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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대한 불균형한 점유가 초래한 아스날의 선제 실점]

오성윤 2023. 8. 27. 22:28

풀럼과 프리미어리그 3R 경기를 치른 아스날은 순탄한 우승 경쟁을 위해 해당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거뒀어야 했지만, 예상치 못한 무승부를 거두며 1위 도약에 실패했다. 그리고 아스날이 승점 1점에 만족해야만 했던 결정적 요인은 다름 아닌 1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허용한 선제 실점이다.
 
결과적으로 동점과 역전의 과정까지 도달했으나 아스날의 풀럼전 게임 플랜은 이른 선제 실점에 의해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추가시간을 제외한 정규시간 89분을 뒤쳐진 상태로 경기에 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스날의 선제 실점은 어떠한 개인적 실책과 팀적 오류에 의해 만들어졌던 것일까?
 

풀럼 선제 득점의 주인공,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출처: Credit Photo)

 
아스날의 선제 실점은 아래의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수비라인에서 후방 빌드업을 전개하던 LCB 살리바에 의해 넓게 벌려 있던 RCB 화이트로 볼의 전개 방향이 전환되었고, 이로 인해 풀럼의 미들 블록의 수비 방향은 자연스럽게 아스날의 우측면으로 향했다.
 
따라서 RCB 화이트는 풀럼이 구축한 미들 블록에서 파생된 전방 압박에 직면하였고, 인버티드 롤을 부여받아 중앙에 머물다 유동적으로 수비라인 사이로 내려온 RB 파티는 해당 국면에서 ST 라울과 2ST 체제를 취하던 LCM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RCB 화이트를 향해 전진할 시 발생하는 배후 공간으로 달려가며 패스 선택지를 늘려주었다. 
 

우측면에서 볼을 잡은 RCB 화이트에게 주어진 두가지의 패스 선택지

 
하지만 LCM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자신의 수비 위치를 고수하며 RB 파티의 오프더볼 움직임에 대한 패스 선택지는 차단되었고, DM 라이스의 적절한 위치 선정을 통해 RCB 화이트는 볼을 전진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볼을 연결받은 DM 라이스는 상대 미드필더 2명의 압박 사이에서 RW 사카에게 볼을 연결하는 것에 성공했다.
 
DM 라이스는 볼을 받기 위해 내려온 RW 사카에게 볼을 전달했으나 RB 화이트는 DM 라이스가 상대 선수 2명에게 둘려싸인 상황에서 가져갈 수 있는 확실한 패스 옵션을 늘리기 위해 측면으로 더욱 넓게 벌렸고, 이 오프더볼 움직임은 아스날이 선제 실점을 허용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풀럼 수비 2명 사이에서 RW 사카에게 볼을 전달하는 DM 라이스, RCB 화이트는 측면으로 넓게 벌려 추가적인 패스 선택지 제공

 
LCB 살리바와 RCB 화이트 사이 공간에 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RB 파티의 오프더볼 전진과 RCB 화이트의 측면 진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풀럼이 전방 압박에 이은 수공전환에 성공했을 시 LCM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아스날의 2CB 사이 생긴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위험부담 속에서 LB 안토니 로빈슨과 LW 데코르도바-리드의 순간적인 프레싱에서 탈출하고자 한 RW 사카의 대상이 불분명한 패스 선택이 아스날의 수비 빈 공간으로 향했고, 이는 아스날의 구조적 오류를 자신의 기술적 실책으로 상대에게 노출시킨 RW 사카의 실책으로 보인다.
 

아스날의 수비 라인에 빈 공간 발생, RW 사카의 안일한 패스가 공교롭게도 해당 공간으로 향하면서 풀럼의 수공 전환 허용

 
DM 라이스의 배후에서 아스날의 수비 빈 공간을 활용하고자 한 LCM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는 RW 사카의 실책성 패스를 역습 기회로 치환하는 것에 성공하였고, 이는 아스날 수비수 2명과 풀럼 공격진 2명의 2v2 구도로 이어졌다. 수적 동위를 형성하였으나 최후방 수비라인과 최전방 공격진의 대치라는 점에서 아래 상황은 아스날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아스날의 왼쪽 측면은 LB 키비오르의 빠른 수비 커버가 있었으나 오른쪽 측면의 경우 LCM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에게 구역 자체를 완전히 내주었기에 LCB 살리바와 GK 램즈데일의 수비 모션 및 동선은 강제되었고, LCM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는 이를 이용해 역습 국면을 빠르게 슈팅 처리하여 득점을 만들어냈다.
 

풀럼의 실질적 수적 우위에 의해 수비 모션이 강제된 LCB 살리바와 GK 램즈데일

 
아스날이 구축한 변형 백스리의 간격 유지 문제는 선제 실점의 원인을 제공하였고, 사카의 치명적인 실책이 공교롭게도 아스날의 구조적 오류가 발생한 지점으로 향하면서 풀럼은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기회를 획득했다.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가장 후방에 대한 비중이 높은 팀 중 하나로서, 경기를 조립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특히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풀럼전 선제 실점은 순간적인 팀적, 개인적 실책이 모두 한 방향으로 향하면서 발생한 실수이나 '우승'을 바라보는 팀인 아스날은 이러한 후방에서의 실책성 플레이에 대해 항상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골을 내리 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으나 진첸코의 실수 하나가 부른 코너킥이 풀럼의 극장 동점골로 이어졌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 아스날은 이에 대해 더욱 인지할 필요성이 있다.
 
순위표 상 리그 상위권에 머물러 있으나 현재로써 아직까지 막힘없는 경기력 및 결과를 내지 못한 아스날은 과연 지난 시즌과 같은 화력을 내뿜을 수 있을 것인가?

출처: 게티 이미지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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