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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v 셰필드] 아스날의 23/24 시즌 세트피스, 6야드 밀집으로 인한 파포스트 공간의 극대화

오성윤 2023. 11. 5. 22:57

이번 2023/24 시즌 아스날의 세트피스는 꽤나 뚜렷한 형태를 띠며, 명확한 전술적 의도에 비례하게 단순히 득점이 아니더라도 위협적 상황을 잦게 연출한다.

6야드에 선수들을 밀집시켜 상대 과밀화를 만든 뒤, 상대에 비해 신체적 우위에 놓인 선수들이 배치된 파포스트 공간을 창출하는 방식이고, 4R 맨유전 라이스의 역전골 장면에서 이와 유사한 형태가 나타났다.

아래의 (사진 1)을 살펴보면, 필드 플레이어 10명을 모두 동원해 진을 치는 상대 지역•대인 방어를 타개하기 위해 6야드 지역, 그 중 니어 포스트에 해당하는 구역에 선수들을 밀집시킨 후 파 포스트에 2v2 수적 동위에 놓인 라이스가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사진 1): 멘유전 볼 수 있었던 아스날의 새 시즌 세트피스 전략


셰필드전에도 이러한 세트피스 전략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그 중 대표적인 두가지 시퀀스를 가져와봤는데, (사진 2~5), (사진 6~9)로 나누어져 있다. (사진 2~5)는 아스날의 의도가 가장 다분히 드러났으며, (사진 6~9)은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위의 (사진 1)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셰필드도 필드 플레이어 10명 전원을 활용해 세트피스를 방어했다. 아스날은 PA 내부 숫자를 줄이기 위해 진첸코(LB)-사카(LW)를 1차 저지선으로 배치하여 상대 대인 방어 인원 2명을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아스날이 활용할 6야드 안과 그 부근의 대치 상황은 8v6 셰필드 우위 상황으로 전체 숫자가 줄었고, 6야드 내에는 GK 포함 5v2의, 그리고 6야드 부근과 파포스트 지역에는 2v2 동위를 이룬 군집 2개가 형성됐다. 아스날은 1차 포지셔닝을 통해 지역 방어를 제외한 상대 수비 인원가 자신의 마크맨을 정하도록 강제했다.

(사진 2) 아스날의 1차 포지셔닝 -> 지역 방어 제외 상대 수비 인원이 대인 방어 인원을 정하도록 강제


다음 (사진 3)에서는 키커인 마르티넬리가 손을 들어 PA 내부 인원에게 신호를 주었다. 이는 아스날의 PA 안 2차 포지셔닝을 암시한다. 하지만 1차 저지선을 이룬 진첸코-사카는 자신의 마크맨을 고정하기 위해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않았고, 이들을 마크한 상대 마크맨 2명은 둘의 의도대로 아스날의 2차 포지셔닝에 관여하지 못했다.

한편 마르티넬리의 신호를 받은 아스날의 PA 내부 인원들은 준비한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6야드 부근에서 상대와 2v2 군집을 이루고 있던 은케티아(CF)-살리바(RCB)가 니어에 해당하는 6야드 구역으로 상대를 끌고 달려감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3): 아스날의 2차 포지셔닝 -> 1차 저지선은 움직이지 않고 마크맨 고정, 6야드 부근 2v2 군집은 6야드 구역으로 돌진


그렇다면 은케티아-살리바로 구성된 6야드 부근 2v2 군집은 왜 돌진했을까? 바로 선수들의 밀집 상태, 다시 말해 상대 과밀화 상태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은케티아-살리바 군집이 돌진함으로써 상대는 니어에 가까운 6야드 지역에 몰릴 수밖에 없게 되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래의 (사진 4)를 보라. 니어에 해당하는 6야드 지역에 두 팀의 선수들은 6v4 구도에 놓여있고, 이때 파 포스트에는 2차 포지셔닝 국면에서 큰 움직임을 취하지 않은 키비오르(LCB)-하베르츠(LCM)의 2v2 군집이 남는다. 이렇게 아스날이 의도한 6야드 니어 구역 밀집 상황이 나오자 키비오르-하베르츠 군집은 공격 움직임을 취한다.

이들은 은케티아-살리바 군집의 2차 포지셔닝으로 인해 상대 6야드와 자신들이 위치한 파 포스트 사이 공간이 크게 열리자, 이 공간을 활용하고자 시간 차를 두며 달려갔다. 이때 하베르츠(LCM)는 미리 자신과 키비오르(LCB)의 마크맨 뒤로 돌아가며 둘을 묶었고, 키비오르는 하베르츠에게 고정된 마크맨의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사진 4): 아스날의 공격 움직임 -> 6야드 니어와 파 포스트 군집 사이 공간 활용


이렇게 상대 지역 방어와 대인 방어에 모두 혼선을 가한 아스날은 세트피스의 최종 목적지인 키비오르(LCB)가 아스날의 1~2차 포지셔닝으로 발생한 공간으로 들어가도록 도왔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으나 키비오르는 189cm의 신체적 이점을 살려 슈팅을 만들어냈다.

키비오르뿐만 아니라 하베르츠도 상대 경합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에 넓은 공간이 주어진다면 수적 동위 상황이더라도 유효한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이용한 것이다. 아스날의 두번째 득점 상황에서도 동일한 패턴을 볼 수 있다.

(사진 5): 발생한 공간을 신체적 이점을 통해 활용하는 모습


다음은 아스날의 두번째 득점 상황의 1차 포지셔닝이다. (사진 2)와 다르지 않은 형태를 보인다. 인스윙을 통해 상대 시야 및 동작이 안쪽을 향하도록 제한하고 더 깊은 공간으로 볼을 투입하기 위해 사카가 우측 코너킥 키커를 전담하기 때문에 마르티넬리-진첸코가 1차 저지선을 구축하여 상대 대인 방어 두 명을 이끌어 냈다.

6야드 내에는 라이스와 화이트가 상대 지역 방어와 4v2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파 포스트와 6야드 부근 지역에서는 4v4의 대치 상황이 발생했다. 필드 플레이어 10명 전원을 동원한 상대 수비를 8명으로 줄여 8v6의 구도를 만드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사진 6): 아스날의 1차 포지셔닝


(사진 2~5)에서 제시된 첫번째 시퀀스와는 달리 사카의 별다른 신호는 보이지 않았으나, 아스날의 2차 포지셔닝은 (사진 3~4)와 유사하게 전개되었다. 1차 저지선은 움직이지 않고 상대 6야드 수비 숫자를 줄였고, 6야드 부근에 위치한 2v2 군집은 6야드 니어 지역으로 돌진하여 상대 과밀화를 유도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때 파 포스트에 위치한 하베르츠-은케티아는 6야드, 그 중 니어 포스트에 가까운 구역에 밀집된 상대 수비 군집의 블라인드 사이드를 철저히 이용해야만 했다. 일단 아스날의 2차 포지셔닝으로 공간은 확보가 된 상태다.

(사진 7): 아스날의 2차 포지셔닝


위의 (사진 4)와 동일하게 하베르츠는 마크맨의 뒷 시야로 돌아 들어가며 볼에 대한 경합을 방해했다. 반면 은케티아는 공격 움직임으로써 공간으로 끝까지 밀고 들어갔는데, 지상 경합에 약하지 않으며 ‘파 공간’에 대한 차지를 우선적 목표로 움직임을 취했기 때문에 마크맨과 공간 및 상황의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발생한 공간을 향해 볼이 정확히 전달된다는 전제 하에, 좁지 않은 공간의 점유권을 둔 공격자와 수비자의 자리 싸움에서 다이렉트 혹은 세컨볼 처리 시 공격자가 바라볼 수 있는 골문의 면적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사진 4)와 같이 하베르츠가 은케티아의 마크맨에도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은케티아는 더 우위에 놓인다.

반대로 아래 상황에서 수비자는 GK의 뒷 시야에서 상대 공격수를 방어하고 세컨볼이 발생할 시 넓은 골문을 모두 활용 가능한 상대 슈팅을 차단해야만 했기에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치열한 자리 싸움에서 은케티아는 결국 이익을 봤다.

(사진 8): 아스날의 공격 움직임 -> 은케티아는 상대 경합에서 공간과 상황의 측면에서 우위


사카의 코너킥 처리가 정확하게 해당 공간으로 전달되지는 못했으나 6야두 밀집 상태 사이에서 볼을 방어해야만 했던 GK는 볼을 확실히 걷어내지 못했고, 이때의 세컨볼을 은케티아가 마무리한 것이다.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발생한 세컨볼이기 때문에 셰필드의 수비 인원은 빠르게 반응하지 못했고, 골문 앞에서 슈팅 선택지와 슈팅 공간에 대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에 놓인 은케티아는 골문 구석을 향해 슈팅을 시도하며 아스날의 추가 득점을 만들어냈다.

(사진 9): 은케티아는 니어에 밀집된 상대 6야드 인원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입장을 바탕으로 득점 만들어냄


아스날의 세트피스는 이번 시즌도 굉장히 흥미롭다. 리그에서 기록한 23 팀 득점 중 무려 6득점을 세트피스를 통해 창출했고, 이는 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는 아스날이 여러 국면에서 다방면의 무기를 바탕으로 거의 대부분의 상황을 생산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데이터가 쌓여감에 따라 언젠가 타개될 것이 분명하고 세트피스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도 안되기 때문에 균형을 맞출 필요는 있다.

명확한 색채와 형태를 바탕으로 인상적인 장면을 여럿 만드는 아스날의 세트피스 국면에 주목해 보아도 좋겠다.

출처: The Telegraph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영상 출처는 SPO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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