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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두 도사는 공존할 수 있을까

지난 시즌 일명 ‘조성환 매직’의 효과로 구단 최초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인천 유나이티드는 2023 시즌을 앞둔 겨울 이적시장에서 스쿼드 뎁스를 확충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파격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하며 ‘K리그 최고의 크랙’ 제르소를 낚아채는데 성공하고 유럽 등지에서 활약한 멀티 플레이어 음포쿠를 FA로 영입하는 등 양과 질을 동시에 챙기는 이적시장 행보를 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비셀 고베 구단주의 반대로 무산되긴 했으나 ‘파검의 피니셔’ 무고사의 영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이슈가 되었던 영입은 바로 2022 시즌 포항의 축구도사로 군림하였던 신진호의 입단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당장 지난 시즌에 MVP급 활약을 선보였다는 명성을 생각한다면 다소 저렴한 비용인 ..

이재성의 최근 성적이 좋은 이유

2022 카타르 월드컵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메시와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 모로코 등 언더독의 반란 등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여럿 발생했고, 이는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 모았다. 이러한 화제성에 힘입어 월드컵은 많은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자신의 가치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무대가 되었다. 실제로 엔조 페르난데스는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빅클럽 이적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고, 니클라스 퓔크룩은 독일의 새로운 득점원으로 급부상하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새 역사를 써 내려간 태극전사들 또한 이른바 ‘월드컵 수혜’를 톡톡히 챙겨갔다. 이강인은 대표팀과 호흡을 맞춘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에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등 자신이 국가대표팀의 미래임을 입증하였고, 조규성..

<K리그 대신 전해드립니다 선정 K리그1 25R 베스트11>

25R 결과 수원삼성 0:0 김천상무 울산현대 2:1 강원FC 전북현대 1:0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 1:2 FC서울 성남FC 3:1 인천 유나이티드 수원FC 2:2 대구 ————————————————————————— 감독: 김남일(4-4-2) 리그 8경기 무승 행진 끝에 드디어 승리를 챙겼다. 상대팀인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맞불을 놓으며 본래의 수비를 중요시하는 전술에 변화를 주었다. 기록이 이를 방증하는데, 전체슈팅 27개, 유효슈팅은 13개를 기록하며 전체슈팅 11개, 유효슈팅 2개를 기록한 인천을 완전히 압도하였다. ————————————————————————— GK: 조현우(울산현대) 한일전의 치욕을 딛고 일어난 조현우다. 수차례 선방쇼를 선보이며 최근 물오른 강원FC를 상대로 주도권..

<뛰는 남기일 위에 나는 김기동 있다>

K리그1 1라운드, 두 명장의 승부가 펼쳐졌다. 바로 ‘전술가’ 남기일 감독과 ‘기동 매직’의 주인공 김기동 감독의 지략 대결이었다. 올해도 힘든 겨울 이적시장을 보낸 포항과 달리 모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알찬 스쿼드 보강에 성공한 제주의 승리가 예상되었으나,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포항이 산뜻한 3점 차 완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챙겨갔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힌 것과 지난 시즌의 제주의 견고한 수비 체계를 생각하면 가히 충격적인 결과다. 물론 이번 경기를 남기일 감독의 전술적 패배라고 보는 시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가 남기일 감독의 전술적인 수가 먹혀들어가지 않아 패배를 면치 못한 것일지라도 남기일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제주의..

<라이프치히의 결함 분석>

서론 RB 라이프치히는 2020/21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고, 또다시 뮌헨의 독주 체제를 위협했다. 해당 시즌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전성기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머지않아 팀의 하향세의 주범이 되는 장애물이 등장했다. 팀의 중심인 자비처와 우파메카노, 그리고 팀의 상승세를 이끈 나겔스만이 뮌헨 이적을 택한 것이다. 라이프치히는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제시 마치를 나겔스만의 대체자로 낙점하며 재정비를 꾀했다. 그러나 제시 마치의 라이프치히는 쉽게 폼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5승 3무 6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긴채 제시 마치는 팀을 떠나게 되었다. 라이프치히는 또다시 새로운 지도자를 물색해야 했고, 최종적으로 나겔스만과 비슷한 배경의 비선출 지도자 ‘도미니코 테데스코’를 선임..

<전주성의 기적을 쓴 김기동 감독의 계책>

2021년 10월 20일 한국시간 오후 7시, 전북의 홈 경기장 전주성에서 울산과 포항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동아시아 권역 4강 경기가 치러졌다. ACL 4강 첫 동해안 더비이자 결승행 티켓을 가져갈 승자는 디펜딩 챔피언 울산 점쳐졌다. 전력상으로 확실한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항 또한 이를 갈고 나왔다. 울산을 꽁꽁 틀어막으며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따낸 것이다. 12년만에 ACL 결승에 오르게 된 포항. 그들은 어떤 식으로 울산을 저지했는지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 1.측면 과민화와 방향 전환 신진호와 고영준이 경고 누적으로 인해 결장하자 포항은 중앙 대신 측면을 주요 공격 루트로써 적극 이용했다. 선발 라인업은 4백으로 나섰지만 ..

<한층 강화된 플릭의 방법론>

서론 한지 플릭 감독은 독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리히텐슈타인, 아르메니아 등 상대적 강팀과 맞붙으며 상당히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뤼디거를 중심으로 한 3백의 전반적인 라인이 그랬고, 전방에 배치한 공격의 숫자 또한 그랬다. 하지만 플릭이 마주한 이번 예선 상대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독일의 실질적인 경쟁자로 지목된 루마니아와 북마케도니아를 연달아 상대해야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아림 뢰브 감독 시절 북마케도니아를 상대로 한 패배의 이력이 있어 플릭 감독은 더욱더 선택과 집중을 신중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었다. 다소 위축되고 소극적인 경기력으로 이번 2연전을 보낼 수 있었지만, 플릭 감독의 스탠스는 한결 같았다. 이번에도 같은 패를 내놓은 것이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더 많은 효율을..

FC서울이 감독 교체 후 달라진 점

서론 FC서울은 2021 시즌 명예 회복을 노리며 야심찬 투자를 감행했다. 박진섭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힌 서울은 시즌을 앞두고 나상호 등의 거물 선수들을 영입하며 상위 스플릿 및 우승권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지동원 등으로 스쿼드를 보충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치환하려는 악전고투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진섭 감독의 서울은 강등권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서울의 보드진은 이 역경에 대한 해결책으로 결국 감독 교체를 선택하게 됐다. 서울이 선택한 소방수는 선문대학교 축구부를 이끌고 있던 안익수 감독이었다.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으로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그의 선수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 여러 논란이 있었기에 기대와 우려가 혼재했다. 팬들의 심리는 기대보단 우려 쪽에 힘이 쏠리..

<독일이 공간을 만들어내는 방법>

서론 2020/21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과 결별하게 된 한지 플릭 감독이 독일 대표팀의 새 사령탑에 올라섰다. 유로 2020 종료 직후 요아힘 뢰브 감독의 장기집권 체제가 붕괴되며 공석이 된 감독직을 맡게된 것이다. 독일 대표팀에서의 새로운 여정을 떠나게 된 한지 플릭 감독은 9월 초에 진행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플릭 감독은 예상대로 자신의 뛰어난 감독적 역량을 발휘하며 예선 상대로 대적하게 된 리히텐슈타인, 아르메니아,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차례대로 대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가졌다. 독일이 상대한 세 국가가 비교적 쉬운 상대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모두 강팀 독일을 상대고 상당히 조심스럽고 내려앉는 경기 스타일을 드러냈기 때문에 한지 플릭 감독이 고찰하..

<작전명 Lee-Lee, 울산이 인천에게 승리한 비법은?>

2021년 8월 29일 오후 6시, 울산의 홈그라운드인 울산 문수 겅기장에서 울산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2021 시즌 K리그 28R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의 결과는 울산의 3:2 승리였다. 울산은 다시 한번 전북과의 승점차를 벌려놓게되며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반면 인천은 3위 도약에는 실패하게되며 패배의 쓴 잔을 마셨으나, 후반전 2골을 바짝 추격하며 아쉬움은 있으나 후회는 없는 한판승부를 치렀다. 울산이 인천보다 전력상 우위에 있는 팀은 사실이지만, 인천은 울산전을 제외한 최근 11경기에서 단 하나의 패배밖에 내주지 않는 파죽지세의 행보를 보이는 이변의 팀이다. 노련한 수비진과 탄탄한 미드진을 바탕으로 굳센 수비 또한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미루어 보았을 때, 울산이 결과적으로나 경기 과정..