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K리그 전술분석

[울산이 수원FC 중원을 억제한 방법 - AM를 최전방에 배치하면 생기는 일]

오성윤 2023. 9. 27. 16:11

현대가 더비 승리 이후 리그 3경기 동안 승점 단 2점 만을 획득한 울산현대는 수원FC전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울산현대는 주중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의한 선수단 체력이 고갈되었고, 더불어 32R 동해안 더비에 대비해야 했기에 경기 베스트 11 선발을 신중히 하여 선수단 체력을 관리에 집중해야 했다.

이에 따라 울산현대는 빠툼과의 경기와 비교했을 때 다섯 자리를 교체하였으며, 이는 홍명보 감독이 경기 전략을 이전 경기들과 다르게 가져갈 것을 암시하였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이 준비한 경기의 주요 전략은 ‘프리맨’ 이동경이었다.

(사진 1) 출처: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 감독은 이동경을 마틴 아담과 함께 1.4.4.2 형태의 수비 대형의 최전방에 배치함으로써 수비 국면에서 공격 국면으로 전환되었을 시 상대 수비라인과 직접 대치하면서 볼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때 AM 이동경은 (사진 2)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LCB 최보경을 뒤로 누르면서 수원FC의 최대 장점인 이영재-이승우-윤빛가람 3MF 체제의 블라인드 사이드에 볼을 연결받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였다.

울산현대는 (사진 2)의 상황처럼 수비라인에서 볼을 전진시킬 수 있는 공간을 모색할 때 LW과 RW이 각각 상대 RB과 LB을 이끌고 측면 공간을 노출하게끔 했다. 이렇게 발생한 공간은 울산현대의 SB이 점유하며 프리맨으로서 존재했고, 울산현대의 수비라인은 AM 이동경 / 2SB이라는 2가지 이상의 전진 패스 선택지를 바탕으로 공격 시퀀스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었다.

(사진 2) LCB 최보경을 누르면서 수원FC 3MF의 블라인드 사이드를 공략하는 이동경, 이와 더불어 LW-RW의 움직임으로 인해 2SB은 프리맨이 됨


(사진 3)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AM 이동경은 수원FC의 3MF 체제의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볼을 받았고, 이때 상대 LB 정동호가 끌려 나오며 LW 아타루-ST 마틴 아담-RW 루빅손으로 구성된 3FW는 세 명으로 줄어든 상대 수비라인과 수적 동위를 이루며 전개 국면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AM 이동경은 이러한 방식으로 공격적 창의력은 탁월하나 수비적인 측면에 있어서 취약점을 노출하는 수원FC 3MF의 배후 공간을 공략했다.

이와 더불어, (사진 3)을 통해 우리는 AM 이동경이 상대 수비라인과 3MF 사이 공간으로 내려가 볼을 받았을 때 울산현대의 LW-RW은 상대 SB을 이끌고 중앙 밀집시키는 과정을 수월하게 실행할 수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AM 이동경이 볼을 받으러 내려갈 때 상대 수비수 한 명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따라 올라가면서 LW-RW이 상대를 유도할 공간과 심리적 우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사진 3)의 상황은 ST 마틴 아담의 파울로 종결되었으나 LW 루빅손에게 볼이 연결되었고, 이때 LB 이명재가 오버래핑하면서 프리맨으로 상대 우측면을 공략했다. 정상적인 플레이로 지속되었다면 울산현대가 경기 전 준비한 공격 시퀀스의 일환으로서 작동했을 것이다.

(사진 3) 상대 수비라인과 3MF 사이 공간을 공략한 AM 이동경, LW-RW이 안으로 좁히면서 LB 이명재가 프리맨으로서 측면 쇄도


LCB 최보경이 AM 이동경의 의도대로 뒤로 물러나지 않고 패스 루트를 차단한다면 울산현대는 측면을 활용하여 AM 이동경이 LCB 최보경과의 경합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도록 도왔다. 상황에 따른 공격 대형에 따라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를 오간 LW / RW에게 직접적으로 볼을 투입함으로써 상대 SB의 전진을 유도하는 것이다. 상대 2SB은 울산현대의 LW / RW과 1v1 대치 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에 이끌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울산현대는 이렇게 상대 2SB에게 자신들의 측면 자원을 전진 수비하도록 강제했고, 이때 발생하는 2SB의 블라인드 사이드는 AM 이동경이 활용했다. 상대 수비와 울산 공격진이 수적 4v4 동위를 이루면서 서로 대치했는데, 이때 울산현대 공격진 개개인이 수원FC의 수비 인원 각각을 강하게 피닝했기 때문에 AM 이동경에게 배후 쇄도 공간이 넓게 발생했던 것이다.

(사진 4) 상대 LB이 울산현대의 RW 루빅손에게 끌려갔고, 이때 이동경은 자신을 따라온 LCB 최보경의 뒷공간 공략


(사진 5)도 위와 동일한 상황이다. 울산현대는 수비라인에서 LB 이명재를 통해 볼을 전진시킬 활로를 모색 중이며, RW 강민성은 LB 이명재를 향해 프레싱을 취하고 있다. 이때 LW 황재환은 상대 RW의 배후로 움직이며 자신의 마크맨인 상대 SB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이는 LW 황재환에게 유도된 상대 SB과 ST 마틴 아담에게 고정된 CB들 간의 거리가 멀어졌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상대 수비라인과 3MF 사이 공간에서 프리맨으로서 존재했던 AM 이동경은 이때 발생한 상대 CB과 SB 사이 공간을 공략했다. RB의 블라인드 사이드로 쇄도하는 동시에 ST 마틴 아담에게 고정된 RCB의 수비 집중을 자신에게 분산시킴으로써 울산현대의 공격진이 상대 수비라인과 3v3 대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수비라인에서 전개 국면을 주도할 시, 이동경은 수비라인과 3MF 사이에 위치하며 후방에서부터 볼을 전진시킬 수 있는 활로를 제공했다.

(사진 5) 수비라인의 일원인 LB 이명재가 볼을 잡고 있고, 이때 이명재를 향해 압박하는 RW의 블라인드 사이드로 LW 황재환이 상대 SB을 끌고 갔으며 이때 발생한 공간을 AM 이동경이 공략


반면 울산현대가 RW / LW과 2SB을 활용하여 측면 돌파를 시도할 경우, AM 이동경은 프리맨으로서 상대 레드존을 타격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PA 내부로 쇄도하여 투입되는 볼에 대한 경합을 펼치기보단, PA 부근에서 대기하며 세컨볼 등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가 득점 찬스를 창출하고자 하는 전략이었다. (사진 6)을 본다면, 울산현대는 RW 루빅손을 활용하여 수원FC의 측면을 공략하였고, RB 김태환도 오버래핑을 통해 이에 가담하여 상대 수비 블록을 부분적으로 울산현대의 우측면에 밀집시켰다.

여기서 우리는 LDM 김민혁에 대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사진 6)에서 울산현대가 측면 돌파함에 따라 상대 수비 블록은 우측에 밀집되었고, 이때 LDM 김민혁은 순간적으로 PA 안 침투 움직임을 취하며 상대 MF의 수비 가담을 이끌어냈다. LDM 김민혁의 PA 쇄도에 대한 패스길 차단 및 후속 상황에 대한 수비 액션을 위해 수원FC 수비 블록의 MF 자원들은 LDM 김민혁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편 AM 이동경은 LDM 김민혁의 PA 쇄도의 영향으로 인해 상대 MF의 시선에서 벗어나며 PA 부근에서 프리맨 되었는데, 이처럼 울산현대는 측면 전개 시 LDM 김민혁의 움직임을 통해 PA 내부의 수적 열세를 극복했고, 이로써 AM 이동경은 상대 수비 블록 인원의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프리맨이 되며 직접적인 상대 박스 타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진 6) 측면 돌파를 시도하는 울산현대, LDM 김민혁의 순간적인 PA 쇄도를 통해 AM 이동경은 상대 수비 블록 인원의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프리맨이 됨


(사진 7)은 AM 이동경이 상대 수비라인과 3MF 사이에 위치해있는 장면이다. 이와 동시에 울산현대의 전개는 RW 아타루를 중심으로 측면에서 진행되었다.

위의 내용과 같이 수원FC의 SB은 RW 아타루를 향해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고, LDM 김민혁은 AM 이동경의 PA 외부 프리맨화를 지원함과 동시에 상대 3MF에게 선택의 문제를 제공하여 시야를 제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방 쇄도하는 모습이다. (사진 7)의 상황에서 RW 아타루는 AM 이동경에 대한 패스 루트를 인지하였고, AM 이동경과 그를 견제한 LCM 이영재도 이를 파악하여 후속 상황에 대비하는 동작을 보였다.

하지만 두 선수의 1v1 경합 상황에 LDM 김민혁이 자신의 움직임으로써 관여하며 RW 아타루의 패스 선택지에 다양성을 주었고, 이에 따라 LCM 이영재는 상대 MF 두 명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2v1 수적 열세에 놓였다. 결과적으로 울산현대는 측면 3명의 인원을 통해 RW 아타루를 기점으로 다양한 패스 루트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사진 7) RW 아타루를 기점으로 측면 전개를 시작하는 울산현대, LDM 김민혁의 약속된 쇄도 움직임으로써 상대 LCM 이영재에게 수적 열세를 부과함


이처럼 울산현대는 이동경의 전개 국면 관여도를 낮추는 대신, 계속적으로 그를 프리맨으로 만들어 레드존 타격에 대한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수원FC의 수비 블록을 효과적으로 흔들고자 했다. 그 결과, 울산현대는 위의 경기 전략을 바탕으로 하여 선취 득점을 만들어냈다.

계속적으로 상대 수비 블록을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상대 DF 우고 고메즈의 다이렉크 퇴장을 이끌어냈으나 10명의 수원FC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한 울산현대, 과연 동해안 더비를 승리로 가져와 리그 2연패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까?

(사진 8) 출처: 한국프로축구연맹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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