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79

차세대 아자르는 어떻게 아스날을 반전시켰나

4년차에 접어든 아르테타 감독의 지휘 아래에서 벵거 감독 사임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내던 아스날은 순탄할 것만 같았던 월드컵 브레이크 기간에 예기치 못한 악재를 겪게 된다. 아스날이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인 가브리엘 제주스가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장기 부상 판정을 받은 것이다. 제주스는 2022/23 시즌을 앞둔 여름 이적시장에서 아르테타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진첸코와 함께 아스날에 영입되었고, 둘은 ‘맨시티 듀오’로 불리며 아스날을 리그 선두로 견인하였다. 제주스의 장기 이탈이 확정된 상황에서 월드컵 브레이크 이전에 보였던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가야만 했던 아스날에게 선택지는 제한적이었다. 그간 로테이션 멤버 역할을 수행해온 은케티아가 제주스의 대체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었지만, 아직..

아스날은 어떻게 다시 왕좌에 도전할 수 있었는가

축구는 여러 세대에 걸쳐 꾸준히 발전해왔다. 특히 팀의 승리 공식과도 같은 전술에 대한 연구와 고찰은 더욱 활발하고 꾸준하게 행해졌으며 현재에도 전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의 사상이 담긴 어록을 엮어 ‘논어’를 펴냈듯이, 리누스 미헬스가 처음으로 제안한 ‘토탈 풋볼’이라는 개념을 미헬스의 철학에 영향을 받은 그의 제자들이 체계화시키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며 결국 토탈 풋볼은 현대 축구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토탈 풋볼의 정착과 더불어 각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제시된 개념들은 이미 셀 수 없을만큼 그 수가 많아졌고, 이 모든 개념이 적절히 조화된 결과물인 현대 축구는 그 어느 때보다 확장된 시각이 요구되고 현존하는 거의 모든 학업 분야를 고..

이재성의 최근 성적이 좋은 이유

2022 카타르 월드컵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메시와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 모로코 등 언더독의 반란 등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여럿 발생했고, 이는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 모았다. 이러한 화제성에 힘입어 월드컵은 많은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자신의 가치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무대가 되었다. 실제로 엔조 페르난데스는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빅클럽 이적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고, 니클라스 퓔크룩은 독일의 새로운 득점원으로 급부상하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새 역사를 써 내려간 태극전사들 또한 이른바 ‘월드컵 수혜’를 톡톡히 챙겨갔다. 이강인은 대표팀과 호흡을 맞춘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에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등 자신이 국가대표팀의 미래임을 입증하였고, 조규성..

<라이프치히의 결함 분석>

서론 RB 라이프치히는 2020/21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고, 또다시 뮌헨의 독주 체제를 위협했다. 해당 시즌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전성기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머지않아 팀의 하향세의 주범이 되는 장애물이 등장했다. 팀의 중심인 자비처와 우파메카노, 그리고 팀의 상승세를 이끈 나겔스만이 뮌헨 이적을 택한 것이다. 라이프치히는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제시 마치를 나겔스만의 대체자로 낙점하며 재정비를 꾀했다. 그러나 제시 마치의 라이프치히는 쉽게 폼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5승 3무 6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긴채 제시 마치는 팀을 떠나게 되었다. 라이프치히는 또다시 새로운 지도자를 물색해야 했고, 최종적으로 나겔스만과 비슷한 배경의 비선출 지도자 ‘도미니코 테데스코’를 선임..

<한층 강화된 플릭의 방법론>

서론 한지 플릭 감독은 독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리히텐슈타인, 아르메니아 등 상대적 강팀과 맞붙으며 상당히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뤼디거를 중심으로 한 3백의 전반적인 라인이 그랬고, 전방에 배치한 공격의 숫자 또한 그랬다. 하지만 플릭이 마주한 이번 예선 상대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독일의 실질적인 경쟁자로 지목된 루마니아와 북마케도니아를 연달아 상대해야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아림 뢰브 감독 시절 북마케도니아를 상대로 한 패배의 이력이 있어 플릭 감독은 더욱더 선택과 집중을 신중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었다. 다소 위축되고 소극적인 경기력으로 이번 2연전을 보낼 수 있었지만, 플릭 감독의 스탠스는 한결 같았다. 이번에도 같은 패를 내놓은 것이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더 많은 효율을..

<독일이 공간을 만들어내는 방법>

서론 2020/21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과 결별하게 된 한지 플릭 감독이 독일 대표팀의 새 사령탑에 올라섰다. 유로 2020 종료 직후 요아힘 뢰브 감독의 장기집권 체제가 붕괴되며 공석이 된 감독직을 맡게된 것이다. 독일 대표팀에서의 새로운 여정을 떠나게 된 한지 플릭 감독은 9월 초에 진행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플릭 감독은 예상대로 자신의 뛰어난 감독적 역량을 발휘하며 예선 상대로 대적하게 된 리히텐슈타인, 아르메니아,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차례대로 대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가졌다. 독일이 상대한 세 국가가 비교적 쉬운 상대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모두 강팀 독일을 상대고 상당히 조심스럽고 내려앉는 경기 스타일을 드러냈기 때문에 한지 플릭 감독이 고찰하..

<효율의 승리, 이변의 주인공이 된 프라이부르크>

서론 2021년 8월 21일 한국시간 오후 10시 30분, 프라이부르크의 홈구장 SC 슈타디온에서 프라이부르크와 도르문트의 2021/22 시즌 분데스리가 2R 경기가 펼쳐졌다. 오랜 기간 프라이부르크의 사령탑을 잡아 온 ‘팀의 상징’ 슈트라이히 감독과 이번 시즌 부로 도르트문트의 지휘봉을 잡게된 감독 마르코 로제의 한판 대결이었다. 가벼운 승리가 점쳐진 도르트문트였지만, 이변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프라이부르크가 예상치 못한 2:1 승리를 거둔 것이다. 도르트문트와 프라이부르크의 볼 점유율은 약 8:2의 비율로 도르트문트가 훨씬 앞서 있었다. 유효 슈팅 숫자에서도 12:5로 도르트문트가 우위를 점했다. 기록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앞서 있었던 도르트문트지만, 결과적으로 패배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

[DFB-슈퍼컵 분석] 바이에른 뮌헨이 찾은 도르트문트 파훼법

서론 2021년 8월 18일 한국시간 오전 3시 30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의 DFB-슈퍼컵 경기가 펼쳐졌다. 결과는 디펜딩 챔피언 뮌헨의 산뜻한 3:1 승리였다. DFB-슈퍼컵은 오직 우승컵 하나를 목표로 치러지는 두 팀간의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는 대회이다. 그러나 리그 제패, 더 나아가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노리는 두 팀에 있어서만큼은 한 시즌 농사를 결정지을 중요한 분수령이기에 두 팀 모두 전력으로 나섰다.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기에 절대 만만치 않았던 로제 감독의 도르트문트였지만, 바이언 선수단의 위닝 멘탈리티가 더 강했다. 나겔스만 감독의 빼어난 전술적 역량도 우승에 공헌했다. 묀헨글라드바흐에게 발목을 잡히며 시즌 초부터 약간 주..

<바이언 실수 분석>

서론 2021년 8월 14일 오전 3시 30분, 묀헨글라트바흐의 홈구장 보루시아 파크에서 묀헨글라드바흐와 바이에른 뮌헨의 2021/22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이 펼쳐졌다. 전술에 능수능란한 두 감독의 치열한 공방전이었다. 나겔스만과 휘터 감독의 장군 멍군이 계속되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기가 진행됐다. 결국 그 누구도 경기의 균형을 깨트리지 못하며 1:1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됐다. 전력적인 우위를 점한 바이언이었지만, 묀헨글라트바흐의 거침없는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박스 내 진입을 쉽게쉽게 허용했으며, 골로 직결될 수 있는 위협적인 상황을 방지하지 못했다. 바꿔 말하면 뮌헨에 전술적인, 조직적인 결함이 있다. 뮌헨이 개막전 다소 아쉬운 결과를 거둔 이유가 무엇인지, 또 묀헨글라드바흐는 디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