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개축 잡담소 24

[오성윤의 개축잠담소 13편]-돌고돌아 결국 유망주였다

포항은 지난 시즌 1588과 함께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고, 짧디짧은 1년이라는 시간을 끝으로 그들의 화려한 동행은 막을 내렸다. 그리고 포항은 이제 1588을 잊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로 공격진을 구성해야만 했다. 포항은 고공 폭격기 일류첸코와 왼발의 마법사 팔로세비치가 떠난 자리를 각각 장신 공격수 타쉬와 킬패스의 달인 크베시치로 메꾸었지만, 이들이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타쉬와 크베시치가 경기장 내외에서 폼을 끌어올리는 동안 기존의 선수들과 신진호, 신광훈 등 후방을 담당하는 베테랑들은 제 몫 이상을 해주어야 했지만, 마음 먹은 만큼 쉽지가 않았다. 6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지기도 했고, 공격적으로 너무나도 안 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

[오성윤의 개축잡담소 12편]-토종공격수의 부활

최근 국내 공격수들, 특히 스트라이커들의 득점 행력이 외국인 공격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표를 보면 국내 스트라이커들의 부활이 소속팀에게나, 국가대표팀에게나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데, 국내 스트라이커들에게는 입지가 잘 보장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근 수면 위로 떠 오르는 토종 공격수가 있으니 바로 제주의 주민규이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는 별로 낯설지 않은 이름일 것이다. 주민규는 서울 이랜드와 울산을 거쳐 지난 시즌 강등의 치욕을 맛본 제주에 입단했다. 제주에서의 성공을 위해 이를 갈고 닦았지만 부상으로 인해 마냥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대로 무릎을 꿇을 주민규가 아니었고, 부상을 털어낸 뒤 1부리그에서의 성공을 기약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현재 10R 라운..

[오성윤의 개축 잡담소 11편]-넣어줘야할 땐 넣어줘야 한다

1:0이라는 스코어는 결코 안전한 스코어가 아니다. 그리고 오늘 치러진 강원과 수원FC와의 경기, 강원이 이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전반전 이르게 리드를 잡은 강원은 1:0이라는 스코어에 그치지 않고 매서운 공격을 펼치며 계속해서 수원FC의 골문을 겨냥했다. 그리고 마침내 강원에게 추가골을 넣을 기회가 왔다.상대의 실수를 유발해 패널티박스 부근에서 볼을 따낸 것이다. 강원 선수들의 이타적인 플레이로 김동현에게 완벽한 오픈 찬스가 왔지만, 김동현은 꼭 넣었어야만 하는 찬스를 날리고 말았다. 물론 김동현이 강원의 득점을 책임지는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지만 이 찬스를 날린 것은 꽤나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는 역전패라는 나비효과 아닌 나비효과를 야기시켰다. 공은 둥굴기 때문에 경기가 일어나는 내내 다음 상황..

[오성윤의 개축 잡담소 10편]-신인 외국인 스트라이커들의 엇갈린 희비

2021 시즌을 앞둔 겨울 이적시장은 정말 화끈했다. 대부분의 팀들이 전력적으로 대등한 스쿼드를 꾸려나갔고, 빅싸이닝도 몇몇 있었다. 승격팀들도 1부리그급의 영입을 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적시장 중에는 신상 외국인 스트라이커들도 잦게 오갔다. 이적시장을 오간 선수들 중에는 수준급 선수들도 많았고, 그렇기에 K리그에서의 커리어가 순탄할줄만알았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잘해줄 것만 같았던 용병 스트라이커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힌터제어이다. 독일의 명문클럽인 함부르크에서 넘어온 힌터제어는 보훔 시절 이청용과 합을 잘 맞추었는데, 그 점을 고려하여 울산으로 전격이적하게 되었다. 그러나 9R까지 진행된 리그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채 그저 지극히 평범한 선수로 남을 위기..

[오성윤의 개축 잡담소 9편]-두 팀의 전환점이 될 서울 더비

2021년 4월 14일,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에서 FC서울과 서울E랜드의 역사적인 첫 서울더비가 성사된다. 다가오는 14일에 펼쳐지는 서울더비는 두 팀의 첫 맞대결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지만, 이 더비가 두 팀의 최근 기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 구단에게, 특히 정정용과 박진섭 감독에게 더 와닿을 것이다. 서울은 최근 강원, 울산, 포항과 맞닥뜨린 3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굴욕의 3연패를 끊고 선수진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 박진섭 감독은 다가오는 서울 더비에서 승리를 따내야만 한다. 그러나 고참인 박주영과 기성용이 부상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 이랜드전 승리를 따내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서울 이랜드는 서울에 비해 최근 기세가 엄청나다. 2부 리그에서 ..

[오성윤의 개축 잡담소 8편]-안산의 복덩이 아스나위

K리그2의 안산 그리너스는 대한민국 전 국가대표팀 감독 신태용의 추천을 받아 2021시즌을 앞두고 인도네시아의 촉망받는 유망주 아스나위를 영입했다. 사실 피아퐁을 제외하면 동남아 출신으로 K리그에서 성공한 선수가 전혀 없었는데, 아스나위가 그 저주를 깰지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샀다. 아스나위는 인도네시나의 슈퍼 유망주인만큼 인도네시아팬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고, 그 결과 안산의 SNS 팔로워 수는 3.6만명까지 급격하게 증가하며 K리그2 최다 인스타 팔로워 보유 구단이 되었다. 안산은 아스나위 영입을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성공한 셈이 되었다. 안산의 명성을 드높여 놓았으니 이젠 아스나위의 실력을 검증할 때가 왔다. 아스나위의 시험대는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양평FC와의 경기였다. 아스나위는 99년..

[오성윤의 개축 잡담소 7편]-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날개를 펼친 강원

강원FC의 감독 김병수는 이영표 이사의 엄청난 지원에 힘입어 다가오는 2021시즌을 힘차게 준비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연패를 거듭하면서 3연패라는 처참하고 치욕적인 성적을 거두며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점점 수비적으로 안정을 찾아갔고, 인천전 첫 승리를 따내며 현재 리그 9R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6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그리고 9R 대구전에는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3:0 대승을 거두며 일명 ‘병수볼’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병수볼’은 수많은 패스와 점유율적 우위를 통해 공을 상대의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끌고 올라가 득점 기회를 만드는 김병수 감독의 축구 철학을 일컫는 말이다. 김병수는 아슐마토프-임채민-김영빈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수비라인을 구축하며 치욕의 3연패 ..

[오성윤의 개축 잡담소 6편]-울산의 숨은 보배

울산은 2021 시즌을 맞이하며 2002년생의 초특급 유망주 강윤구를 영입했고, 강윤구는 시즌 전부터 시즌에 돌입하고 나서까지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시즌 강윤구보다 더 눈여겨 살펴보아야 할 선수가 있다. 그 선수는 바로 김민준이다. 김민준은 강윤구보다 1년 더 일찍인 2020시즌에 처음으로 프로에 입성했다. 그러나 저번 시즌 울산의 쟁쟁한 선수들에 밀려 단 한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다행히도 강윤구와 함께 U22 선수 카드로 쓰이며 중용받고 있다. 김민준과 강윤구는 둘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자신감과 저돌적인 플레이, 센스를 갖추고 있다. U22 자원으로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고 있고, 왼발잡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둘에게는 엄청난 차이점이 있다. ..

[오성윤의 개축 잡담소 5편]-상승세의 광주, 역시나 외국인이었다

광주는 저번 시즌 단연코 돋보이는 팀이였다. 승격팀인데도 스플릿 A에 들어가는 저력을 보여준 광주였지만, 이번 시즌 홍준호, 아슐마토프, 여름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갔다. 에이스 엄원상과 펠리페를 지키고 김원식, 김종우 등을 영입함으로써 초반기를 잘 준비하나 싶었지만, 개막 후 5경기에서 1승 4패라는 참담하고도 비참한 결과가 나왔다. 6R 제주전에는 엄원상이 부상을 당하며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6R를 시작으로 광주는 현재 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물도 좋다. 개막후 연이은 부진을 겪은 광주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원인은 용병들의 활약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후방에는 알렉스, 중앙에는 헤이스, 전방에는 펠리페가 자리잡고 있고, 이는 광주의 2연승이라..

[오성윤의 개축 잡담소 4-2편]-일류첸코 효과

시간이 지나면서 축구전술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더 세부적이고 더 체계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술적으로 재밌는 경기가 잦게 나오기도 하지만 경기 내에서 골을 넣을 기회 자체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기도 하다. 특히 K리그에서는 더 그렇다. K리그 대부분의 팀이 점유 지향적인 전술을 사용하면서, 수비적인 측면에서 매우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1골 싸움으로 승부가 결정나는 경기가 많고, 상대 진영보단 중원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긴 경기도 자주 나온다. K리그 내에서 골과 근접한 상황이 적어짐에 따라 각 구단들은 그 상황에서 확실하게 마무리 지어줄 수 있는 용병 공격수들을 많이 영입하고 있는 추세이고, 이 영입의 성공과 실패의 여부에 따라 팀의 성적이 결정된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이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