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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11R 대구v울산] 대구를 가둔 울산과 ‘고립’된 대구

K리그는 어린이날에도 역시나 축구팬들과 함께 했다. 어린이날에 맞지 않는 흐린 날씨와 함께 비가 내렸지만, 그럼에도 이에 개의치 않고 축구장을 찾아와 팀을 열렬히 응원한 축구팬들의 열정 덕분에 축구장의 열기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이는 가히 ‘어린이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에버랜드와 비견하여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다. 오히려 에버랜드에 가지 않고 축구 직관을 선택한 어린이 팬들이 이따금씩 눈에 띄었다. ‘대팍’이라고도 불리는 대구FC의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도 역시 경기장을 찾아온 어린이 팬들과 함께 응원의 열기로 불탔고, 홈구장에서 경기를 리그 선두 울산현대와 경기를 치르게 된 어려운 경기가 될 전망이었으나 어린이날 기념과 동시에 10라운드 수원삼성전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울산과의 혈투..

[EPL 28R 브라이튼v맨유] 복수에 성공한 갈매기 군단의 '빌드업 유연성'

2022/23 시즌 맨유와 브라이튼은 상당히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순위적인 측면에서 다소 동떨어진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둘 모두 유럽 대항전 진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분모 하에서 리그 경기에 임하고 있기에 서로 절대 방심해서는 안될 경쟁 상대로 인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맨유가 우세한 고지를 점해왔던 둘간의 상대 전적에 있어서도 서서히 브라이튼이 기울어진 저울을 다시 맞춰가는 최근의 추세이기 때문에 치고받는 그들의 경기 양상은 더욱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 중이다. 특히 올시즌 데제르비 감독의 부임이라는 일종의 전환점을 거친 이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브라이튼은 맨유 못지 않게 현대적인 전술과 색깔이 뚜렷한 팀 스쿼드를 바탕으로 팬들로 하여금 긴장을 늦추지..

[분데스 30R 바이언v헤르타 BSC] 키미히를 활용한 바이언의 두줄수비 파훼법

2022/23 시즌 바이언은 챔피언스리그 8강 일정을 앞둔 시점,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도르트문트에게 선두 자리를 탈환당했다는 등의 이유를 명분으로 삼아 레버쿠젠전 전술적 실책과 함께 2-1 패배를 당한 25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단행했다. 전술적으로 흔들리고 특히 하위권 팀을 상대로 다실점을 허용하는 등 수비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서만큼은 바르셀로나와 인테르 밀란 등이 포함된 죽음의 조에서 압도적인 1위로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하고 16강 파리 생제르망에게 완승을 거두는 등 좋은 기세를 이어가던 나겔스만 감독을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앞둔 상황에서 내친 보드진의 선택에 대해 많은 물음표가 던져졌다. 그리고 바이언은 공석..

[EPL 34R 맨유v아스톤 빌라] 빌라를 무너뜨린 텐하흐의 2선 운용 철학

맨유가 지난 리그 10경기 동안 패배가 없던 AV를 올드 트래포드로 불러들였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각각 직관적으로는 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 티켓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었으나,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아스날과 맨시티를 제외한다면 어느 하나 유럽 대항전 진출이 확실시되고 있지 않는 현재의 혼돈스러운 EPL 판도 속에서 서로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었던 두 팀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예컨대 AV가 승리를 통해 맨유를 리그 테이블에서 떨어뜨린다거나 맨유가 승리를 통해 AV를 유럽 대항전 진출 경쟁에서 불리한 입지를 차지하도록 만드는 등 승부가 갈렸다는 전제 하에 승점 이외 상호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이 있었기에 두 팀의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는 더욱 확고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었..

[EPL 33R 맨시티v아스날] 아스날은 펩의 무엇에 철저히 패배했는가

2022/23시즌 EPL의 리그 테이블은 실로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오일머니의 자본력에 힘입어 ‘신흥 강자’로 우뚝 솟아오른 뉴캐슬의 상승세와 데 제르비 체제로의 전환 이후 지난 시즌 못지 않은 반란을 일으킨 브라이튼이 그 주인공이다. 이와 더불어 ‘빅6‘로서 리그를 호령하던 리버풀과 첼시의 극심한 부진, 그리고 토트넘의 끊이지 않는 내부적 갈등과 경기력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EPL을 지탱해 온 전통 질서이자 일종의 장치로서 존재한 ‘빅6’ 체제는 붕괴하는 듯 보였다. 한때 맨시티와 우승경쟁을 펼치기도 했던 리버풀은 정상궤도에 안착하는 데 어느정도 성공하였으나, 토트넘과 첼시는 감독 교체 이후 더욱더 암울한 후반기를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빅6가 곤욕스러운 22/23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K리그 9R 인천v울산] 홈 인천을 잡은 울산의 전략은 무엇일까

울산은 2023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초반 6연승을 달렸다. 클린시트 횟수에서 다소 아쉬운 면모를 드러냈으나, 더욱 완성된 홍명보 감독의 게임모델 하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어렵지 않게 풀어나가는 울산의 경기력과 득점력은 무적함대를 연상시켰고, 그들은 성공적으로 시즌 초반 승점 쌓기에 착수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7라운드 대전과의 경기, 울산은 예기치 못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이민성 감독이 준비한 울산 맞춤 압박 전술에 완전히 패배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음 라운드 치러진 시즌 첫 동해안 더비 결과도 무승부에 그치며 파죽지세의 울산에세 시즌 초반부터 위기가 찾아오는 듯 싶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은 달랐다. 주중 경기 선수단 체력 안배를 위해 로테이션을 가동했음에도 자신들을 홈으로 불러들인 인..

맨유가 브라이튼을 압박한 방법+브라이튼은 어떻게 빠져나왔을까?

현대축구에 대해 논할 때, ‘압박’은 절대 거론되지 않아서는 안될 현대축구의 핵과도 같은 필수적인 개념으로 성장해왔다. 수비 국면에서 선수들의 이동 거리, 간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각 팀에 알맞는 최적의 압박 시스템을 활용하여 상대를 밀어냄으로써 상대 공격 저지뿐만 아니라 더 높은 위치에서 볼을 탈취할수록 더윽 효율적인 공격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렇다면 상대 수비라인에서부터의 압박을 통해 더욱 높은 위치에서 수공 전환 국면을 맞이하고, 이에 따라 더욱 위협적인 찬스를 창출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에서부터 파생된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 제시한 압박 시스템인 ‘게겐프레싱’의 등장 이후에는 특히 전방압박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일어났다. 이는 직접적인 볼 탈취, 상대 CB의 실..

김기동은 울산의 무엇을 못하게 했을까+홍명보의 김기동 타개책

시즌 첫 ‘동해안 더비’가 펼쳐졌다. 리그 유일무이 무패팀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 이후 연승가도를 달렸지만 7라운드 대전전 뜻밖의 패배로 잠시 재정비 시간을 거친 울산현대의 유서 깊은 더비 매치였다. 두 팀 모두 라이벌간 경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단기적인 효과인 선수단 내 사기 증진을 위해, 뿐만 아니라 이 경기를 치르는 궁극적인 이유인 리그 우승 또한 달성하기 위해 그 의미가 남다른 ‘동해안 더비’에서의 승리가 절실했고, 비록 2-2 무승부로 두 팀의 승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두 팀의 전술대결은 실로 흥미로웠다. 올시즌 내내 1-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울산은 이번 경기 역시 동일한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4-2-3-1 대형을 취하는 듯 보였으나, RB ..

나폴리를 묶은 AC밀란의 수비론은 무엇일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다시’ 역사를 쓰는 팀 밀란과 ‘새로운’ 역사를 쓰는 팀 나폴리의 맞대결 승자는 결국 큰 대회 경험 측면에서 우세함을 점한 밀란이 승리를 거두면서 오랜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에 밟을 들이게 되었다. 비록 나폴리와의 상대 전적과 나폴리의 다소 침체된 최근의 분위기라는 또다른 경기장 외적인 요소의 영향이 나폴리의 탈락 및 밀란의 승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지만, 그럼에도 밀란이 경험자의 입장에서 노련하게 토너먼트를 풀어나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시즌 가장 핫한 두 명인 ‘흐비차’와 ‘오시멘’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나폴리의 공격 작업에 대한 밀란 피올리 감독의 접근법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나폴리의 중앙 접근에 대한 방어 및 소수의 인원만을 활용한 ..

인천은 중원에 어떤 변화를 주었을까?

인천은 2022시즌을 바탕으로 변화한 팀의 위상을 감안하여 스쿼드의 퀄리티를 드높일 수 있는 ‘빅 사이닝’을 영입 방침으로 설정하였고, 이를 토대로 한 인천의 화려한 이적시장 행보를 미루어보았을 때 신진호-이명주라는 리그 최고의 허리 라인을 형성한 인천의 최대 장점은 중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인천은 신진호-이명주 등 패싱 및 조율 능력이 뛰어난 MF 자원들을 적절히 조화시키지 못했고, 1라운드부터 중원 라인에 대한 전술적 실패를 노출하며 프리시즌간 연습하고 구상한 시즌 중원 계획에 대한 수정 및 개편 작업에 착수해야만 했다. 신진호-이명주 모두 팀의 후방 빌드업 국면에서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조율 능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실제 경기에서 둘은 전진을 지양하고 횡적인 패스를 자주 시도하여 인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