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는 어떻게 측면 공간을 창출했는가]

오성윤 2023. 9. 3. 18:04

분데스리가 2R, 라이프치히는 슈투트가르트와의 맞대결에서 5-1 대승을 거두었다. 비록 전반전의 경우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완전하게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으나, 계속적으로 자신들의 축구를 시도하며 슈투트가르트의 수비 조직을 흔들었다.
 
라이프치히의 공간 창출 방법은 슈투트가르트와 유사했다. 상대의 수비 블록을 특정 구역으로 밀집시킨 이후, 프리맨이 된 2SB을 최대한 활용하여 PA 내부까지 볼을 운반 및 투입하는 방식이었다. 라이프치히는 이러한 패턴으로 슈투트가르트를 집요하게 공략하여 결국 반전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라이프치히가 측면 2SB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준비한 경기 장치는 무엇이었을까?
 

경기 MOM 사비 시몬스 (출처: 키커)

 
라이프치히는 후방 빌드업을 위해 백스리를 형성하였는데, 이에 2DM이 깊게 관여했다. 경기 내내 LB 라움과 RB 헨릭스를 측면으로 넓게 펼쳐서 활용했기 때문에 LDM 슐라거가 2CB 사이로 들어가 마치 1.3.4.3 혹은 1.3.2.5 형태를 보이는 포메이션을 계속적으로 형성했다.
 
LDM 슐라거가 백스리 구축으로 위해 후방에 포진할 시, RDM 캄플은 빈 공간을 찾아다닌다. 마르코 로제의 1.4.2.2.2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많은 중앙 자원 배치로 RDM 캄플은 중앙에 대한 커버 움직임과 더불어 LB 라움 / RB 헨릭스의 부재 시 발생하는 측면 공간 가담도 함께 수행할 수 있었다. 
 

LDM 슐라거가 2CB 사이로 들어가 백스리 구축하며 1.3.4.3 대형 혐성

 
LDM 슐라거-RDM 캄플로 구성된 2DM의 역할 분배가 위와 같이 나타난 이유는 바로 LDM 슐라거의 '라 파우자' 바탕의 볼 운반 능력 때문이다. LDM 슐라거는 라이프치히가 후방 빌드업 시 많은 패스 워크 없이 볼을 파이널 써드와 미들 써드의 경계면 부근까지 운반하도록 도왔다.
 
상대 수비와의 철저한 간격 유지를 바탕으로 템포를 적절하게 조절하며 볼을 전진시킨 LDM 슐라거는 슈투트가르트의 수비 블록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켰고, 이는 즉 LB 라움과 RB 헨릭스의 측면 쇄도 공간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아래의 상황에서 후방 빌드업 가담으로 미처 올라오지 못한 LB 라임을 대신하여 RDM 캄플이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모습도 함께 찾아볼 수 있다.
 

LDM 슐라거가 볼을 잡고 적절한 템포로 올라오며 슈투트가르트의 수비 블록은 측면에 대한 견제를 허술히 함

 
라이프치히는 슈투트가르트의 수비 블록의 횡 간격을 좁혀 특정 구역에 밀집되게 하기 위해 4FW의 동선에도 세밀한 규칙을 부여했다. 아래의 상황에서 라이프치히는 RB 헨릭스가 측면 높게 올라가 4FW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RW 시몬스는 중앙에서 마치 RDM 캄플과 같이 움직이고 있으며 RDM 캄플은 RB 헨릭스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우측으로 향했다.
 
RDM 캄플의 우측 포지셔닝은 유연한 빌드업 및 상대 압박 유도를 이끌어냈고, 라이프치히는 이러한 배경 하에서 LB 라움의 아이솔레이션 상황을 강화하기 위해 슈투트가르트의 수비 블록을 라이프치히의 우측면으로 더욱 과밀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를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접근법으로써 상대 RB를 유인하는 LW 올모의 더미런이 제시되었다.
 
LW 올모는 의도적으로 RB 슈텐첼을 이끌고 우측을 향해 쇄도하였고, 이는 슈투트가르트의 수비 블록과 LB 라움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효과를 낳았다. 비록 수비라인에서 빠르게 전환이 일어나지 않아 LB 라움에 대한 RB 슈텐첼의 커버는 빠르게 발생하였으나, 라이프치히는 해당 시퀀스를 유효한 공격 작업으로 치환해 냈다.
 

LW 올모가 슈투트가르트의 수비 블록을 오른쪽으로 끌고 가면서 LB 라움이 프리한 상태 맞이

 
상대 수비 블록을 밀집시키기 위한 LW 올모와 RW 시몬스의 경기장 안쪽을 향한 움직임은 슈투트가르트의 우측 수비수에게 과부하를 주기도 했다. 아래 자료에서 슈투트가르트는 1.5.4.1 수비 블록을 구축하였으나, 1.5.4.1의 LW 퓌리히가 RCB 시마칸에게, LWB 소사가 RB 헨릭스를 프레싱하기 위해 전진하며 1.4.4.2로 형태에 변화가 일어났다.
 
LWB 소사의 수비라인 이탈로 인해 슈투트가르트의 수비라인은 라이프치히의 4FW와 4v3 구도를 맞이했고, LST 포울센을 2명의 수비수가 상대하면서 LW 올모를 1v1 마크하게 된 RWB 슈텐첼의 움직임에는 제약이 걸렸다. 측면에 대한 커버가 제한되고 LW 올모에 대한 수비에 치중해야 했던 것이다. 또한 1.4.4.2 수비 블록에서 우측에 위치하며 RW 역할을 소화한 정우영의 시선은 볼이 위치한 슈투트가르트의 스트롱 사이드로 향해 있었다.
 

라이프치히의 수비 블록 형태가 1.5.4.1에서 1.4.4.2로 전환됨

 
그리고 이는 왼쪽 측면에 넓게 벌려 있었던 LB 라움이 상대 시선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RW 정우영의 배후 공간을 차지한 LB 라움은 RCB 시마칸의 전환 패스를 받았고, 이를 RWB 슈텐첼이 저지하기 위해 뒤늦게 달려갔지만 LB 라움이 위치적인 이유로 RWB 슈텐첼과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었다. LB 라움은 경합에 대한 준비를 끝마친 반면, RWB 슈텐첼은 경합 지역에 도착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라이프치히는 이렇게 스트롱 사이드의 측면 자원인 RB 헨릭스를 통해 상대 수비라인에 포진한 선수들의 숫자를 최소화하고, 동시에 위크 사이드의 측면 자원인 LB 라움이 상대 배후 공간 포지셔닝을 통해 위치적 우위를 점한다는 프로세스로 슈투트가르트의 수비라인에 계속적으로 선택의 문제를 안겨주었다. 전반전 제시했던 2SB 아이솔레이션 창출 과정을 일부 수정하여 또 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슈텐첼이 경합을 시도했으나 라움의 승리로 끝났고, 슈투트가르트의 수비라인은 상대 공격라인과 직접적으로 맞붙게 됨.

 
스트롱 사이드에서 스트롱 사이드로의 전진도 이러한 원리를 통해 원활하게 일어났다. 아래의 자료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스트롱 사이드의 측면 자원인 LB 라움이 측면 높은 위치에서 상대 1.5.4.1 체제의 RWB 마시모를 끌어들였고, 이는 LW 베르너와 RCB 안톤의 측면 1v1 구도를 창출할 수 있는 패스 루트를 창출하였다.
 
2SB의 적절한 위치 조정이 상대 수비라인 구성원 개개인의 상승을 유도하였고, 이로 인해 측면 공간이 발생하면서 라이프치히가 더욱 직접적인 패스로 공격 시퀀스를 만들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라움에게 마시모가 유도되었고, 베르너는 이로 인해 발생한 공간에서 상대와 1v1 구도 맞이

 
라이프치히는 전반전 2SB의 아이솔레이션 상황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하지만 계속적인 아이솔레이션 창출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슈투트가르트의 밀집된 수비 블록을 뚫어내지 못했으며, 이를 빠르게 파악한 마르코 로제 감독은 전반전의 전술 체제에 약간의 변화를 가미하여 성공적인 후반전을 보냈다.
 
위기를 곧바로 기회로 치환한 마르코 로제 감독의 전술적 유연함이 이번 시즌은 라이프치히를 어디까지 올려놓을지, 그 귀추가 실로 주목된다.
 

출처: 키커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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