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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v 셰필드] 아스날이 외데고르 없이 2CM를 활용해 상대 수비 블록을 무너뜨린 방법

오성윤 2023. 11. 3. 23:26

새 시즌 아르테타 감독은 명확한 플랜 A에 반해 다소 빈약한 모습을 드러낸 플랜 B에 대한 실험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스날이 2위에 그친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개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약 38%의 평균 점유율을 기록하고 80%에 육박하는 경기 시간을 미들 써드 이하에서 보내는 셰필드는 미들 블록 또는 로우 블록을 세워 아스날의 전개를 틀어막고자  했고, 이와 정반대로 약 6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80%의 시간을 미들 써드 이상에서 보내는 아스날은 이를 뚫어야만 했다.

이는 경기의 ‘지배자’와 ‘수비자’가 명확하게 나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 유력함을 암시했고, 실제로 아스날이 67%의 경기 점유율을 가져가며 7:3의 한 쪽으로 중심이 기울어진 경기 형태를 보였다.

셰필드(좌)와 아스날(우)의 액션존 (출처: WhoScored.com)


아스날은 (사진 1)과 같이 마르티넬리(LW)를 활용하여 기존에 보여준 직선적인 측면 돌파로 더블팀을 형성해 상대에게 뎁트를 부과하여 PA 부근 혹은 안 공간을 창출했다. 마르티넬리의 개인 능력의 의존하였으나, 한 번에 보내는 그라운드 / 로빙 패스로 마르티넬리에게 볼을 배급했기 때문에 상대의 미들 블록을 넘어 수비라인과 직접적으로 대치하기 좋은 수단이었다.

아래 상황에서 마르티넬리(LW)는 보글(RB)과 소우자(RCM)와 더블팀을 형성했고, 상대는 1명을 제외한 모두가 박스 안 혹은 부근에 위치해있다. 이때 마르티넬리에게는 상대 2명을 묶으면서 맥아티(RW)가 견제 가능한 자신의 옆 공간, 그리고 진첸코가 침투할 수 있는 하프 공간으로의 패스 선택지가 주어졌다.

진첸코는 우 -> 좌 전환 시 마르티넬리에게 볼이 직접적으로 보내지는 것을 돕기 위해 중앙으로 들어와 있는 모습을 계속적으로 드러냈고, 이는 진첸코의 하프 침투를 용이하게 했다. 아스날은 상대 수비 블록에 대한 유도를 적절히 해내며 기존의 좌측면 공격 패턴을 더욱 효과적으로 창출했다.

마르티넬리는 측면에 국한되지 않고 사카와 함께 2CM와 스위칭하며 상대 라인 사이 공간을 차지하여 볼을 몰고 가기도 했다. 마르티넬리가 이전보다 더 잦은 빈도로 중앙 지역을 점유하여 영향력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래 이어지는 아스날의 공격 패턴들에서 알 수 있다.

(사진 1) 상대 SB, MF와의 더블팀을 형성한 마르티넬리 -> 진첸코가 이 둘의 블라인드 사이드로 쇄도하여 기회 창출


5~6명의 선수로 수비라인을 구축한 셰필드는 아스날이 정교한 후방 전개를 가져갈 때 마르티넬리가 볼을 받기 위해 취하는 동작을 보인다면 이에 기민하게 반응했지만, ESR가 계속적으로 상대 SB을 끌어당기며 측면 공간을 만들었다. 이전에는 하베르츠가 이러한 더미런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ESR가 이 역할을 전담해 상대 측면 수비의 혼동을 야기했다.

이처럼 ESR는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수비라인 사이로 내려가는 상대 MF를 끌어 당김으로써 마르티넬리가 측면 / 중앙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은 공간을 바탕으로 볼을 운반하는 것을 도왔다. (사진 2)에서는 ESR로 인해 상대 미들 라인의 숫자가 줄어들며 진첸코가 상대 라인 사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측면으로 크게 전환했을 때 셰필드가 다시 수비 블록을 정렬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고, (사진 1)에서 진첸코가 침투하는 공간은 상대 백포 사이로 들어오는 상대 MF가 커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6DF 체제도 상대해야 했다. 따라서 이러한 패턴이 슈팅으로까지 이어지기 어려웠으나 시퀀스를 길게 놓고 봤을 때 이러한 상대 진영 접근은 아스날의 ’경기 지배‘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사진 2) ESR가 손을 들고 자신을 동료 CB의 패스 목적지로 설정한 장면 -> 상대 SB이 이에 반응하여 ESR의 더미런에 끌려갔고, 마르티넬리는 측면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함


상대를 가두는 것에 초점을 맞춘 아스날은 전환에 전환을 반복하여 볼 운반 능력 및 1on1이 뛰어난 양 측면 FW에게 볼을 보내 상대 수비라인의 하강을 이끌어 내야만 했고, 우측면에서는 하베르츠가 제 기능, 즉 상대 전방 대형의 블라인드 사이드 움직임을 적절히 취해주며 아스날의 공격 전개를 수월히 만들었다.

(사진 3)을 보라. 셰필드는 기술적 우위를 점한 사카를 수적 우위로써 방어하기 위해 노우드(LCM)에게 계속적으로 하프 공간 방어 역할을 부여했으나 하베르츠는 그의 블라인드 사이드, 즉 DF-MF 사이 공간을 어떻게든 찾아들어가며 노우드가 사카와 더블팀을 만들지 못하도록 중앙으로 유인했다. 노우드의 측면을 향한 수비 복귀 동선을 자신의 움직임으로써 하프 방향으로 바꾼 것이다.

이는 사카와 상대 SB의 1on1을 의미하고, 하베르츠에게 상대 LCM가 끌려갔기 때문에 상대 LW은 사카와의 2v1 수적 우위 형성을 위해 빠르게 수비 복귀해야만 했다. 즉, 위협적 상황 창출의 기점이 되는 상대 수비라인 근처로의 볼 전진이 성사되었고, 볼과 골문과의 거리는 더 가까워졌다.

(사진 3) 상대 전방 대형이 과도하게 전진한 상태 -> 하베르츠는 이 공간을 십분 활용했고 하프 공간을 방어하는 MF가 부재하자 사카의 1on1이 창출됨


아래의 (사진 4)도 같은 맥락이다. 라이스(LDM)가 수비라인과 비슷한 라인까지 내려가자 셰필드의 전방 대형은 무너졌고, 전방 대형 간의 인터벌이 더욱 벌어지며 진첸코(RDM)는 이 공간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하베르츠(RCM)는 진첸코가 해당 공간을 더욱 넓게 쓸 수 있도록 도와야 했다.

기대에 부응하여, 하베르츠는 상대 DF-MF 사이 공간으로 찾아 들어가 노우드의 시선(LCM)을 끌었고, 셰필드 미들 블록의 길이(length)가 짧았기 때문에 로빈슨(LCB)도 하베르츠에게 시선을 빼았겼다. 이를 인지한 은케티아(CF)는 진첸코의 전진 패스를 받기 위해 상대 2CB 사이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 위협적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사진 4) 상대 전방 대형 사이 횡간격이 벌어짐 -> 살리바는 이를 놓치지 않고 인터벌에 위치한 진첸코에게 패스, 하베르츠는 좋은 오프더볼로 상대 2명을 끌어당겨 은케티아의 쇄도 공간 확보


그리고 우리는 아래의 자료들을 통해 진첸코의 위치가 주로 상대 전방 대형의 인터벌 사이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볼을 소유하는 수비라인에게 전진 패스의 명확한 활로를 제공하는데, 이는 상대가 볼을 소유한 CB에 대해 2명의 자원으로 패스길을 차단했으며 노우드(LCM)는 하베르츠를 마크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진첸코가 위치 선정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대는 위의 이유에 따라 라인과 라인 사이 공간을 노출했고, 해당 공간을 진첸코만 아니라 은케티아도 함게 공유했는데, 둘은 공간의 분포와 상대 수비의 위치에 따라 적절히 전진하며 서로의 공간을 마련하였다. (사진 5)는 은케티아가 전진하는 장면이며, 반대로 은케티어가 내려오며 발생한 공간으로 진첸코가 침투하는 상황도 나왔다.

(사진 5) 진첸코가 상대 전방 2명 사이 인터벌로 향하자 은케티아는 곧바로 전방 쇄도하며 공간 제공


아스날은 지난 경기들과 같이 진첸코가 외데고르의 일부 전담하도록 지시하고, 2CM의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의 허점을 파고 들었다. 이는 아래의 (사진 6)과 같이 아스날이 방향 전환을 시도했을 때 셰필드가 6DF 체제를 구축하게 되면 안 공간을 노출하는 상황으로도 이어졌다.

이는 셰필드의 중원이 상대 전환에기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위의 사진들과 같이 과도한 전방 압박 등을 자제하여 아스날이 거쳐가고자 한 라인 사이 공간을 철저히 방어할 필요가 있었다. (사진 6)에서도 맥아티(RW)가 수비 복귀를 하지 못해 부족한 중원 자리를 채워 마르티넬리의 패스 옵션을 제한했어야 한다.

(사진 6) RW과 RCM가 모두 ESR를 따라 내려가며 마르티넬리의 크로스 공간 발생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영상 출처는 SPO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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