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개축 잡담소

[오성윤의 개축잠담소 17편]-창은 방패를 뚫지 못했다

오성윤 2021. 5. 3. 13:34

창은 이번에도 방패를 뚫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저번 경기의 수모를 갚을 설욕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저번 맞대결과 같은 루트로 제주에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이번 라운드의 무승부는 두 팀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다. 전북은 최종 난관인 제주를 뚫지 못하며 3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리그 챔피언이 되기 위한 여정을 가로막는 걸림돌에 부닥치게 되었다. 반면 제주는 6경기 연속 무패행진이라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더욱 절실히 느낀 점은 ‘드디어 나타난 현대가 더비의 새로운 대항마’이다. 서울, 포항, 수원 등이 현대가 2강 체제가 들어선 이후 항상 도전해왔다. 몇몇 도전은 성공했으나, 일시적이었다. 그러나 제주는 다르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주의 남기일 감독은 ‘짠물 수비’가 아닌 ‘공격’으로 유명한 팀이 되고 싶다는 짧지만 야망 있는 말 한마디를 남겼다. 남기일 감독의 이 발언은 결코 허무맹랑한 공약이 아니었고, 자신의 비전을 팀에 주입시키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오랫동안 국내축구계의 거물로 자리 잡고 있던 현대가 2강에 도전할 강력한 대항마가 나왔다는 사실을 반기지 않을 팬이 없을 것이다. 항상 강조하지만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주목받아야할 팀은 제주임에 틀림없다.

물론 시즌 중 제주를 괴롭히는 여러 악재가 다가올 테지만, 이 역경을 잘 헤쳐나간다면 제주는 전북, 울산에 이은 새로운 우승권 팀으로 오랜 기간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