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세리에 A 18

[유로파리그 1차전 로마v레버쿠젠] 무리뉴가 레버쿠젠을 제압한 방법

2022/23 유로파리그 준결승, 레알 마드리드 시절 사제지간을 형성한 조세 무리뉴와 사비 알론소가 각자의 팀을 이끌고 동등한 위치에서 혈투를 벌였다. 레알 소시에다드 B팀의 지휘봉을 잡은 바 있는 사비 알론소는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의 후임으로 레버쿠젠에 부임하여 팀의 반등을 견인하는 등 이번 시즌 가장 유망한 감독 중 한 명으로 거론되었으며 팀의 유럽대항전 준결승 진출을 도왔으나, 결국 풍부한 토너먼트 경험과 확고한 수비 전술을 바탕으로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친 ‘스승’ 무리뉴 감독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부임 당시만 해도 좋은 흐름의 작년 시즌에 비했을 때 심각한 부진세를 겪은 선수단과 새 시즌에 접어들며 재정돈되지 않은 팀 색채를 보이며 하위권에 내려앉아있던 팀을 유럽대항전 티켓 경쟁..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AC밀란v인테르] 인테르가 형성한 실질적 수적 우위의 비밀

2022/23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002/03 시즌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던 유럽대항전 4강 ‘데르비 델라 마돈니나’가 펼쳐졌다. 2승 2무의 우세한 유럽대항전 토너먼트 전적을 기록한 AC 밀란은 인테르의 천적으로서 20년만에 형제와 맞붙게 됐다. 적은 실점을 목적으로 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컨셉으로 하여 차례대로 토트넘, 나폴리를 꺾고 오랜만에 챔스 4강 무대를 밟은 AC 밀란은 역시나 신중하고 안정적인 스탠스로 실리적인 축구를 표방하고자 했으나, 의도했던 바와 반대로 10분만에 두 골을 헌납하며 힘을 쓰지 못하고 인테르의 축구를 허용했다. 원정팀의 입장에서 일찍이 승기를 잡은 인테르는 AC 밀란의 수비적 스탠스를 역이용했다. 수비라인의 높낮이를 소극적으로 설정한 AC 밀란의..

[EPL 28R 브라이튼v맨유] 복수에 성공한 갈매기 군단의 '빌드업 유연성'

2022/23 시즌 맨유와 브라이튼은 상당히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순위적인 측면에서 다소 동떨어진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둘 모두 유럽 대항전 진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분모 하에서 리그 경기에 임하고 있기에 서로 절대 방심해서는 안될 경쟁 상대로 인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맨유가 우세한 고지를 점해왔던 둘간의 상대 전적에 있어서도 서서히 브라이튼이 기울어진 저울을 다시 맞춰가는 최근의 추세이기 때문에 치고받는 그들의 경기 양상은 더욱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 중이다. 특히 올시즌 데제르비 감독의 부임이라는 일종의 전환점을 거친 이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브라이튼은 맨유 못지 않게 현대적인 전술과 색깔이 뚜렷한 팀 스쿼드를 바탕으로 팬들로 하여금 긴장을 늦추지..

[EPL 34R 맨유v아스톤 빌라] 빌라를 무너뜨린 텐하흐의 2선 운용 철학

맨유가 지난 리그 10경기 동안 패배가 없던 AV를 올드 트래포드로 불러들였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각각 직관적으로는 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 티켓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었으나,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아스날과 맨시티를 제외한다면 어느 하나 유럽 대항전 진출이 확실시되고 있지 않는 현재의 혼돈스러운 EPL 판도 속에서 서로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었던 두 팀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예컨대 AV가 승리를 통해 맨유를 리그 테이블에서 떨어뜨린다거나 맨유가 승리를 통해 AV를 유럽 대항전 진출 경쟁에서 불리한 입지를 차지하도록 만드는 등 승부가 갈렸다는 전제 하에 승점 이외 상호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이 있었기에 두 팀의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는 더욱 확고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었..

맨유가 브라이튼을 압박한 방법+브라이튼은 어떻게 빠져나왔을까?

현대축구에 대해 논할 때, ‘압박’은 절대 거론되지 않아서는 안될 현대축구의 핵과도 같은 필수적인 개념으로 성장해왔다. 수비 국면에서 선수들의 이동 거리, 간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각 팀에 알맞는 최적의 압박 시스템을 활용하여 상대를 밀어냄으로써 상대 공격 저지뿐만 아니라 더 높은 위치에서 볼을 탈취할수록 더윽 효율적인 공격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렇다면 상대 수비라인에서부터의 압박을 통해 더욱 높은 위치에서 수공 전환 국면을 맞이하고, 이에 따라 더욱 위협적인 찬스를 창출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에서부터 파생된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 제시한 압박 시스템인 ‘게겐프레싱’의 등장 이후에는 특히 전방압박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일어났다. 이는 직접적인 볼 탈취, 상대 CB의 실..

나폴리를 묶은 AC밀란의 수비론은 무엇일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다시’ 역사를 쓰는 팀 밀란과 ‘새로운’ 역사를 쓰는 팀 나폴리의 맞대결 승자는 결국 큰 대회 경험 측면에서 우세함을 점한 밀란이 승리를 거두면서 오랜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에 밟을 들이게 되었다. 비록 나폴리와의 상대 전적과 나폴리의 다소 침체된 최근의 분위기라는 또다른 경기장 외적인 요소의 영향이 나폴리의 탈락 및 밀란의 승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지만, 그럼에도 밀란이 경험자의 입장에서 노련하게 토너먼트를 풀어나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시즌 가장 핫한 두 명인 ‘흐비차’와 ‘오시멘’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나폴리의 공격 작업에 대한 밀란 피올리 감독의 접근법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나폴리의 중앙 접근에 대한 방어 및 소수의 인원만을 활용한 ..

첼시를 붕괴시킨 브라이튼의 측면 접근법

브라이튼은 20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 가장 놀라운 팀을 선정한다면 절대 빠질 수 없는 팀이다. 전 리그를 통틀어 보더라도 브라이튼의 반란과 상승세는 아스톤 빌라, 나폴리 등 이번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여타 팀들과 함께 주목받아야 마땅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일본에서 건너온 크랙, ‘미토마’가 있다. 미토마는 세밀하고 디테일한 드리블을 통한 기회 창출에 굉장히 능한데, 주로 측면에 넓게 위치해있지만 터치라인과 맞닿아있는 박스 내부 공간에서 그의 드리블은 진가를 발휘한다. 미토마의 히트맵을 통해 미토마가 어느 공간에서 터치를 가져가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왼쪽 측면 터치라인 부근에서부터 박스 내부 공간까지의 터치 빈도가 굉장히 잦다. 해당 공간에서의 드리블 성공률이 54%로 높은 편에..

펩이 맨시티의 수적 우위를 만든 방법

21세기 축구 전술 혁명의 중심이 된 두 혁명가, 펩 과르디올라와 토마스 투헬이 각각 맨시티와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지략 대결을 펼쳤다. 투헬은 리그에서 다소 부진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챔스 토너먼트에서만큼은 파리 생제르망을 제압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간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대체자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트레블’이라는 구단의 궁극적 목표에 부응해야 한다는, 펩은 맨시티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감독 커리어의 유일한 오점으로 평가 받는 챔스 징크스를 극복해내야 한다는 각각의 부담을 짊어진 채 경기에 돌입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 원정길에 나선 바이언은 맨시티의 측면을 공략하고자 했다. 빌드업 국면에서 바이언은 알폰소 데이비스를 왼쪽 측면 높은 지점에 배치하고 파바르를 후방 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