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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치히 v 즈베즈다] 라이프치히는 전방 수적 여유를 어떻게 활용할까?

오성윤 2023. 10. 30. 23:30

경기를 지배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이 극명하게 나뉠 때, 전자의 팀은 주로 후방의 숫자를 최소화하는 반면 전방에 많은 선수를 배치하여 수적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경향을 짙게 보인다. 단적인 예시로 높은 평균 점유율을 바탕으로 '지배'하는 경기를 펼치는 맨시티, 아스날, 바이에른 뮌헨, 울산 현대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후방 대형을 구축해 인 포제션 국면을 생산적으로 조립해 나간다. 반면 그 외의 자원들은 상대 MF-DF / FW-MF의 라인 사이 공간에 위치하며 후방과 전방을 연결함과 동시에 상대 수비 블록을 자유롭지 못하게 만드는데, 라이프치히는 '지배자'의 입장에서 많은 전방 인원을 바탕으로 한 상대 PA 접근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 팀이다. 

그 예로 즈베즈다전을 보면, 우선 2CM를 구성한 슐라거-캄플을 유기적으로 수비라인에 가담시켜 3-1 후방 대형을 세워 미들 써드로의, 더 구체적으로는 상대 1선을 돌파하는 지역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했다. 그 이유는 상대의 1.5.3.2 / 1.5.4.1 대형이 로우 블록의 형태로 구축되었기 때문에 라이프치히 3-1 후방 대형의 양측 스토퍼가 전진하는 2CF / 1CF의 옆 공간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라이프치히는 상대 FW-MF 사이 공간을 쉽게 공략할 수 있었다.
 

(사진 1) 라이프치히의 후방 대형은 상대 전방 대형을 무너뜨리기 적합한 구조로 형성되었고, 이는 즈베즈다의 수비 블록에게 '강제'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부여함


라이프치히는 고정적으로 2CB과 2CM, 즉 4명의 선수를 후방 대형에 참여시켰으며 이들은 개개인의 볼 운반 능력과 상대 전방 압박에 대한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공격 대형에 합류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전제로, 라이프치히는 상대 MF 라인을 바라보며 크게 두 가지 양상의 공격 패턴을 선보였다. 상대 대형의 이동에 따라 전방 5FW가 유동적으로 준비된 전술적 움직임을 선보였다.

첫 번째로, 상대 1.5.3.2 / 1.5.4.1 로우 블록에서 상대의 양측 MF가 끌려 나올 때, 라이프치히는 SB / 2CB 등 볼 소유자에게 상대 좌측 MF의 시야가 고정됨에 따라 홀로 3선에 위치한 슐라거 / 캄플을 향해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볼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사진 1)에서 볼 수 있듯, 상대 FW-MF 사이 공간은 위의 전제를 통해 충분히 창출됨과 동시에 상대의 타 MF는 자신 뒤에 위치한 라이프치히 5FW를 견제해야 했기에 3선에 슐라거 / 캄플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연쇄 효과로 작용한다. 슐라거 / 캄플이 볼을 받았을 때, 상대 수비 대형 전체는 중앙 밀집되며 슐라거 / 캄플에게 시선을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때 양측면에서 상대 RCB / MF의 마킹을 받던 LW 시몬스는 슐라거 / 캄플에게 시선이 집중된 상대 MF 블라인드 사이드로 쇄도해 LB 라움의 아이솔레이션 상황을 창출할 수 있다. (사진 2)의 LCM(슐라거)에게 상대 MF진의 시선이 쏠렸기 때문에 시몬스가 상대 RB을 쉽게 고정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2) (사진 1)과 같은 구도에서 파생될 수 있는 경기 장면인데, 여기서도 상대 수비 블록에게 밀집될 것을 강제하며 LB의 아이솔레이션을 확보함


이처럼 라이프치히는 후방 수적 우위를 통해 중앙 공간으로 진출했을 때, 라이프치히의 전방 5FW는 상대 수비라인을 중앙에 묶는 데 초점을 둔다. 상대의 백파이브 기반 수비라인이 견고하기 때문에 그들 전체를 밀집시킨 후, 그때 발생하는 위크 사이드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반면 상대 SB이 끌려 나왔을 때, 라이프치히의 5FW는 상대 수비라인의 수적 이탈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 MF가 끌려나갔을 때와 달리 상대 수비가 직접 끌려 나오면서 발생하는 상대 허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사진 3,4)이다. 상대 SB이 높게 끌려가면서 상대 수비라인은 균형성을 잃게 되고, 2CF는 올라간 상대 SB의 뒷공간으로 움직인다. 그럼 2CF를 방어하던 상대 2CB은 이를 따라가 수비진 사이 인터벌을 크게 노출할 수밖에 없다. 라이프치히는 이렇게 발생하는 공간을 공략한다. 5FW는 상대 MF-DF의 사이 공간, 즉 포켓 공간에 위치했기 때문에 상대 MF는 인터벌을 향해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뒤에서 따라가야만 했다.
 

(사진 3) 상대 RB이 LB에게 끌려나오자 LW은 이를 곧바로 포착하고 옆으로 빠져 LCF의 침투 공간 창출

 
아래의 (사진 4)도 마찬가지다. RB 헨릭스가 볼을 잡은 상태고, 상대 LB은 동료 LCM와 함꼐 헨릭스를 수비하기 위해 전진했다. 라이프치히는 이를 LB의 수비라인 이탈로 받아들였고, RCF가 순간적으로 상대 LB이 기존 차지하던 공간으로 달려가 상대 LCB을 끌어당겼다. 이때 상대 수비라인은 선수와 선수 사이 횡공간을 노출하게 되고, RW 포르스베리는 이를 곧바로 공략했다.
 
상대 CCB의 빠른 대처로 헨릭스의 침투 패스가 끊기면서 상황은 종료됐지만, 라이프치히는 상대 MF-DF 사이 공간에 위치한 5FW의 패턴 움직임을 통해 상대 MF진을 다시 한번 무력화시켰다. 이번에도 포르스베리의 순간적인 공간 쇄도에 대해 즈베즈다의 MF는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위치 상으로 뒤따라가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수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 4) (사진 3)과 대동소이한 구도이며 상대 LB이 전진하자 RCF는 옆으로 빠졌고, RW은 이때 발생한 인터벌로 쇄도함으로써 상대 MF진을 무력화시킴


이처럼 라이프치히는 후방에 적은 숫자를 배치하여 상대 1선을 돌파하였고, 볼 운반에 능숙한 라이프치히 후방 자원은 상대 1선 이하의 수비 라인에도 부담을 주었다. 이는 상대 수비 블록에게 계속적으로 선택의 문제를 제시하기에 적합했고, 즈베즈다는 라이프치히가 의도한 구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결국 무너졌다.
 
반면 즈베즈다의 수비 블록도 실망스러웠다. 기본적으로 지배 '당하는' 팀의 스탠스를 취했으나 카운터 어택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내재해 있었기에 수비 국면 시 성급함을 드러냈고, 이는 계속적으로 수비 대형의 사이 공간을 노출하는 원흉으로 작용하며 라이프치히의 패턴 플레이가 더욱 확실하게 작동하도록 도왔기 때문이다.
 
반대로 라이프치히는 이러한 즈베즈다의 허점을 잘 파고 들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 이유에는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해 전방 수적 여유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로제 감독 및 선수단 전체의 높은 이해도가 바탕을 이루고 있다.
 

출처: 게티 이미지


*모든 것은 제 사견이며 글의 구조적 안정감을 위해 제 생각임을 밝히지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영상 출처는 SPO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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