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개축 잡담소

[오성윤의 개축잠담소 14편]-무너져내리는 명가 재건의 꿈

오성윤 2021. 4. 28. 15:55

FC서울은 명가 재건의 꿈을 이루기 위해 코로나 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하며 박진섭 감독에게 미래를 걸었다.

박진섭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서울의 과감한 투자에 힘입어 나상호, 팔로세비치 등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스쿼드의 양과 질을 불렸다. 시즌 전 꾸린 양질의 선수들을 바탕으로 광주에서의 우당탕탕 축구 대신 패스로 간결하게 공격을 풀어나가는 축구를 구사했고, 구단의 신임에 부응하는 듯 시즌 초반 정말 막강한 모습을 보이며 저번 시즌과는 상반된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6라운드에 펼쳐진 슈퍼매치 승리를 끝으로 단 한 번의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약점이 더욱 확실하게 노출되고 있지만, 저번 시즌 광주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둔 박진섭 감독이기에 팬들은 반신반의하며 박진섭 감독을 믿어 보고 있다.

박진섭 감독은 기성용, 오스마르, 팔로세비치를 이용해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의 접근을 수월하게 풀어나가는 경기 운영 방식을 택하고 있고, 이는 잘 먹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기 내용적으로 완패한 제주전에도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는 나름대로 쉽게 쉽게 접근했으니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서울의 고질적인 문제는 그 이후 상황에서 나타난다.

마땅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서울은 페널티 박스 부근으로의 접근 이후 미드필더 내지는 양쪽 포워드의 중거리 슈팅으로 다소 허무하게 공격이 마무리된다. 서울의 빠른 공격전환을 파악한 상대팀은 서울의 선수들보다 한발짝 더 빠르게 수비 대형을 만들어 서울이 페널티 박스 밖에서만 맴돌도록 하는데, 이것이 위에서 언급한 허무한 중거리 슈팅으로 공격이 끝나는 이유이다.

상대의 빠른 대응과 밀집 수비에 고전한다는 문제점도 있지만 좀 더 본질적인 문제는 정통 스트라이커의 부재이다. 시즌 전부터 여러 포지션에 보강할 양질의 선수들을 영입하였으나, 85년생의 노장 박주영을 대신하여 확실한 주전 스트라이커로 뛸 선수는 영입하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스트라이커의 부재로 극심한 부진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하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주영까지 이르게 부상을 당하자 박진섭 갑독은 팔로세비치 내지는 정한민의 제로톱 기용, 홍준호 톱 기용 등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박주영의 공백을 채웠다. 그러나 이들은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유연한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어색한 모습을 보였고, 팬들은 정통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을 그리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쳐있다.

서울의 심각한 부진을 끊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다름 아닌 영입이다. 박주영을 대체할 스트라이커 자원을 빠른 시일 내에 영입해 구단의 요구사항인 리그 3위에 맞출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이 서울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