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개축 잡담소

[오성윤의 개축잡담소 12편]-토종공격수의 부활

오성윤 2021. 4. 20. 00:42

최근 국내 공격수들, 특히 스트라이커들의 득점 행력이 외국인 공격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표를 보면 국내 스트라이커들의 부활이 소속팀에게나, 국가대표팀에게나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데, 국내 스트라이커들에게는 입지가 잘 보장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근 수면 위로 떠 오르는 토종 공격수가 있으니 바로 제주의 주민규이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는 별로 낯설지 않은 이름일 것이다. 주민규는 서울 이랜드와 울산을 거쳐 지난 시즌 강등의 치욕을 맛본 제주에 입단했다.

제주에서의 성공을 위해 이를 갈고 닦았지만 부상으로 인해 마냥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대로 무릎을 꿇을 주민규가 아니었고, 부상을 털어낸 뒤 1부리그에서의 성공을 기약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현재 10R 라운드까지 진행된 리그에서 5골을 몰아치며 전북의 일류첸코를 이은 득점왕 랭킹 2위에 올랐고, 이는 국가대표팀에게나, 소속팀에게나 매우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사실 국가대표팀에는 황의조의 확실한 백업 자원이 없다. 이정협, 김신욱, 김지현 등이 거론되고, 실제로도 대표팀에 수차례 승선했지만 나이나 현재 폼을 고려하면 셋 다 황의조의 백업 자원으로서 좋은 활약을 펼쳐줄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만능적인 플레이스타일을 지닌 베테랑 공격수 주민규는 벤투 감독이 황의조의 백업 스트라이커로 선발더라도 절대 이상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벤투 감독에게 6월 A매치 기간 주민규를 한번 기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국내 스트라이커 수난 시대에서 용병들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쟁취하고, 최근 국내 스트라이커들의 고질병인 아쉬운 마무리 능력을 해결했다는 것은 분명 주민규에게 보이지 않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국내 스트라이커의 부활이 주민규에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공격자원들이 폼을 되찾아 벤투에게 더 많은 공격 옵션을 제공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