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이적료를 바탕으로 아스날에 합류한 데클란 라이스는 여러 매체와 팬들 너 나 할 것 없이 호평일색이다. 소위 ‘돈값’을 적절히 해내며 매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라이스의 전술적 가치도 또한 대단하다. 감히 아스날의 게임모델에 대해 가장 이해도가 높은 선수라고 칭하더라도 전혀 과언이 아닐 정도다. 볼 소유 여부와 선수 위치에 상관없이 항상 최적의 선택을 해내기 때문이다.
아스날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 시간을 자신들의 것으로써 생산적으로 보내고 싶어하고, 따라서 낮은 지역에서부터 상대 수비와 대치한다. 그리고 이는 아스날이 거의 대부분의 인-포제션 국면에서 상대 수비에게 선택지가 ’강제‘당하는 상황에 잦게 부닥침을 의미한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를 개인의 능력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기본 1.4.4.3 시스템의 RCM로 창의성이 뛰어난 외데고르를 기용한다. 필연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그 반대편, 즉 LCM 데클란 라이스는 객관적인 시선에서 외데고르와 같은 창의성을 지니지 못햇으나, 상대 수비적•공격적 대응에 의해 강제된 상황에서 주어진 선택지를 바탕으로 항상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해낸다.
예를 들자. 아래의 (예시 1)을 보라. 왼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볼을 전달받은 라이스는 자신이 볼을 소유한 채 공간을 향해 과감히 전진했고, 영리하게 상대 DF(6번)를 제치며 총 3가지 선택지를 맞이했다.
이때 라모스의 빠른 대처와 상대 수비 블록의 인텐시티 런은 라이스의 선택지를 빠르게 제거했는데, 이미 전진하는 과정에서 상황 파악을 끝낸 라이스는 상대 수비가 자신의 왼쪽 공간에서 쇄도한 마르티넬리를 등지고 자신을 바라보자 곧바로 인터벌을 향해 침투 패스를 시도했다.
자신이 자유로운 시간을 활용해 주변 분위기를 파악하고, 이 시간 동안 염두해 둔 선택지가 제거되자 곧바로 유효한 플레이로 이어질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를 찾아감으로써 아스날의 PA 안 접근을 용이하게 만든 것이다.
(예시 1)과 달리, (예시 2)에서 라이스는 오프더볼에서 팀 공격 전개에 참여 중이다. 이때 라이스는 볼의 상승에 맞춰 좌측 하프 스페이스를 따라 전진했다. 라이스의 포지셔닝은 볼을 잡은 제주스의 패스 옵션, 혹은 우측 전환 시 상대 뒷공간 공략의 주체로서 기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주스는 직접 드리블하는 것을 선택했고, 상대 뒷공간을 노리던 라이스는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어 제주스에게 전진 공간을 제공했고, 이러한 라이스의 움직임은 상대 RB에게 수적 부담을 주어 RW 사카가 명확한 목적을 바탕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는 또한 상대적으로 공격진과 거리거 멀었던 토미야스가 오버래핑하지 않고 조르지뉴가 효율적으로 3선 저지선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스의 적절한 상황 판단이 동료들과의 상호 관계만이 아니라 팀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 작용을 한 것이다.
다음은 예도 마찬가지다. 라이스는 아스날의 후방 전개 국면에 참여 중인 상황이다. 이때 라이스는 팀의 후방 전개에서 GK-DF가 볼을 쉽게 전진시키지 못하자 빠르게 상대의 압박 대형을 살핀 후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라이스는 상대가 6인 블록을 구축했다는 점을 우선 파악하고 주변 프리맨, 즉 LB 토마야스를 찾아냈다. 그리고 상대의 채널링이 본격화되자 프리 상태인 LB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상대 MF를 끌고 동료 LCB에게 전진했다.
끌려가지 않았다면 LB을 견제할 수 있었던 상대 MF는 결국 라이스의 움직임에 넘어갔고, 볼을 동료 LB에게 향하며 팀 공격이 시작되었다.
위에 제시한 예시 3가지는 모두 라이스의 빠른 상황 판단력, 그리고 이를 유효한 기회로써 치환해내는 과감한 실행력이 결합된 산물이다. 팀 게임모델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도 빼놓을 수 없다.
라이스는 항상 각 상황에 대한 최적의 판단을 내리지만, 이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라이스의 플레이는 되려 당연하기에 ‘전술적 리더’로서 팀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며, 이는 라이스가 아스날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이유다.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영상 출처는 SPO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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