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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v 아스날] 상대 수비 블록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진첸코의 진가

오성윤 2023. 10. 25. 21:43

첼시는 아스날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기 위해 1.4.4.2 구조의 수비라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수를 동원하여 전방 압박을 가했다. 아스날은 이에 대해 진첸코-라이스-조르지뉴를 모두 기용하였고, 이들의 역할을 명확히 하며 상대 압박에서 탈출하고자 했다.

조르지뉴는 3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후방의 전반적인 조율을, 라이스는 조르지뉴를 돕는 동시에 진첸코의 인버티드 롤로 인해 우측에 비해 빈약해진 좌측 공격에 계속적으로 가담하였고, 진첸코는 이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러한 체계에서 진첸코는 조르지뉴/라이스를 도와 경기를 조율하기도 했지만, 동료 3선진이 전진 패스를 보낼 수 있는 명확한 패스 옵션을 창출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이때 진첸코는 상대의 '사이 공간'을 - 라인과 라인, 선수와 선수 사이 - 적절히 활용하며 상대 수비 블록에 혼란을 야기했다.

(사진 1) 라이스는 좌측 하프에서 활발히 공격 가담, 조르지뉴는 3선에서 정적인 모습을 취했으며 진첸코는 이 둘 사이를 연결함 (출처: markstats)


진첸코의 움직임으로써 진첸코는 ‘자신이 직접 패스 옵션이 될 수’ 있었으며 ‘동료를 패스 옵션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었는데, 빠른 상황 판단력을 바탕으로 이 두 목적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움직임을 취했기에 아스날의 전개는 시원시원하게 나아갈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아스날의 전개를 방해하는 상대 전방 대형을 '돌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라인과 라이 사이로 볼이 전달됐을 때 첼시의 수비진은 이를 방어해야만 했고, 결과적으로 RB을 포함하여 넓게 펼쳐진 아스날의 공격진은 상대 뒷공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었다.

진첸코는 이를 활용해 상대가 유동적으로 수비하기 어려운 인터벌로 쇄도함으로써 조르지뉴의 명확한 패스 옵션을 만들었고, 또한 상대 수비 블록을 타개해 DF-MF 사이 공간으로 진입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사진 2)에서 RB 화이트는 수비라인에 합류했고, 이로 인해 조르지뉴가 중앙을 점유하면서 전개가 왼쪽 측면으로 향하자 진첸코는 좌측면 수적 여유를 활용하기 위해 상대 시야가 조르지뉴에게 고정된 사이 순간적으로 MF-DF 사이 공간을 활용했다.

진첸코의 이러한 움직임은 상대 수비 블록의 일부를 돌파해내며 수비라인의 전진을 이끌었고, 상대 RCB-RB과 2v2 동위에 놓여 있던 라이스-제주스는 상대 뒷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사진 2) 화이트의 수비라인 합류로 조르지뉴가 중앙 점거, 진첸코는 좌측 수적 여유를 활용하기 위해 상대 인터벌 활용


반면 동료를 패스 옵션으로 만드는 경우에는 (사진 2)와 같이 3선에 대한 상대 압박을 자신에게 고정하여 (사진 2)에서 자신의 처지가 그랬던 것과 같이 조르지뉴의 프리함을 제공했다.

그 예로써 (사진 3)을 보라. 첼시는 1.4.4.2 수비 블록을 바탕으로 아스날의 후방 전개를 방해하였는데, 이때 진첸코에게 상대 2CF가 고정되었다. 진첸코는 이를 빠르게 인지하고 주변 상황을 파악하였다.

앞서 제시된 (사진 2)와 달리 RB 화이트가 전진하면서 조르지뉴는 후방 전개가 원활히 전개될 수 있도록 우측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때 진첸코는 조르지뉴를 향한 압박이 없음을 확인한 후 상대 2CF를 자신에게 피닝한 채 움직이지 않는다.

진첸코가 상대 2CF를 묶으면서 조르지뉴는 프리맨이 되었고, 상대 MF는 조르지뉴의 패스길을 차단하고 조르지뉴가 압박에 취약하다는 점을 공략하기 위해 전방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상대 MF의 압박이 실효를 가지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고, 결국 아스날의 볼 전진은 성공했다.

(사진 3) RB 화이트가 올라가고 조르지뉴가 우측을 점거하자 상대 2CF를 자신에게 고정해 상대 MF의 압박을 유도하는 진첸코


이는 아스날의 후방 구조가 전개 방향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했고, RB이 올라간 자리를 차지한 조르지뉴는 여러 명확한 패스 옵션을 바탕으로 전진 패스를 시도할 수 있었다.

실제로 조르지뉴는 첼시전 진첸코의 도움을 바탕으로 상대의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에서 여러 차례 생산적인 공격 시퀀스의 출발점으로서 역할하였다. 이전과는 달리 전진 패스를 잦게 시도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 4) 첼시전 조르지뉴의 패스맵과 세부 스탯 (출처: markstats)


진첸코는 팀의 후방 전개에 대한 완벽한 이해도와, 이것에서 비롯되는 영리한 포지셔닝으로 동료의 약점을 보완하고 볼의 전진이 원활하게 발생할 수 있도록 일조했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측면의 상대 공격수인 스털링에게 뒷공간을 수차례 내주는 등 수비적으로 허점을 드러냈으며 이를 이유로 오랜 시간을 소화하지 못하며 토미야스와 교체되었다.

과연 2023/24 시즌의 아르테타 감독은 어떠한 방식으로 ‘양날의 검’ 진첸코의 장점을 드러내고 약점을 보완할 것인지 그 활용법을 주목해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사진 5) 출처: Planet Football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영상 출처는 SPO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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