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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v번리] 아스날의 번리전 코너킥 키, '니어+GK 스크린'

오성윤 2023. 11. 16. 18:42

이번 시즌도 아스날은 니콜라 조베르 코치의 철저한 분석 시스템 하에서 매우 다채로운 세트피스 패턴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코너킥을 시도하는 경우, 파 포스트를 향한 명확한 코너킥 패턴을 바탕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코너킥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A매치 브레이크 돌입 직전 치러진 12R 번리전, 아스날은 파 포스트가 아닌 니어 포스트에 집중하여 상대 골문을 겨냥했다. 실제로 이 경기 아스날은 잘 정립된 세트피스 규칙을 바탕으로 두 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아스날의 코너킥 컨셉은 바로 '스크린'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공격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면서 원초적인 전술적 행위인 '스크린', 과연 아스날은 어떻게 스크린을 활용하여 상대의 니어 포스트를 공격했을까?
 

아스날의 세트피스 코치 니콜라 조베르(출처: 풋볼 런던)

 
아스날의 코너킥은 주로 키커로 나서는 마르티넬리 / 사카가 오른쪽 팔을 들어 일종의 신호를 보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PA 안에서 상대 대형에 맞춰 1차 포지셔닝을 취한 동료 선수들에게 공격 움직임을 취할 것을 전달하는 것이다.
 

(사진 1): 오른팔을 들어 코너킥 공격에 참여하는 동료 선수들에게 공격 움직임을 취할 것을 알려주는 키커 마르티넬리

 
그렇다면 아스날이 준비한 PA 내부 1차 포지셔닝 -> 공격 움직임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살펴보자. 우선 진첸코가 키커 마르티넬리에게 다가가 니어 지원을 함으로써 상대 선수 한 명을 끌어들였고, 사카는 1차 저지선으로서 PA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PA 내부에는 아스날과 번리의 6v9 구도가 형성되었다. 아스날은 이러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취했다. 니어 포스트에서 볼을 슈팅으로 연결하는 선수, 즉 해당 세트피스의 목적지는 살리바-토미야스-하베르츠였는데, 이들이 공중 경합에서 신체적 우위에 더불어 상황적 우위도 함께 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했던 것이다.
 
공격 움직임을 취하기 위해 하베르츠는 GK의 블라인드 사이드라고 할 수 있는 파 포스트 지역에서 대인 방어를 따돌리고, 살리바와 토미야스는 대인 방어 인원을 이끌고 파 -> 니어로 쇄도 움직임을 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2): 해당 세트피스의 목적지인 살리바--토미야스-하베르츠가 파 -> 니어로 쇄도하는 모습

 
세트피스의 목적지가 될 세 선수의 위치 선정은 이미 취해진 상황, 하지만 번리는 6야드 내 5명의 지역 방어와 더불어 6야드 밖에 있는 아스날 공격자들에 대해 4명의 대인 방어 인원을 설정했기 때문에 아스날은 아직 공중 경합에 있어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골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방해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자 한 마갈량이스-트로사르의 역할에 주목하자. 우선 트로사르는 세컨볼에 대비하기 위해 하베르츠가 니어 포스트로 이동하며 비워든 GK 블라인드 사이드에 놓인 파 포스트 구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상대 대인 방어 인원은 이끌리지 않은 모습이다.
 
반면 마갈량이스는 자신의 골문을 바라보던 바디 포지션 그대로 밀고 들어 가며 상대 수비자들에게 '스크린'을 걸었다. 니어 포스트에서의 공중 경합을 위해 아스날은 경합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살리바-토미야스-하베르츠에게 최소 1v1의 경합 구도를 만들어 주어야 했고, 마갈량이스는 정면으로 밀고 들어가며 순차적으로 상대 수비자들이 니어 포스트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이들을 억제했다.
 

(사진 3): 니어 포스트 공격 인원의 유리한 경합 상황을 유도하기 위한 마갈량이스와 트로사르의 움직임

 
아래 제시된 (사진 4)는 그 결과를 나타낸다. 마갈량이스는 자신과 트로사르를 마크하던 대인 방어 2명이 볼을 향하지 못하도록 방어했고, 마갈량이스의 의도대로 상대 대인 방어 2명은 니어 경합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그리고 (사진 4)의 마가량이스는 대인 방어에게 스크린을 걸은 이후, 이들을 뿌리치고 상대 6야드까지 진입한 모습이다. 이때 마갈량이스는 상대 지역 방어 인원을 몸으로써 가로막으며 니어에 대한 전진 시도 자체를 통제했다.
 
 마갈량이스가 실질적으로 경합에 참여할 수 있는 9명의 번리 수비자을 대상으로 스크린을 걸었다면, 라이스는 GK에 대한 스크린을 걸었다. 볼이 니어를 향해 안으로 감아서 들어오기 때문에 GK가 니어로 몸 방향을 돌려 선방 자세를 취하는 것 자체를 막고자 하는 의도다.
 
비록 볼이 더 깊게 도착하기 전에 상대 지역 방어 인원에 의해 PA 외부로 볼이 방출되었으나, 아스날이 준비한 세트피스의 위험성을 충분히 드러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사진 4): 마갈량이스와 라이스의 스크린 액션, 니어 포스트에서는 3v3의 경합 구도가 형성됨

 
사카가 인스윙 키커로 나선 오른쪽 코너킥에서도 아스날의 코너킥 컨셉이 명확히 드러났다. 아래 제시된 코너킥 상황은 아스날의 첫 코너킥 시도 상황이다.
 
아래 (사진 5)에서 키커 사카가 오른팔을 들었다 내려 신호를 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때 해당 세트피스의 '방해자'인 살리바가 상대 대인 방어 인원을 끌고 파 -> 니어 포스트로 공격 움직임을 취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5): 오른팔을 통해 신호를 준 사카, 살리바는 파 -> 니어로 공격 움직임 준비

 
위의 상황을전체적으로 살펴본다면, 앞서 제시한 세트피스 상황과 동일하게 진첸코가 키커 가까이 지원을 와 상대 수비 1명을 끌어들이고, 1차 저지선으로서 마르티넬리가 위치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PA 내부에도 번리의 지역 방어 5인과 대인 방어 4인에 대해 6v9 구도를 형성했다.
 
니어 포스트 공격 인원은 마갈량이스-살리바-하베르츠로 구성되며, 이들은 모두 파 -> 니어 포스트로 공격 움직임을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세트피스의 '목적지'인 마가량이스 앞에 놓인 트로사르를 제한 상대 대인 방어의 견제를 받는 3인이다.
 

(사진 6): 아스날의 공격 움직임이 취해지기 직전 장면

 
라이스는 역시나 GK에 대한 스크린을 계속적으로 걸고 있는 상태다. 이때 상대 대인 방어 인원 1명을 제외하고 니어 포스트를 지키는 인원이 아무도 없는데, 이것이 아스날이 만들고자 한 장면이다.
 
순간적으로 GK의 시야 및 액션에 장애가 발생함으로써 골문과 골문 앞 공간을 노출하며 허점을 드러내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때 마갈량이스는 니어 포스트로 돌진하며 상대 대인 방어 인원과 경합할 수 있었다.
 

(사진 7): 라이스의 GK에 대한 스크린

 
아스날의 니어 공격 인원 3명은 성공적으로 공격 구역 진입에 성공했으나, 앞전에 제시된 코너킥 상황과는 다른 양상의 선수 역할 배치가 나타났다. 첫 코너킥이었기 때문에 아스날의 공격 패턴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상대가 니어를 비워두자, 3v3의 구도를 만들기보단 니어로 돌진하는 마갈량이스에 대비하지 못한 상대와의 1v1 경합 구도를 창출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마갈량이스와 함께 니어로 공격 움직임을 취한 살리바와 하베르츠는 상대 대인 방어의 니어 진입을 방어하고 있음을 확인 가능하다. 파 포스트에 위치한 토미야스도 상대 지역 방어 내부로 침투해 스크린에 가담하며 이때 발생하는 파 포스트 빈 공간은 트로사르가 차지하는 모습이다.
 

(사진 8): 마갈량이스의 1v1 경합 상황 창출을 위해 스크린을 거는 살리바, 하베르츠, 토미야스, 라이스


아스날의 번리전 코너킥 컨셉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두 상황 모두 득점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스크린’이라는 기초적 액션을 자신들의 전술적 목표에 적절하게 융화시켜 상대로 하여금 위협적인 상황을 수차례 연출해냈다.

기존 파 포스트를 중심으로 꾸려나가는 코너킥 전술에 변칙을 가하며 다채로운 세트피스 전술을 보유한 팀임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남은 시즌 동은 아스날이 보여줄 수 있는 세트피스의 색채는 어디까지인지 주목해보아도 좋다.

출처: 아스날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영상 출처는 SPO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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