 후방 빌드업 국면에서 왼쪽 측면 관여도를 높이고 RDM 파티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2-3 후방 라인을 만들었다. DM 라이스는 이러한 시스템에서 자신의 왕성한 활동량을 통해 횡적으로는 왼쪽과 오른쪽 측면 사이 발생하는 공간을 이어주고 종적으로는 볼 배급과 수비적인 측면에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의 지표는 각각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라이스의 전체 통계와 16강 세네갈전 기록한 세부 통계를 나타낸다. 라이스는 월드컵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DM으로 출전하였는데, 인터셉트, 활동량, 패스 성공률, 스프린트 등에서 모두 상위 랭크되었다. 16강 세네갈전에서는 상당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였고, 특히 전환 패스에 강점을 보이면서 잉글랜드가 원활한 볼의 순환을 통해 세네갈의 수비 체계를 붕괴시킨 후 3-0으로 격파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이처럼 라이스는 아르테타 감독이 DM에게 원하는 덕목인 횡패스와 종패스를 적절히 활용하며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과 광범위한 수비 커버 능력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
 

DM으로 출전한 데클런 라이스의 월드컵 16강 세네갈전 세부 스탯 (출처: skysports)

 
이뿐만 아니라 라이스의 왕성한 활동량과 준수한 인터셉트 능력이 결합하였을 때 그는 팀에 더욱 기여하게 된다. 순간적인 판단을 통한 압박의 질이 높으며 압박을 가하는 범위또한 넓게 분포해있다는 것인데, 상대가 중앙에서 볼을 잡았을 시 강한 압박을 가함으로써 상대의 시선을 후방으로 제한하고 카드를 받지 않는 선에서 과감한 태클을 시도하여 볼을 탈환한다.
 
자신의 원래 위치를 벗어나게 된다는 허점이 있으나, 아스날의 1.3.2.4.1 시스템에는 파티 혹은 라비아라는 수비적 보조자가 있기 때문에 압박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프레싱 국면에서 라비아가 라이스의 수비 뒷공간을 커버하는 한편, 상대가 라이스의 압박을 이겨내고 곧바로 전개 국면으로 전환한다면 라이스는 자신에 비해 수비적인 측면에서 정교하지 않은 라비아를 도우며 서로 상보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아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세네갈전 라이스의 중원 압박 능력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예시다. 라이스는 17번의 파페 사르에게 볼이 연결된다면 잉글랜드가 중원에서 수적으로 불리해질 것을 예측하고 파페 사르에게 패스가 전달되기 전부터 스프린트를 준비하였고, 스프린트 타이밍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결국 상대의 전진을 제어했으며 볼을 탈취하는 것에도 성공했다. 라이스의 태클을 통해 볼이 상대진영으로 다시 방출되자 해리 케인이 그 볼을 잡았고, 잉글랜드는 공격 시퀀스를 다시 한번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조던 헨더슨이 중앙을 지키고 있고, 자신이 비워둔 자리에 세네갈 선수들이 부재해 볼의 투입할 허용할 리스크가 적다는 주변 상황을 파악한 이후 자신이 맡은 공간을 비우고 압박을 가한 그의 공간 이해도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앞으로 튀어나가면서 상대의 전진을 제어하는 라이스의 영리함을 보여주는 장면

 
팀이 아웃-포제션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라이스가 보여주는 오프더볼 능력도 함께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상대가 볼의 소유권을 쥐고 있을 시, 볼을 소유하지 않는 팀은 상대의 전진을 막고 더 나아가 공격 국면을 맞이하기 위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필연적으로 볼을 탈취하기 위해 압박을 가해야만 한다. 라이스는 위와 같은 상황을 맞이한 팀이 선수 개개인의 불규칙적인 압박 움직임으로 진영에 균열이 발생하는 경우,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그 균열을 채우고 팀의 수비 밸런스를 맞추는 능력이 출중하다. 돌발적인 압박을 가하는 단계가 아닌 진영을 갖추고 수비 체계를 점검해야하는 단계에서도 그의 공간 이해도는 최대로 발휘되는 것이다. 
 
아래의 장면에서 웨스트햄은 하프라인에서부터 후방 빌드업 국면을 전개하는 풀럼을 상대로 1.4.4.2 형태의 수비 블록으로 대응하고 있다. 풀럼은 우측에서부터 4번 토신 아다라비오요를 경유하여 좌측으로 볼을 전개하는 빌드업 양상을 보였는데, 대니 잉스는 아다라비오요에게 순간적으로 압박을 가했고 이에 따라 잉스가 풀럼의 26번 주앙 팔리냐와 함께 차지하던 상대 3선 공간은 자유로워졌다. 이때 라이스는 잉스가 비운 공간을 따라 움직이면서 팔리냐에게로의 패스를 저지했고, 결과적으로 풀럼의 전개 방향을 측면으로 몰아넣었다. 이후 풀럼이 좌측으로 전개하자 라이스는 다시 두줄수비 진영을 갖추기 위해 본위치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공간 이해도와 함께 공간 커버 능력을 선보였다.
 

전방압박에 나선 대니 잉스가 비워둔 공간을 채우다가 잉스의 복귀하고 볼의 전개 방향이 변화하자 다시 3선으로 돌아가는 라이스

 
LDM 라이스와 LAM 하베르츠가 1.3.2.4.1 체제에 합류함으로써 아스날은 해당 시스템에서 중요시한 '상대 수비라인 뒷공간'에 대한 공략을 더욱 쉽게 가져갈 수 있다.
 
22/23 시즌 후반기에 선보인 내용과 같이, ST 제주스-RAM 외데고르-RW 사카 또는 LAM 하베르츠-RAM 외데고르-RW 사카가 삼각형을 이뤄 패턴 플레이를 통해 상대 LCB와 LB 사이 공간에 대한 공략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다.  LAM 하베르츠-RAM 외데고르-RW 사카로 조합된 삼각대형의 경우, LAM 하베르츠의 영리한 침투능력을 활용하여 RW 사카와의 스위칭 플레이에서 공간 창출에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
 
수비 국면에서는 LDM으로서 라이스가 진첸코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그의 파트너로써 출전하는 RDM 파티 / 라비아는 준수한 수비 능력을 바탕으로 라이스를 보조하는 중앙 수비와 수비 국면 돌입 시 변화하는 팀 포메이션에서 RB로 활약하기에 적합하다. 라이스가 RDM으로 배치되었을 경우에는 진첸코-라이스의 조합이 만들어질 공산이 크며 좌측면 공격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3.2.4.1 체제에서 LDM 라이스, RDM 라비아, LAM 하베르츠가 합류했을 시 전술적 개략도

 

아르테타의 안목, 낙관적인 미래


데클란 라이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7년간 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전 세계에 증명했으며 대표팀에서도 확고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카이 하베르츠는 첼시 이적 이후 저조한 퍼포먼스를 보였으나, 분데스리가 시절 비춰진 포텐셜은 부정할 수 없으며 그의 축구 지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로메오 라비아는 프로 데뷔 1년차임에도 맨체스터 시티 유스 출신답게 준수한 축구 지능과 효율적인 기술들을 선보였다. 아직 갈고 닦을 필요성이 존재하지만 토마스 파티의 장기적인 대체자로서 매우 적합하다.

아르테타 감독은 시즌 중반부부터 이어져 온 중원 보강의 마지막 후보군을 위의 세 명으로 최종 결정한 듯 보인다. 사비 시몬스, 오르쿤 쾨크취, 가브리엘 베이가 등 여타 후보들의 이적 가능성 감소 혹은 이적 무산으로 인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분명 아르테타 감독은 저 셋에게서 무언가를 보았음이 틀림없다.

데클란 라이스, 카이 하베르츠, 로메오 라비아의 영입 가능성에 이어 토마스 파티의 매각과 아약스 소속 팀버르의 영입이 함께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아스날의 2023/24 시즌 중원 자원들은 어떤 방향성 하에서 조합을 이룰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스카이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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