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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AM 프리맨화로 측면 극대화하기 전략]

오성윤 2023. 9. 12. 19:44

9월 A매치 주간, 세간의 주목을 이끈 가장 큰 이변은 단연 일본과 독일의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독일의 부진세와 일본과의 상대 전적 열세를 모습을 미루어볼 때 독일의 패배가 예상 불가능한 결과는 아니었으나, 4-1이라는 큰 점수차의 패배는 충분히 충격을 안겨줄만 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하의 일본은 5년간 다진 특유의 역습 전술을 통해 독일의 수비를 무너뜨렸으며, 특히 '측면 전환 이후 컷백'이라는 공격 컨셉을 바탕으로 독일을 압도했다. 10회의 PA 내부 슈팅, 3회의 결정적 기회 생산 등의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떠한 방식의 조직적인 측면 공격을 통해 전차군단에게 또다시 카타르 월드컵의 악몽을 안겨주었을까?
 

사진 출처: REUTERS Pic

 
우선 일본은 각각 리그앙과 프리미어리그에서 측면 돌파에 의한 공격 창출 부문에 장점을 보이고 있는 RW 이토 준야와 LW 미토마를 측면 터치라인에 가깝게 배치했다. 이는 LB 슐로터백과 RB 키미히로 구성된 독일의 측면 수비에 부담을 안겨주었다.
 
 RW / LW의 측면 배치로 상대 수비수와의 1on1을 창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본은 확실한 측면 수적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일본은 2CB 중 볼을 소유한 CB이 볼을 잡고 최대한 전진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고, 아래는 RB 슈가와라가 LDM 귄도안을 이끌고 RCB 이타구라 고의 전진을 도왔고, 일본은 측면에서 3v2 수적 우위를 만들었다. 
 
아래의 장면에서 LDM 귄도안이 왼쪽 측면에 부재한 LW 그나브리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으나, 독일은 RW 자네가 상대 LB을, LW 그나브리가 상대 RB을, 그리고 ST 하베르츠와 LDM 귄도안 / AM 비르츠가 전방 2ST을 이루며 상대 2CB 및 2DM 중 한 명을 압박했는데, 이러한 대형에서 가지는 후방 수적 우위를 적절히 활용한 것이다.
 
일본은 경기 전반적으로 2-4 형태의 후방 대형을 구축하였기 때문에, 후방 빌드업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빈도가 적었던 RDM 모리타에 대한 맨마킹은 LDM 귄도안 / AM 비르츠 중 전방 압박에 동원되지 않은 한 명이 담당하며 후방 5명의 수비 인원과 전방 5명의 수비 인원이 명백하게 분리되도록 했다.
 

RB 슈가와라가 LDM 귄도안 이끌고 갔으며, 전진 공간을 확보한 일본은 우측면에서 3v2 우위를 맞이할 수 있었다.

 
아래의 자료는 LDM 엔도 와타루가 LDM 귄도안을 끌고 전진하여 RCB 이타구라 고의 온더볼 부담을 덜어준 모습이다. 일본은 또다시 측면에서 3v2의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되었고, RW 이토 준야와 AM 가마다 다이치를 모두 신경 써야만 했던 LB 슐로터백은 결국 선택의 문제에 빠지며 일본의 측면 공격을 허용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AM 가마다 다이치의 프리맨화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2-4 후방 대형에 대해 볼 소유자를 제외한 선수들을 맨투맨으로 수비함으로써 수적 동위를 취하고자 한 독일의 수비 전력 속에서 수적 우위를 창출해내기 위해 ST 우에다를 활용했다.
 
앞서 제시한 자료의 경우, LW 그나브리가 빠르게 수비 복귀를 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일본이 수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점하며 RDM 모리타가 RDM 엠레 잔을 고정시켰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는 ST 우에다가 전방 공간에 대한 점유를 포기하고 독일의 3선으로 이동해 LDM 엠레 잔이 AM 가마다 다이치를 수비하지 못하도록 고정시켰다.  
 

ST 우에다가 LDM 엠레 잔을 고정시키면서 AM 가마다 다이치는 프리맨이 되었고, 일본은 또다시 측면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아래의 장면에서도 ST 우에다가 드랍되어 상대 2DM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는 독일의 3선, 아래의 장면의 경우 AM 비르츠-RDM 엠레 잔이 AM 가마다 다이치-RDM 모리타만이 아니라 ST 우에다까지 3명의 선수를 방어해야함을 의미한다.
 
일본의 2CB-LDM 엔도 와타루는 상대 2ST에 대한 수적 우위로 어렵지 않게 후방 빌드업을 전개했기에 RDM 모리타는 자신의 마크맨을 끌고 종적인 이동을 반복할 수 있었다. 특히 RDM 모리타는 종적 전진을 통해 상대 선수를 끌고가 LCB 토미야스 등의 전진 공간을 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일본은 이런 식으로 하프 스페이스에 AM 가마다를 '프리맨'으로 위치시킴으로써 LB 슐로터백에게 선택의 문제를 부여함으로써 공간을 허용하도록 강제했고, 계속적인 공략이 LB 슐로터백은 수비 집중력이 저하되어 일본의 우측면 공격을 수차례 허용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의 3선 2명은 AM 가마다 다이치-RDM 모리타-ST 우에다를 3v2로 상대했고, LB 슐로터백은 수적 열세에 놓임

 
그렇다면 RDM 모리타의 종적 움직임은 경기 중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RDM 모리타는 독일의 5명으로 구성된 전방 압박 인원 중 한 명인 AM 비르츠 혹은 LDM 귄도안의 맨마킹을 받았는데, 상황에 맞춰 이들의 위치를 조정하며 일본의 후방 빌드업을 용이하게 했다.
 
그 단적인 사례가 아래의 자료다. 독일은 후방 빌드업하는 일본이 2CB에게 볼을 보내자 순간적으로 LW 그나브리-LDM 귄도안이 폭을 좁혀 측면 패스루트를 막았다. 이때 RDM 모리타는 순간적으로 후방 빌드업에 참여하지 않고 종적 전진을 취해 자신의 마크맨인 AM 비르츠가 LDM 엔도 와타루가 신체 방향을 상대 골문으로 향하게 했을 시 압박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본의 후방 빌드업 패스 경로가 제한되지, RDM 모리타는 AM 비르츠를 이끌고 전진함으로써 LDM 엔도 와타루가 상대 골문을 볼 수 있도록 함

 
위에 제시된 장면 예시에서 LDM 엔도 와타루는 결국 볼을 잡고 운반할 공간을 확보하여 좌측 과밀화로 인해 수비 숫자가 많지 않았던 독일의 우측면으로 볼을 배급하였고, 이를 통해 LW 미토마가 RB 키미히와 1on1을 할 수 있었고, RDM 모리타는 AM 비르츠의 압박에서 벗어나자 곧바로 PA 내부로 침투해 공격 숫자를 더했다.
 
아래 자료에서도 RDM 미토마는 LDM 엔도 와타루에 비해 더 높은 구역에 위치함으로써 LW 미토마로 볼이 배급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였고, 또다시 PA 내부로 쇄도해들어가며 LW 미토마에게 끌려간 RB 키미히 제외 3명의 상대 DF와 일본의 FW가 수적 동위를 취할 수 있도록 가세했다.
 

RDM 모리타는 종적 이동함으로써 프리맨이 되었고, 볼을 받은 이후 LW 미토마에게 볼 배급

 
RDM 모리타의 PA 내부 쇄도의 의의는 상대의 수비 인원을 PA 내부로 밀집시키는 데 있다. RDM 모리타가 쇄도함으로써 독일은 수적 우위를 위해 LDM 엠레 잔을 PA 내부로 가세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동시다발적으로 RW 이토 준야도 중앙 지향적 움직임을 취하며 LB 슐로터백이 끌려갔고, 이는 다음의 상황에서 AM 가마다 다이치의 프리맨화를 초래했다.
 
이런 식으로 일본은 RDM 모리타의 전진을 통해 측면 공간을 발생시키고, 볼이 있는 측면에서의 공격에 실패했을 시 반대 측면으로 전환해 밀집된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일으켰다. 이는 또다시 측면에서 볼을 투입할 수 있는 공간을 발생시키며 '반대 전환 후 컷백'이라는 일본의 게임 컨셉을 더욱 탄탄히 만들었다.
 

RDM 모리타의 PA 내부 쇄도로 상대 수비 밀집, AM 가마다 다이치는 프리맨이 되어 왼쪽 공격 실패 시 전환할 수 있는 선택지 마련

 
일본은 집요하게 독일의 측면 공간을 공략하였고, LW 미토마가 위치한 일본의 좌측면에 RB 키미히를 인버티드 풀백으로 기용한 한지 플릭의 용병술은 패착으로 작용하였다.

풀백의 근본적 수비 역할인 측면에 대한 방어를 해야만 했기에 RB 키미히는 일본의 좌측면에 대한 견제를 펼쳐야만 했고, LB 슐로터백-LCB 뤼디거-RCB 쥘레의 변형 백스리의 앞에서 전방으로 볼을 배급하야 했던 RDM 엠레 잔이 과부하에 걸려 제대로 된 볼 배급자의 역할을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대 선수 3명의 압박을 받은 RDM 엠레 잔, 결국 패스 미스로 상대에게 볼 소유권 헌납


독일은 중앙에 상대 수비 인원이 밀집되었을 시, 그때 발생한 측면 공간을 LB 슐로터백 / RB 키미히가 차지하도록 했다. 이때 LDM 귄도안-AM 비르츠는 ST 하베르츠와 거의 동일 선상의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함으로써 상대 선수의 측면 수비 개입을 저지했다.

이를 통해 발생한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역발 공격수로성 성격을 지닌 LW / RW이 활용하고 LB 슐로터백 / RB 키미히는 그때 발생한 측면 공간으로 쇄도하여 측면 공격을 주도해나갔다.

하지만 RDM 엠레 잔은 중원에서 볼을 배급하는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했고, 아래와 같은 상황을 맞이하더라도 볼이 다시 중원으로 향했을 때 창의적인 공격 장면을 창출할 수 있는 RB 키미히의 포지셔닝이 어긋나면서 계속적으로 중앙으로의 볼 투입 이후 슈팅 마무리까지의 과정을 수행하는데 실패했다.

LDM 귄도안이 상대 수비 고정, LW 그나브리는 하프 스페이스 공간 활용하고 높게 올라온 LB 슐로터백이 측면 오버래핑


독일은 LB 슐로터백의 비대칭적 포지셔닝을 통해 1.3.1.5.1 / 1.3.2.4.1 전형을 취한 이후 상대를 유인해 RW 사네의 아이솔레이션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오른쪽 측면에서 컷백을 통해 PA 내부로 볼을 투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개 국면를 치렀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론 효과도 보지 못했다.

확실한 ST의 부재가 독일의 공세를 방해했고, RW 사네의 아이솔레이션이 발생하기 전까지의 전개 과정에서 일본의 1.4.4.2 수비 대형에 의해 패스 루트가 제한되며 답답한 전개 국면을 보냈다. ST 하베르츠의 지원 움직임 이후 온더볼 창의성 부족 및 나머지 인원의 정적인 움직임으로 독일의 전개 국면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등 독일의 후방 빌드업은 쉽사리 수비라인을 벗어나지 못했다.

좌측면 반코트에 일본의 미들 블록을 유도 -> RW 사네의 아이솔레이션 맞이하는 패턴으로 몇차례 공격 기회 창출


공격적인 선수 배치를 선보인 한지 플릭 감독은 용병술 , 전개 국면 시 세밀한 동선 정리 등에서 실패한 모습을 보이며 결국 일본이 자신들의 축구를 또다시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원인이 되었다.

독일의 공격적 스탠스는 오히려 수비 불안정을 초래하며 대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짓게 된 원흉이 되었고, 대실점에서 비롯된 참사는 한지 플릭 감독이 경질되는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일본전 발생한 연쇄 작용은 또한 독일 축구의 급격한 몰락을 시사했다.

최근 성적이 최악으로 치닫으며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전차군단의 부흥을 위해 누가 한지 플릭의 후임으로 새 지휘봉을 잡을지 기대해보겠다.

출처: DFB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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