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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가 추구했고 해야만 했던 아이솔레이션을 위한 평탄한 U자 빌드업]

오성윤 2023. 8. 23. 22:13

라리가 2R 바르셀로나와 카디즈의 맞대결, 바르셀로나는 1R 헤타페전 판정에 대한 억울함을 뒤로 한채 시즌 첫 승을 위한 여정을 준비해야 했다. 카디즈와의 경기에서 역시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바르셀로나는 이를 극복하고 후반전 막판 득점에 연달아 성공하며 2-0 극적인 승리에 성공했다.
 
카디즈의 경기 에버리지 포지션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바르셀로나는 촘촘한 두줄수비를 바탕으로 하여 상대의 고전을 이끌어내고 빠른 카운터 어택을 통해 득점을 꾀하는 카디즈를 상대로 수비적 안정감을 취함과 동시에 효율적으로 경기를 지배 및 운영함으로써 득점을 만들어야 했다.
 
그렇다면 이 경기 샤비 감독이 추구한 전술적 노림수는 무엇이며, 경기 중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주었을까?
 

카디즈의 바르셀로나전 에버리지 포지션(출처: Sofascore)

 
바르셀로나는 포메이션상 1.3.4.2.1 시스템에서 LWB 발데-RWB 야말이 각각의 측면에 고립되어 위치하면서 상대 RB과 LB을 상대로 한 아이솔레이션 상황을 만들고자 했다. 반면 프렝키 더 용-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줄스 쿤데로 구성된 3CB은 RDM 오리올 로메우와 함께 후방 다이아몬드의 일원으로서 배치되었다.
 
반면 포메이션상의 LW 페드리와 RW 가비는 LWB 발데와 RWB 야말의 아이솔레이션 덕분에 측면에 대한 역할 분담을 거의 받지 않고 상대 파이널 써드에서 ST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상대 수비를 밀집시키고 온더볼 시 키패스와 볼 순환 등의 역할과 오프더볼 시 더미런 등을 통해 후방 인원들의 경기 운영을 편리하게 했다.
 

발데와 야말이 측면 높은 곳에 각각 위치함으로써 페드리와 가비는 중앙 가담에 더욱 치중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선수 배치 하에서, 바르셀로나의 볼 전개 방향은 대부분 왼쪽 측면으로 향했다. 이때 왼쪽 측면으로의 효과적인 볼 운반을 위해 LCB 더 용이 직접 볼을 몰고 전진하고 이에 따라 잦은 빈도로 좌측 하프 스페이스를 차지하는 등 등 포메이션상 자신의 위치인 LCB에 머무르지 않고 미들 써드와 파이널 써드를 넘나들며 포지셔닝적 유연성을 보였다.
 
이때 LCB 더 용의 전진으로 발생한 공백은LDM 귄도안이 LCB 더 용의 전진 동선에 따른 좌측 포지셔닝을 통해 채우며 3CB과 RDM 로메우가 기존에 형성하던 후방 4인 체제가 붕괴되지 않도록 경기 전반의 형태를 보존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후방 다이아몬드 중 좌측의 꼭짓점을 이루는 선수의 위치가 상승하였고, 이는 바르셀로나가 후방 자원의 볼 리시브 위치를 높게 가져감과 동시에 볼 순환을 통한 상대 선수 과밀화의 과정이 더욱 원활해짐을 의미한다.
 

더 용의 수비라인에서부터의 과감한 전진과 좌측 하프 스페이스로 이동하며 로메우-크리스텐센-쿤데와 함께 후방 대형을 구축하는 귄도안

 
LDM 귄도안의 라인 하강으로 인해 사라진 상대 파이널 써드에서의 움직임 등은 상술한 대로 RW 가비가 우측면이 아닌 좌측면에서 활동하며 LDM 귄도안의 역할적인 부담을 덜었고, 이는 아래와 같이 RCM 루벤 알카라즈를 최후방으로 내리면서 형성된 카디즈의 1.5.4.1 형태의 두줄수비를 바르셀로나의 왼쪽 반코트에 밀집시키는 효과를 주었다. 카디즈의 수비 블록이 바르셀로나의 의도대로 왼쪽 반코트에 7v5로 과밀화되고 LB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만이 우측 반코트를 주시 중이다.
 
바르셀로나는 상대 스트롱 사이드, 즉 바르셀로나 기준 왼쪽 반코트에 카디즈의 수비 블록 구성원들의 시선과 신체 방향을 고정하는 데 성공하자 우측으로의 전환을 준비했다. 이때 상대 역습 시의 저지선이자 반대 전환을 위한 매개체적인 액션을 전담하는 LDM 귄도안-RDM 로메우의 3선을 거쳐 볼이 반대 측면으로 배급된다.
 
볼이 LDM 귄도안-RDM 로메우의 3선으로 전달되는 동안 후방 다이아몬드의 구성원인 RCB 쿤데는 볼이 순환하여 우측면으로까지 투입되는 시간을 틈타 오른쪽 측면에서 아이솔레이션을 이룬 RW 야말과 대각선의 관계를 형성하고자 순간적으로 전진한다. 특정 측면에서의 상대 과부하를 유도함으로써 반대 측면에서 수비를 준비하는 상대 선수의 숫자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후방 대형 운영을 통해 반대 측면에서의 수적 유리를 꾀한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좌측면에 카디즈 수비 블록이 과밀화되었다.

 
위와 같은 프로세스로 형성된 RW 야말의 완벽한 아이솔레이션은 RCB 쿤데의 전진 후 위치선정을 통해 상대 LCB 팔리의 빠른 커버를 2v2 구도로 치환한 덕분에 수적 열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아래의 사진 자료와 같이 전환 이후 2v2 구도에서 RCB 쿤데의 쇄도로써 바르셀로나의 우측면 공격은 카디즈의 수비 인원에게 양자택일의 문제를 선사함과 동시에 인버티드 윙어 성향을 지닌 RW 야말의 볼 컨트롤 공간 확보까지 성공하였다.
 
카디즈의 GK 레데즈마의 8차례에 빛나는 선방에 의해 이와 같은 바르셀로나의 공격 시퀀스에서 이른 득점이 터지지는 않았으나, 카디즈의 골문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여러 하이라이트가 이러한 패턴을 통해 연출되었다. 카디즈의 수비 블록을 밀집시키는 용도의 왼쪽 반코트 활용과 RDM 로메우 과부화 방지를 위해 고수된 후방 4인 체제, 그리고 반대 전환과 아이솔레이션까지의 유도 과정이 원활하게 일어나면서 수박 겉핡기에 그치지 않는 유효한 공격 상황이 창출된 것이다.
 

야말과 쿤데의 우측면 2v2

 
당연히 바르셀로나는 이 경기 왼쪽 측면에 상대 수비 블록을 밀집시킨 이후 반대 전환하여 골문을 타격하는 접근법만을 시행하지 않았다. 아래의 자료를 통해 볼을 소유한 선수에 대해 상대 선수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이에 따라 PA 내부 쇄도 시 실질적인 마크맨의 수가 많지 않다면 ST 레반도프스키가 직접 쇄도하여 볼을 받는 형태의 시퀀스도 여러 차례 보냈음을 확인 가능하다.
 
샤비는 역습 시 공격 숫자가 부족해 다시 바르셀로나에게 경기 주도권을 헌납할 정도로 수비 국면에 치중한 카디즈의 수비 숫자 최소화에 집중했고, 두줄수비를 상대한 경기였기 때문에 다소 경기 운영에 다소 답답함을 느꼈을지라도 전술의 목적이 명확했기에 결과적으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PA 내부로 직접 쇄도하는 쿤데와 레반도프스키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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