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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알론소가 경기를 풀어나가는 법 - 좌우 인원의 위치적 다름의 중요성]

오성윤 2023. 9. 25. 19:38

돌풍 아닌 돌풍을 일으킨 사비 알론소 감독의 레버쿠젠의 무패 행진은 5R까지 진행된 지금 아직 끊이지 않고 있다. 4R 바이에른 뮌헨과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5R 하이덴하임전을 승리로 마무리 지으며 공동 선두를 유지 중이다.

단순히 결과를 챙기는 데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전개 국면과 시원시원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많은 축구인들의 이목을 끄는 레버쿠젠은 5R 하이덴하임전을 어떻게 대승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겠다.

(사진 1) 많은 축구인들의 관심을 한눈에 받고 있는 사비 알론소 감독 (출처: DFL)


하이덴하임과의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레버쿠젠의 후방 구조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LCB과 RCB의 위치적 다름이다. 다시 말해 RCB 코소우누는 LCB 탑소바에 비해 전진해있는 상태를 경기 내내 유지했고, 이는 레버쿠젠이 풀어나가는 전개 국면의 균형이 좌측 반코트에 집중해있기 때문이다.

레버쿠젠이 RCB 코소우누를 전진배치함으로써 LCB-RCB의 그라운드 상의 대칭 관계가 어그러지도록 한 이유는 레버쿠젠의 ‘3FW 스위칭’에 놓여있다. 레버쿠젠은 개인 기량이 뛰어난 프림퐁과 보니페이스가 볼 운반 혹은 볼 관리에 관하여 최소한의 부담을 바탕으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둘을 전진 배치하여 상대 측면 수비와 1v1로 공격 상황을 맞이할 수 있도록 했고, 이때 발생하는 우측면 공간의 전반을 RCB 코소우누의 전진 배치로써 커버하는 방식이다.

(사진 2) RCB 코소우누의 전진 배치와 레버쿠젠 후방 빌드업의 작동 원리. (사진 4)와 비슷한 구도를 보이고 있으니 유심히 보도혹 하자.


프림퐁, 보니페이스와 함께 앞서 언급한 ‘3FW 스위칭‘의 일원 중 남은 하나인 RW 호프만은 RCB 코소우누의 포지셔닝으로써 우측면 미들 써드에 대한 개입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레버쿠젠의 전개 국면이 좌측면을 위주로 하여 전개되는 상황에서 RCB 코소우누는 레버쿠젠의 미들 써드에 대한 잠재적 전진 루트이자 수비 국면으로의 전환 시 저지선으로 존재했기 때문에 RW 호프만은 더욱 높은 구역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

그 단적인 장면 예시로 (사진 3)을 들 수 있다. (사진 3)에서 상대 수비라인 사이를 넘나들며 포지셔닝을 취한 RW 호프만은 오프더볼로써 상대 수비진 한 명을 붙잡아 보니페이스-프림퐁이 상대 수비와의 1on1에 직면할 수 있도록 했다. 상대 수비라인 뒤로 돌아가 상대 RCB을 자신에게 고정시킨 호프만에 의해 (사진 3)의 보니페이스는 상대 LCB과의 1v1 신체적 우위를 통해 득점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레버쿠젠은 보니페이스와 프림퐁이 잦은 빈도로 상대 수비와의 1v1 상황에 놓이게 함으로써 방향 전환 이후의 상황을 더욱 생산적으로 발생하게끔 하기 위해 자신들의 전개 국면의 균형점이 좌측 반코트에 편중되게 나타날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사비 알론소 감독은 LCB-RCB의 좌우 비대칭적 관계와 같이, LCM-RCM의 포지셔닝을 명백하게 달리 함으로써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사진 3) RCB 코소우누가 전진하고 레버쿠젠은 상대 수비 블록을 좌측명으로 밀집시킨 상태, 우측은 보니페이스와 프림퐁이 1v1 구도 형성


(사진 4)를 보라. 레버쿠젠은 RCB 코소우누가 전진 배치된 형태의 후방 3-1 대형을 구축하였고, 이의 중앙 꼭짓점으로 RCM 팔라시오스가 위치해있다. 반면 LCM 자카는 RCM 팔라시오스에 비해 한 칸 위로 올라가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레버쿠젠은 이러한 RCM-LCM의 수직적 구조를 통해 LCB 탑소바가 볼을 잡았을 경우, 총 3가지 이상의 패스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레버쿠젠이 좌측면 반코트 구역을 위주로 전개 국면을 보냄에 따라 하이덴하임의 하이 블록도 레버쿠젠의 좌측면을 향해 밀집되었는데, 이때 상대를 효과적으로 유인하기 위해 LCB 탑소바의 근처로 라인을 내린 LWB 그리말도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마크맨을 끌고 올라가면서 지원 움직임을 취하는 LW 비르츠의 패스 공간을 마련주었다. 또한 LCM 자카는 상대 전방 대형의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볼을 받기 위해 내려오면서 LCB 탑소바에게 대각선 패스 선택지를 제공했다.

RCB 코소우누 또한 (사진 4)에서 상대 ST의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잠재적 패스 선택지로 대기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때 RCB 코소우누가 전진 배치를 통해 상대 LW을 계속적으로 거슬리게 한 것이 경기 중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사진 5)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사진 4) 2CM의 수직적 위치 관계로 인해 LCB 탑소바는 대각선 패스 루트 확보, LWB 그리말도의 전진으로 인해 LW 비르츠의 지원 움직임은 성공


(사진 5)에서 레버쿠젠은 좌측이 아닌 우측에서 전개 국면을 풀어나간다. 이때 RCB 코소우누는 자신의 볼을 운반함으로써 상대 LW을 유인했고, 이때 수평적인 위치 관계를 유지하던 2CM는 무너지고 수직적 위치 관계가 형성된다.

순간적으로 발생한 상대 LW의 블라인드 사이드로 LCM 자카가 쇄도했기 때문인데, 다시 나타난 2CM의 수직적 위치 관계는 레버쿠젠이 우측면에서 상대 과밀화를 유도한 이후 택할 수 있는 대각선 패스 선택지를 마련해주었다. (사진 4)와 마찬가지로, 2CM의 수직적 관계는 상대 수비 블록을 유도한 이후의 탈출구로서 또다시 기능한 것이다.

이때 하이덴하임의 수비 구조는 레버쿠젠의 좌측면 공격진에 대해 3v3 구도를, 우측면 공격진에 대해 3v3 구도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LCM 자카의 침투는 하이덴하임의 수비라인 일원인 LCB이 저지해야만 했다. 즉 하이덴하임은 최후방 수비라인을 직접적으로 노출하게 되었으며 이때 LCM 자카의 활용 공간을 차단하기 위해 하이덴하임 MF들의 수비 가담이 행해지면서 레버쿠젠의 좌측면 공격진은 3v2 수적 우위를 맞이하게 되었다.

(사진 5) 오른쪽 측면에 상대를 밀집시킨 레버쿠젠, 자카가 침투를 통해 2CM의 수직 위치 관계를 형성하며 대각선 패스 선택지를 제공함


(사진 2~5)를 통해 레버쿠젠의 좌우 인원의 위치적 다름이 어떠한 구조로 이뤄졌는지 살펴보았다. 더 나아가 레버쿠젠은 위의 내용을 통해 전방 3FW가 자유롭게 스위칭할 수 있게 되고, 레버쿠젠이 전개 국면을 펼쳐나갈 때 상대를 유인한 이후 방향 전환을 시도해야하는 상황에서의 배출구인 대각선 패스 선택지를 부여받는다는 후속 효과도 함께 알 수 있었다.

리그 무패를 이어가고 있으며 시즌 전체를 따지더라도 모든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는 레버쿠젠, 과연 왕좌의 새로운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사진 6) 출처: 분데스리가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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