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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타가 랑스의 압박 특성을 이용한 방법 - MF 블라인드 사이드의 최대 활용]

오성윤 2023. 10. 6. 22:55

아스날이 속한 B조는 상대적으로 쉬운 조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모두 절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고, 조별 예선 2라운드 상대인 랑스는 아스날을 잡아내며 예상보다 일찍 아스날의 향후 일정에 차질을 주었다.

랑스는 짜임새 있는 압박 체계를 통해 아스날을 경기 내내 괴롭혔으며 아스날은 경기 전반을 지배했으나 랑스의 저항을 계속적으로 극복해내야만 했다. 랑스는 조직적 압박을 통해 결과적으로 (사진 1)에서 볼 수 있듯 경기의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사진 1): GK가 RW을 향해 볼을 보내자, LWB은 이를 파악하고 거세게 압박하여 볼을 탈취함. LCB의 커버 움직임도 볼 수 있음


랑스는 특히 상대가 볼을 소유할 경우 적당한 서로간 간격을 구축하여 아스날이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공간 모두를 차단하려는 의도를 가졌으며 미들써드에 비해 파이널 써드와 디펜시브 써드에서 더욱 그러한 경향을 보였다.

반면 자기 진영에 속한 미들써드, 즉 경기장을 4등분 했을 때 4분의 2 지역에서 랑스는 촘촘한 수비 블록 간격을 통해 상대가 활용 가능한 중원 공간을 차단하는 데 집중했는데, 아스날은 이를 의식하여 카이 하베르츠의 영입 이후 더욱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LCM 더미런 -> LW에게 다이렉트 전환이라는 패턴을 또다시 활용했다.

(사진 2) 에버튼전 적극 활용되었던 LCM 더미런 -> LW에게 전환 공격 패턴


그 예로써 (사진 3)을 보라. (사진 3)에서 아스날은 이미 LCM를 통해 상대 측면 MF를 끌어내림으로써 LW에게 큰 폭의 전환을 시도한 상태이다. 이는 아스날이 랑스의 미들써드에서 파이널 써드로 접근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아스날은 3선 -> 측면 -> 3선 전환 패턴 중 측면에 볼이 머무는 상태이며 위의 패턴을 비추어 보았을 때 다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LW의 액션은 3선으로의 패스 전달이다. LW -> 3선 패스 연결이 성공적으로 발생한다면 랑스의 MF들은 아스날의 높이 상승한 3선의 자유로운 공격 액션을 억제하기 위해 끌여당겨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끌여당겨진 랑스 MF들은 블라인드 사이드를 무방비 상태로 노출할 것을 강제당하며 이는 곧 PA 부근 / 내부 공간의 창출을 의미한다. 이때 아스날은 상대의 중앙 인원을 최소화함으로써 측면 전환 패턴과 PA 내부 공간 활용 과정을 효율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RB을 3선에 가담시켜 상대 우측면에 수적 부담을 가했다.

(사진 3): LW -> 3선으로 볼을 가는 과정에서 상대 MF들은 전진하며, 이때 PA 부근에는 공간이 발생함


(사진 3)에서 볼 수 있는 패턴은 (사진 4)와 같은 형태로 응용된다. (사진 4)에서 아스날은 또다시 RB을 높은 위치에 배치하여 3선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게끔 하였고, 랑스의 MF는 측면 -> 3선으로 볼이 순환되면서 프리맨으로서 볼을 잡은 아스날의 LB과 적정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공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태다.

아스날은 RB의 높은 포지셔닝을 통해 랑스의 우측면에 부담을 주어 상대 선수 3명의 부분적 과밀화를 이끌어냈으며 아스날의 LW-LCM는 왼쪽 측면 및 하프 스페이스에서 상대와 수적 동위 상태를 형성하였다. CF까지 포함한다면 상대 5DF 중 3DF와 수적 동위의 상태에서 직접적으로 대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LW-LCM와 대치한 랑스의 DF는 진첸코가 자신들의 수비 구역을 향해 공격 액션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동료 MF들의 블라인드 사이드와 PA 공간 두 가지 모두에 신경을 써야했고, 이는 공간 활용에 일가견이 있는 하베르츠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혼동이 온 상대 선수의 배후로 침투하며 성공적으로 유효 슈팅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진 4): (사진 3)과 대체로 유사한 상황. LB에 대해 상대 RCM이 전진하였고, 이때 발생한 배후 공간 커버에 RCB의 신경이 집중되자 LCM은 이를 놓치지 안호 배후 침투.


그렇다면 이렇게 상대 진영까지 볼을 끌고 나가기까지에 있어서 아스날은 디펜시브 써드에서 어떻게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RCM 외데고르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랑스는 GK가 후방 전개에 직접 관여하면서 2-4 후방 구조를 취한 아스날을 자신들의 좌측면으로 몰아넣기 위해 채널링을 걸었고, 아스날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MF 숫자를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RCM 외데고르에게 더욱 잦은 빈도로 상대 골대를 등진 채 위치를 하강하게 함으로써 말이다.

(사진 5)가 그 단적인 예시다. 외데고르는 수비라인의 전진 패스를 받아준 후 미들써드에서 디펜시브 써드까지 볼을 끌고 내려왔다. 이를 통해 상대 2CM가 함께 따라 올라오면서 아스날은 GK 포함 후방 7v5 수적 우위에서 볼 전진을 도모할 수 있었고, 상대 MF를 이끌어낸 아스날은 의도적으로 랑스의 채널링 방향을 향해 볼을 끌고 갔다.

아스날이 후방 전개 방향을 자신들의 우측면으로 설정한 이유는 아스날의 왼쪽 자원의 후방 전개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아스날은 상대 2CM가 노출한 블라인드 사이드, 즉 DF-MF 사이 공간을 CF를 통해 활용했는데, 이후 상황에서 왼쪽 공격 자원의 더욱 신속한 공간 점유를 통해 4v5 수적 불리에서도 공격 국면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사진 5): 외데고르의 디펜시브 써드 런. 상대 2CM가 유도되었으며 이때 발생하는 블라인드 사이드는 아스날의 1선이 활용


이러한 프로세스는 (사진 6)과 같이 상대 DF-MF 사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CF가 상대 DF 한 명을 끌고 내려왔을 때 RW이 중앙으로 파고들어 상대 수비라인을 직접 타격하는 공격 방식으로 파생되기도 했다.

이때 GK 라야는 정확한 킥 능력을 통해 여러 공간으로 볼을 투입할 수 있게 되며, 아스날의 이와 같은 후방 전개 방식은 외데고르의 상대 2CM를 끌고 오는 ‘디펜시브 써드 런’이 수반되었기 때문에 연출될 수 있었다.

(사진 6): 외데고르의 디펜시브 써드 런으로 인해 발생한 상대 MF 블라인드 사이드를 활용하는 CF


70%에 육박하는 경기 점유율로 지배자의 모습을 보였으며 xT 지표에 관해서도 우세함을 가져간 아스날. 하지만 아스날의 효율적인 공격•수비 전환 체계를 뚫어내지 못했으며 두 국면에 대한 대비 상황에서의 끝맺음도 아쉬웠다.

예상보다 빠르게 변수가 발생한 B조의 행방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출처: 게티 이미지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영상 출처는 SPO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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