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개축 잡담소

[오성윤의 개축잠담소 19편]-이젠 증명할 때

오성윤 2021. 5. 8. 22:59

최근 포항의 경기가 정말 재밌다. 템포가 빠를뿐더러 이에 그치지 않고 역습 전개, 패스워크 등등 유럽 축구를 방불케 하는 경기 내용을 팬들에게 선사한다. 신진호, 권완규, 송민규 등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팀에서 활약하고 있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리그 초반에는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의 이적과 선수진의 부상과 폼 저하라는 악재가 겹쳐 공격을 풀어나가는 거 조차도 힘들어했으나, 리그가 진행되며 선수들의 폼도 거진 다 올라왔다.

크베시치는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고, 임상협도 포항에 온 후 진짜 자신을 찾았다고 인터뷰를 했을 정도로 자타공인이 인정하는 포항의 에이스이다. 이수빈 또한 출전 시간을 점점 늘려가며 우리가 아는 ‘진짜’ 이수빈의 모습을 서서히 보이고 있다. 강상우와 송민규는 말할 것도 없고, 고영준도 어리지만 패기 있는 모습을 보이며 크랙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항상 마무리가 아쉽다. 박스 안 볼 투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투입에 성공했더라도 스트라이커들이 볼 소유에 더 큰 어려움을 겪어 득점이 거의 터지지 않는다. 실제로 포항이 터트리는 골의 비중이 송민규에게 쏠리는 좋지만 아쉬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송민규 골의 대부분이 타쉬 혹은 타 선수들과의 연계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크로스를 받은 헤더골이라는 점도 고무적이지만, 한편으론 매우 아쉽다.

골을 넣기 전까지의 과정이 원활하고 순탄하면 팀에게 엄청난 플러스 요소가 된다. 그러나 결과 없는 과정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결국 이기려면 골을 넣어야 하며, 꾸준하게 많은 득점을 해줄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포항이 작년의 일류첸코와 같은 스트라이커를 보유한다면 포항은 지금보다, 아니 작년보다도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일류첸코의 대체자로 야심차게 영입한 타쉬는 현재 1골만을 기록 중이며 그 1골마저도 PK이다. 큰 키로 주목받은 이호재, 이현일 등 다른 스트라이커도 마땅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항 구단으로써는 스트라이커들의 부활이 절실하고, 스트라이커들도 소속팀에서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얼른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